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플] 실적 선방하고도 못 웃는 네이버…"라인야후 입장 정리 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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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 성남시 분당구 네이버 본사의 모습. 뉴스1

경기 성남시 분당구 네이버 본사의 모습. 뉴스1

라인야후를 두고 일본 정부의 ‘탈 네이버’ 압박이 계속되는 가운데 네이버가 “우리의 사업 전략에 기반해 결정할 문제”라는 입장을 처음으로 내놨다. 네이버의 글로벌 전략에서 라인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만큼 어떤 결정을 내릴지 관심이 모인다.

무슨일이야

3일 네이버는 올 1분기 매출 2조5261억원, 영업이익은 4393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0.8%, 32.9% 증가한 수치다. 부문별 매출은 서치플랫폼(광고사업) 9054억원, 커머스 7034억원, 핀테크 3539억원, 콘텐트 4463억원, 클라우드 1170억원 순이다. 특히 클라우드 사업 부문은 전년 동기 대비 25.5% 성장했다. 하이퍼클로바X를 바탕으로 한 생성 AI 솔루션이 매출을 내면서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이날 열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기업들이 하이퍼클로바X로 특화 모델이나 AI 서비스를 구축하는 사례가 빠르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1분기 실적은 선방했지만 네이버가 당면한 현실은 녹록지 못하다. 현재 일본 정부는 네이버에 사실상 ‘라인야후 경영권에서 손을 떼라’고 압박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라인야후 관련 질문이 나오자 최 대표는 “(외국 회사의) 자본 지배력을 줄일 것을 요구하는 (일본 정부의) 행정 지도 자체가 굉장히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이와 관련해 “정부 당국과 협조하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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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인 빠진 네이버의 글로벌, 괜찮나

네이버는 일본 정부의 행정 지도가 향후 매출에도 일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 총무성이 정보 유출 건으로 조사를 받고 있는 라인야후에 “네이버에 대한 업무 위탁을 재검토하라”고 요구한 만큼 라인은 네이버와의 시스템 분리를 내후년까지 완료할 계획이다. 최 대표는 “라인야후와는 아직 긴밀한 사업적 협력이 이뤄지진 않은 상황”이라며 “기술적 파트너로서 제공했던 인프라는 일본 정부의 행정 지도로 라인야후가 자체적으로 구축할 예정이라 (네이버의) 인프라 매출 정도의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버가 라인야후 논란과 관련해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라인야후 사태는 일본을 발판으로 아시아 시장에 진출해온 네이버의 글로벌 전략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라인 메신저의 일본 내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9600만 명에 달한다. 뿐만 아니라 태국과 대만, 인도네시아 등에서도 라인은 대규모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다. 네이버가 라인야후의 경영권을 잃게 되면, 라인을 토대로 현지에서 핀테크·이커머스 등 사업을 확장하려 했던 사업 전략에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다. 네이버도 라인야후 지분 매각 문제는 네이버의 글로벌 사업 전략에 비춰 결정할 문제라는 입장이다. 최 대표는 “총무성의 행정지도를 따를지 말지를 결정할 문제가 아니다. (네이버의) 중장기적 사업 전략에 기반해서 결정할 문제로, 아직 입장이 정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날 일본 닛케이신문은 “소프트뱅크와 네이버의 입장 차이가 여전히 크다”고 보도했다. 네이버와 일본 소프트뱅크는 라인야후 대주주인 A홀딩스 주식을 50%씩 보유하고 있다. A홀딩스가 라인야후 주식을 65%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네이버가 보유하고 있는 라인야후의 가치는 약 7조8000억원(라인야후 주식 33% 기준) 정도 된다. 단순 계산으로도 소프트뱅크가 네이버로부터 10%의 주식을 추가 매입한다면 그 금액은 약 2000억 엔(1조 7800억원)에 달한다. 여기에 프리미엄이 더 붙을 수 있어, 소프트뱅크로서도 부담이 큰 것. 닛케이는 “일본 총무성이 그리는 ‘탈 네이버’는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앞으로는

네이버는 조만간 정부에 입장을 공유할 예정이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오는 8일에는 라인야후의 기자회견이 있고, 9일엔 소프트뱅크 실적 발표가 있어 두 기업들은 이때 관련 입장을 표명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