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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탄하지 않네요" 성장통 이겨내고 있는 한화 정은원

중앙일보

입력

3일 광주 KIA전에서 투런홈런을 치고 들어오는 한화 정은원(오른쪽). 연합뉴스

3일 광주 KIA전에서 투런홈런을 치고 들어오는 한화 정은원(오른쪽). 연합뉴스

한화 이글스 정은원(24)이 중견수 첫 선발 출전 경기에서 최원호 감독에게 100승을 선물했다.

한화는 3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서 4-2로 이겼다. 이날 승리로 최원호 감독은 개인 통산 100승을 달성했다. 최 감독은 퓨처스(2군) 감독을 지내던 2020년 6월 감독 대행을 맡아 39승(3무 72패)을 거뒀고, 지난해 5월에 제13대 감독으로 선임돼 47승(5무 61패), 올해 14승을 보태 100승 고지에 올랐다.

2번 중견수로 선발 출전한 정은원이 귀중한 홈런을 때려냈다. 1-0으로 앞선 5회 초 1사 1루에서 KIA 선발 황동하의 직구를 잡아당겨 우측 담장 밖으로 날렸다. 시즌 1호 홈런을 친 정은원은 3타수 1안타 1볼넷 2타점 활약으로 승리에 기여했다.

3일 광주 KIA전에서 투런홈런을 치고 동료들에게 축하받는 한화 정은원. 연합뉴스

3일 광주 KIA전에서 투런홈런을 치고 동료들에게 축하받는 한화 정은원. 연합뉴스

경기 뒤 만난 정은원은 "(감독님 100승을)몰랐는데, 다행이다. 계속 감독님이 지난해부터 좋지 못한 모습을 보여서 실망시켜 드린 부분이 있다. 100승 경기라도 잘 해서 다행"이라고 했다. 그는 "홈런은 항상 기분 좋다. 추가점이 필요한 상황에서 나와서 더 기분이 좋다. 타이밍이 첫 타석부터 좋았다. 최대한 자신감있게 타석에서 투수와 싸우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그래서 망설임 없이 나와서 홈런으로 이어진 것 같다. 2스트라이크여서 구종을 예상하기보다는 코스를 그렸다"고 말했다.

프로야구 2000년생 첫 홈런을 치며 화려하게 데뷔했던 정은원이다. 프로 4년차인 2021년엔 골든글러브(2루수)까지 수상했다. 그러나 지난해엔 데뷔 후 최악의 슬럼프에 빠졌고, 올해는 주포지션인 2루수와 좌익수, 중견수까지 준비했다. 선발 중견수 출전은 이날이 처음. 타격 부진 때문에 2군에도 한 번 다녀왔다.

정은원은 "순탄하지 않았다. 야구를 하면서 처음으로 겪는 상황들이다. 힘들기도 했고, 복잡한 감정도 들었다. 그러면서 사람 정은원으로서도, 선수로서도 발전하는 계기가 된 것 같다. 좋은 쪽으로 생각하고 있다. 계속 경기에 나갔는데, 이제와 서보니 안주했다는 생각도 든다. 신인 때로 돌아간 느낌이다. 이런 시기도 이겨내야 한다"고 했다. 중견수 수비에 대해서는 "많이 도와주시고, 큰 문제는 없는 것 같다"고 했다.

힘든 시기를 겪으면서 생각도 많이 했다. 정은원은 "야구도 인생도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것 같다. 내일 당장 어떻게 될지도 모른다. 최근 느낌이 좋고, '열심히 준비한 만큼 나오겠지'라는 마음으로 주어진 상황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결과가 따라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지난 2월 스프링캠프에서 스윙 연습을 하고 있는 정은원. 뉴스1

지난 2월 스프링캠프에서 스윙 연습을 하고 있는 정은원. 뉴스1

지난달 25일 1군에 다시 콜업된 뒤 정은원은 세 경기에선 8타수 무안타에 그쳤지만, 이후 4경기 연속 안타 행진(9타수 4안타)을 벌이고 있다. 그는 "최근에 좋은 타구도 많이 나오고, 자신감도 있다. 꾸준히 유지해야한다. 경기에 많이 나갈 수 있게 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정은원은 KBO리그에서 손꼽히는 선구안을 자랑한다. 올 시즌 ABS 도입은 어떤 영향을 줬을까. 그는 "타자는 타자가, 투수는 투수가 불리하다고 하는데 사이드가 넓어진 건 느껴진다. 대처할 방법이 없으니까 2스트라이크 이후엔 최대한 커트를 하고 있다. 그래도 스트라이크 존에 신경쓰진 않고 있다. 좋은 선구안 믿고 골라서 치려고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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