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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전셋값 50주 연속 상승…월세도 10개월째 같이 오른다

중앙일보

입력

서울 시내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다가구주택·빌라 전세와 월세 매물 정보가 붙어 있다. 연합뉴스

서울 시내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다가구주택·빌라 전세와 월세 매물 정보가 붙어 있다. 연합뉴스

서울 아파트 전·월세 가격이 10개월 연속 오르는 등 동반 강세를 보이고 있다.

3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3월 서울 아파트 월세통합가격지수(월간 조사)는 2월보다 0.20%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서울 아파트 평균 월세는 월 128만8000원으로, 1년 전(123만8000원)보다 5만원 상승했다. 지난해 6월부터 10개월 연속 상승세다.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용산구(0.51%)가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서대문구(0.47%), 성동구(0.37%), 금천구(0.35%), 노원구(0.34%) 등이 뒤를 이었다.

또한 같은 조사에서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2월보다 0.32% 상승하며 역시 지난해 6월 이후 10개월재 상승세를 보였다. 주간 조사 기준으로 보면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50주째 상승 중이다.

임대차 시장을 양분하는 거래형태인 전세와 월세는 일반적으로 6대4 정도의 거래 비중을 보이며, 비슷한 가격 흐름을 나타낸다. 다만 금리에 따라 방향성을 달리하기도 한다. 2022년부터 기준금리가 인상되면서 월세로 수요가 이동하는 ‘전세의 월세화’가 나타났다. 특히 전세대출금리 상단이 7%에 달하던 2022년 12월 서울 아파트 임대차 거래에서 월세 비중이 50.3%까지 치솟았는데, 당시 월세는 오르고 전셋값은 크게 하락했다.

최근에 다시 전세와 월세가 동반 강세를 보이는 것은 수급 불균형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향후 집값 전망이 불투명해 실거주 수요가 집을 매수하는 대신 임대차 시장에 머무는 비중이 늘고 있다. 아울러 전세 사기 여파로 임대차 수요가 아파트로 이동하면서 전세와 월세를 망라한 임대차 매물이 크게 줄어들고, 가격도 상승세를 보이는 것이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의 전세 물량은 2만9932건으로, 3개월 전(3만4872건)보다 15.8% 감소했다. 같은 기간 중구의 전세 물량은 34%, 금천구는 32.6% 급감했다. 월세 물건도 급감하고 있다.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월세 물량은 지난해 말 1만9456건에서 최근 1만7683건으로, 3개월 새 2000건(9.2%)가량 줄었다. 용산구, 성동구 등 인기 지역은 월세 물량을 찾기 어렵다. 용산구 이촌동 한가람 전용 84㎡는 이달 보증금 3000만원, 월세 370만원에 임대차 계약이 이뤄졌다. 두 달 전 보증금 3000만원, 월세 3000만원에 거래됐던 것보다 월세가 70만원 오른 것이다.

서울 강북에서도 월 500만원 이상 고가 월세 거래가 활발하다. 종로구 홍파동 경희궁자이2단지 전용 116㎡는 지난 3월 7일 보증금 1000만원, 월세 650만원에 거래됐다. 광진구 자양동 더샵스타시티 전용 139.6㎡도 지난달 6일 보증금 2억, 월세 650만원에 계약됐다.

전문가들은 월세와 전세 모두 물량이 부족한 편이어서 한동안 전·월세 동반 강세 추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한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팀장은 “국내 주택 임대차 비용은 다른 나라에 비해서 여전히 저렴한 편”이라며 “특별한 외부 충격이 없다면 전·월세 가격 모두 꾸준히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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