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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의 흥부자 도슨 “영화배우 했어도 성공했을 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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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덕아웃에서 왕관을 쓰는 등 팀 분위기를 돋우는 키움의 로니 도슨. [사진 키움 히어로즈]

덕아웃에서 왕관을 쓰는 등 팀 분위기를 돋우는 키움의 로니 도슨. [사진 키움 히어로즈]

지난해 KBO리그로 건너온 키움 히어로즈의 외국인 타자 로니 도슨(29·미국)은 올 시즌 만점 활약을 선보이고 있다. 지난 1일까지 31경기에서 타율 0.333(126타수 42안타) 6홈런 21타점 24득점으로 맹타를 휘두르는 중이다. 방망이는 정교함과 펀치력을 모두 갖췄고, 주력과 수비 센스도 좋아 키움에선 없어서는 안 될 존재로 자리매김했다.

친화력과 스타성도 남다르다. 특유의 유머 감각을 앞세워 동료들과 이미 절친한 사이가 됐고, 팬들에게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도슨의 진가는 1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또 한 번 드러났다. 이날 2번 중견수로 나온 도슨은 5타수 4안타 2타점 1득점으로 활약해 6-3 승리를 이끌었다. 1-1로 맞선 7회초 무사 1, 3루에서 중전 적시타를 터뜨려 결승타의 주인공이 됐고, 8회에도 1타점 우전안타를 추가하며 종횡무진 그라운드를 누볐다. 경기 후 도슨은 “야구는 적응의 스포츠다. 지난해 적응을 잘 마쳤고, 올 시즌에는 자신감도 생겨 타석에서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 같다”며 활짝 웃었다. 이어 “2년째 뛰고 있는 KBO리그는 수준이 상당하다. 실력이 뛰어난 선수들과 뛸 수 있어 기쁘다”고 했다.

우투좌타 외야수인 도슨은 지난해 7월 에디슨 러셀의 대체 선수로 키움 유니폼을 입었다. 메이저리그 경력은 4경기 뿐이지만, 힘과 스윙 스피드가 뛰어나다. 수비 범위가 넓고 타구 반응 속도도 빨라 KBO리그와는 안성맞춤이라는 평가다. 2022년 말 신시내티 레즈에서 방출 통보를 받은 뒤 은퇴까지 고민했다는 도슨은 “당시와 지금은 상황이 전혀 다르다. 2년 여 전에는 은퇴를 고심했지만, 지금은 야구가 정말 즐겁다. KBO리그에서 인생의 새로운 장을 연 기분”이라고 말했다.

도슨은 경기 내내 가만히 있지 못한다. 벤치에선 동료들과 끊임없이 이야기꽃을 피우고, 만족스러운 타격 결과가 나오면 다양한 세리머니를 한다. 수비 중에는 상대 타자의 응원가를 따라 불러 화제를 낳기도 했다. 인터뷰 도중 틈틈이 익힌 한국어를 뽐낸 도슨은 “아무래도 나는 한국어 체질이다. 올 시즌이 끝날 즈음에는 더 완벽한 한국어를 구사하고 싶다”고 웃었다.

“재미난 세리머니는 내 숨은 끼에서 나온다. 또, 아이들의 자연스런 표정도 보고 배운다”고 언급한 도슨은 “나는 영화배우를 했어도 성공했을 것 같다. 영화배우로 한국에 왔더라도 말을 빨리 배워 스타가 됐을 것”이라며 유쾌한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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