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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날 더 위험한 어린이…교통사고, 주말 대비 1.5배 많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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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 초등학교 인근 스쿨존에서 한 어린이가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시내 초등학교 인근 스쿨존에서 한 어린이가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각종 행사와 외출이 많은 5월에 어린이 교통사고가 더 자주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어린이 교통안전을 챙기지 않으면 '가정의달'이 자칫 악몽으로 변할 수 있는 셈이다. 특히 보행 중 사고는 초등학교 저학년, 자전거 사고는 고학년에서 위험성이 더 컸다.

4일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최근 3년간(2021~2023년) 만 12세 이하 어린이 자동차사고 피해자(자동차보험 대인 배상 기준)는 연평균 8만9070명에 달했다. 전체 피해자 중 어린이가 차지하는 비중은 가족 나들이가 많은 5월(5.5%), 방학·휴가철인 8월(5.7%)에 가장 높았다. 요즈음 상대적으로 더 큰 사고 위험에 노출된 것이다.

특히 '어린이날' 발생한 어린이 피해자는 평균 520명으로 평상시 주말(358명)의 약 1.5배로 뛰었다. 어린이 대상 행사가 많은 만큼 어른들이 사고 예방에 더 신경 써야 한다는 의미다.

초등학교 학년별(미취학 포함) 자동차사고 피해 규모. 저학년일수록 고학년보다 상대적으로 사고가 많이 발생하는 편이다. 자료 보험개발원

초등학교 학년별(미취학 포함) 자동차사고 피해 규모. 저학년일수록 고학년보다 상대적으로 사고가 많이 발생하는 편이다. 자료 보험개발원

연령별로는 초등 1학년(만 7세)이 연평균 8281명으로 가장 많았다. 피해자 규모는 고학년으로 올라갈수록 줄었다. 만 6세 이하의 미취학 어린이도 6355명으로 적지 않았다. 초등 저학년 사고가 자주 발생하는 건 새로운 통학 환경 변화에 덜 적응된 데다, 위급할 경우 대처 능력도 미숙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평일 기준으로 하교 후인 오후 3~6시, 그리고 등교 시간인 오전 8시가 사고 취약 시간대로 꼽혔다. 어린이는 보행 중 교통사고가 많은 편인데, 이런 특성이 반영된 것이다.

서울의 한 공원에서 어린이들이 자전거를 타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의 한 공원에서 어린이들이 자전거를 타고 있다. 연합뉴스

이달 어린이들이 많이 타는 자전거에도 경고등이 켜졌다. 현대해상 교통기후환경연구소가 자동차보험으로 접수된 만 12세 이하 어린이 교통사고 13만6000건(2018~2023년)을 분석했더니 차·자전거 교통사고 피해 건수는 연중 5~6월에 가장 많았다. 겨울인 1~2월과 비교하면 약 2.2배, 연평균보다는 1.4배의 사고가 발생하는 식이다. 야외활동이 많이 늘어나면서 자전거 이용도 활발해지는 영향으로 풀이된다.

특히 자전거 사고 피해는 초등 고학년에서 두드러졌다. 어린이 관련 차·보행자 사고는 나이가 많아질수록 감소하는 것과 정반대다. 12세 어린이의 자전거 사고는 7세 대비 3.1배 많은 식이다. 또한 7세는 자전거 사고 발생 시 중상 이상의 피해를 겪는 비율이 1.7%지만, 12세는 4.4%로 두 배 이상 높았다.

전현명 현대해상 교통기후환경연구소 전문위원은 "고학년 어린이는 보호자와 함께 있기보단 혼자 자전거를 타는 경우가 많고, 자전거에 능숙한 만큼 더 빠른 속도로 이용해 사고에 따른 상해 심각도가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어린이 자전거 교통사고는 연중 5~6월에 가장 많은 편이다. 자료 현대해상

어린이 자전거 교통사고는 연중 5~6월에 가장 많은 편이다. 자료 현대해상

이러한 어린이 교통사고를 예방하려면 기본적인 안전부터 꼼꼼히 챙겨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보험개발원은 '운전자 주의 의무'와 '안전띠 착용' 등을 제언했다. 어린이 피해 사고의 중대 법규 위반을 들여다보면 신호 위반이 40.4%로 가장 많았다. 또한 차량 탑승 중 다친 어린이의 23.7%는 안전띠를 착용하지 않았다. 중상을 입은 어린이 중 안전띠를 착용하지 않은 비율은 39.1%로 더 올라간다.

어린이가 많은 스쿨존(어린이보호구역)에선 더 조심해야 한다. 삼성화재 교통안전문화연구소에 따르면 스쿨존 교통사고의 중상자 발생률은 5월(13.8%)이 가장 높았다. 이 연구소의 이성렬 수석연구원은 "어린이 교통안전 교육과 불법 주정차 대책 강화"를 강조했다.

자전거도 꾸준한 교육이 필요하다. 전현명 전문위원은 "자전거가 능숙한 고학년 어린이에겐 차도 내 자전거 주행 위험성을 알려주고, 도로를 횡단할 때 반드시 자전거에서 내려 끌고 가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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