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으로 수출’ 늘었지만 대중적자 되레 더 커졌다…핵심소재 중 의존 딜레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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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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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적인 수출 호조에도 불구하고 대중(對中) 무역수지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아직 연초지만, 올해 전체로도 흑자 전환은 힘들 거란 전망이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중국에 대한 핵심소재 의존도를 줄이고, 수출 품목도 다변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일 산업통상자원부 수출입동향을 분석한 결과, 올 1~4월 대중국 누적 무역수지는 43억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전체 누적 무역수지가 106억 달러 흑자를 기록한 것과 상반된 결과다. 대중 무역수지는 1992년 한중 수교 이래 30년간 흑자 행진을 이어갔지만, 지난해 처음으로 180억 달러 적자를 보이면서 마이너스로 전환됐다.

올해 들어서도 대중 무역 적자 폭은 커지고 있다. 지난 1월 16억9000만 달러 적자로 시작했다가 2월 들어 ‘반짝’ 2억3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지만, 3월에 다시 8억8000만 달러 적자로 돌아섰다. 지난달엔 19억6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하면서 지난해 4월(22억7000만 달러 적자) 이후 1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여전히 대중 수입 의존도가 크기 때문이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발간한 ‘중국 무역수지 적자 원인 진단과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산 의존도가 높은 수산화리튬, 니켈코발트망간(NCM) 수산화물 등 2차전지 핵심 소재 수입은 지난해 각각 전년비로 53.2%, 31.1% 증가했다. 의존도가 96.7%에 달하는 중국산 배터리 수입은 50.7% 늘었다. 전기차를 중심으로 중국산 승용차에 대한 수요도 늘어나면서 올 1분기 기준 중국차 수입은 무려 568.9%나 폭등했다.

‘한국 수출엔진’ 반도체·자동차…중국산 중간재 비중 커져

김영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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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품목별 무역수지도 극명한 차이를 보였다. 주력 수출 품목인 반도체를 포함한 ‘IT품목’은 지난해 110억 달러 흑자를 기록했지만, 리튬이온배터리 등 ‘전기동력화 품목’과 철강 등 ‘기타 비IT 품목’에서 각각 164억 달러와 126억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반도체로 벌어들인 흑자를 나머지 품목들이 더 크게 깎아 먹은 셈이다.

장상식 무협 동향분석실장은 “현재 국내에서 쓰이는 모든 중간재와 최종재 가운데 수입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점점 늘어나고 있고, 그 상당수가 중국산”이라며 “심지어 한국에 강점이 있는 반도체·자동차·기계에서도 수입산 비중이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김영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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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대중 무역 적자 구조는 앞으로도 굳어질 우려가 크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원래 한국이 중간재를 공급하고 중국은 이를 가공해 완성품을 수출하는 구조였는데, 최근 중국이 ‘내수 중심 성장’을 외치며 중간재 자급률을 올리면서 전통적인 공식이 깨져버렸다”며 “최근 알리·테무 등을 통한 중국산 경공업 제품에 대한 수요까지 늘어나면서 당분간 대중 적자 흐름은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중장기적으로 핵심 소재에 대한 대중 의존도를 낮추고, 대중 수출 전략도 새롭게 짜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앞서 정부는 수입처 다변화로 2030년까지 반도체·희토류·요소 등 핵심 품목의 중국 의존도를 50% 이하로 낮추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김우중 무협 연구위원은 “핵심 소재의 중국 편중은 무역 적자뿐 아니라 안정적 공급망 확보에도 어려움을 주는 만큼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노력이 시급하다”며 “중국의 수입 수요 변화를 선제적으로 포착하는 등 트렌드 변화에도 유연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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