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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주의 키워드] 밸류업

중앙선데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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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8호 29면

금주의 키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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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밸류업 가이드라인이 베일을 벗었다. 그런데 어쩌나. 코리아 디스카운트(증시 저평가) 해소를 위한 대책이 나오자, 가뜩이나 횡보하던 주가가 더 미끄러진다. 시장이 바라던 세제 인센티브는 ‘추진 중’이고, 기업의 공시 참여부터 작성까지 모두 ‘자율’이란다. 주식 토론방에선 “음주운전, 혼내지 말고, 금주하도록 독려?”, “한국 주식 투자하지말라는 얘기를 정부가 공식화한 것” 등의 냉소적 반응이 쏟아진다.

정부가 고질적인 증시 저평가 해소에 나선 건 박수 칠 만한 일이지만, 맹탕이라는 아쉬움이 적지 않다. 전세계 최고 수준의 상속세 및 증여세 현실화, 상법 개정을 통한 주주에 대한 이사의 책임 강화 등 영향력이 큰 과제들은 국회의 문턱을 넘어야 한다. 한 마디로 기약 없다는 얘기다. 일각에선 국내 기업이 저평가된 것이 아니라, 가치가 낮다고 꼬집기도 한다. 산업 구조 개편과 신성장 동력 확보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것. 우리 기업의 가치가 장기적으로 성장할 것이란 믿음이 없다면, 주가 부양 노력은 한낱 뜬구름에 지나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자칫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코리아 디스카운트만 부각시켰다”는 슬픈 결말이 아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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