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 리스크 떨친 조현범…타이어 이어 차량 공조 시장으로 확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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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앤컴퍼니그룹 본사 전경. 한국앤컴퍼니그룹 제공.

한국앤컴퍼니그룹 본사 전경. 한국앤컴퍼니그룹 제공.

한국타이어 지주사인 한국앤컴퍼니가 자동차 공조 회사 한온시스템을 인수해 종합 자동차 부품 사업에 도전한다.
한국앤컴퍼니그룹은 3일 이사회를 열어 한온시스템 전체 지분 중 25%를 종전 대주주인 사모펀드 한앤컴퍼니로부터 인수하고, 유상증자를 통해 신주 12.2%를 더 사들이기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이 절차가 끝나면 한국앤컴퍼니그룹은 한온시스템 지분 50.53%를 확보한 최대주주가 된다. 앞서 한국앤컴퍼니는 지난 2014년 한온시스템(당시 한라비스테온공조) 지분 19.49%를 1조800억원에 인수한 바 있다.

한온시스템은 1986년 포드자동차와 만도기계의 합작으로 탄생한 자동차 공조 시스템 제조사다. 차량의 내·외부 환경에 맞게 난방·냉방·환기를 조절하는 체계를 자동차 제조사 등에 납품한다. 전기차 열관리 시스템부터 전동 컴프레서, 냉매·냉각수 통합 모듈 분야에서 기술 우위에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에 따르면, 한온시스템은 2020년 글로벌 시장의 약 13~18%(추정치)을 차지해 일본 덴소(30~35%)에 이은 세계 2위다. 지난해 매출은 9조5593억원, 영업이익은 2772억원을 기록했다. 현재 세계 21개국 53곳에 생산 거점을 두고 있다.

공조 시스템은 전기차 시장의 성장과 함께 중요성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전기차의 주행가능 거리에 공조 시스템이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에너지 효율이 높은 공조 시스템일수록 전기차가 더 오래 달릴 수 있다. 글로벌 리서치 기관 모도르 인텔리전스는 자동차 공조 시스템 시장이 올해 649억5000만 달러(약 88조5593억원) 규모에서 2029년에는 888억2000만 달러(약 121조106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조현범 한국앤컴퍼니그룹 회장. 한국앤컴퍼니그룹 제공.

조현범 한국앤컴퍼니그룹 회장. 한국앤컴퍼니그룹 제공.

이번 인수는 ‘형제의 난’을 극복한 조현범 회장이 사업 확장을 본격화하는 행보로 풀이된다. 지난 2020년 조양래 한국앤컴퍼니 명예회장이 한국테크놀로지그룹(현 한국앤컴퍼니) 주식 전부를 차남인 조현범 당시 사장에게 블록딜 방식으로 매각하자, 누나인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은 조 명예회장에 대해 한정후견 개시 심판을 청구했다. 아버지가 정신 건강이 안 좋은 상태에서 주식을 매각했기 때문에 지분 매각 자체가 무효라는 취지다. 2022년 4월 1심 법원은 조 이사장의 청구를 기각했고 지난 4월 항소심에도 청구가 기각됐다. 항소심 판결 이후 업계에서는 한국앤컴퍼니그룹에 조현범 회장 체제가 확립됐다고 보고 있다.

한국앤컴퍼니그룹은 이번 인수를 통해 모빌리티 첨단기술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룹의 핵심 자회사인 국내 타이어 시장 1위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에 이어, 자동차 냉난방기 제조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 들어 자동차 부품 시장 전반으로 사업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2022년 세계 최초 전기차 타이어 브랜드 아이온(iON)을 출시한 만큼 이번 한온시스템 인수로 전기차 시장 대응 속도를 더 높일 것으로 보인다.

한국앤컴퍼니그룹은 올해 말까지 모든 인수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인수가 완료되면 그룹의 글로벌 자산총액은 현재 약 17조4000억원에서 약 26조원으로 커진다. 이에 따라 국내 재계 순위도 지난해 47위에서 30위권 이내로 오를 것으로 한국앤컴퍼니그룹은 예상했다. 조 회장은 “이번 한온시스템 경영권 확보로 한국앤컴퍼니그룹은 전기차 시대의 핵심 부품인 타이어와 자동차용 열 관리 기술을 보유함으로써 전기차 시대의 하이테크놀로지 기업으로 도약하게 된다"며 "자동차 산업을 넘어 차세대 기술 기반 추가 사업 확대로 2030년 매출 30조원 규모의 그룹으로 성장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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