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스티븐 도버의 마켓 나우

최고투자책임자는 어떤 관점으로 투자할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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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스티븐 도버 프랭클린템플턴 연구소장

스티븐 도버 프랭클린템플턴 연구소장

올해 들어 주식시장은 상승세를 이어왔고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최대 6번’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은 ‘두 차례 이하’ 인하로 조정됐다. 글로벌 채권 수익률은 상승했고 ‘신용 스프레드’(국채와 회사채 간 수익률 차이)는 축소됐다. 유가는 급등했고 달러의 강세는 시장 컨센서스를 뛰어넘는다.

불확실성이 높은 이런 상황에서는 현장의 의견을 경청할 필요가 있다. 1조4000억 달러(약 1929조원) 규모의 자산을 운용하는 프랭클린템플턴의 최고투자책임자(CIO) 20명에게 그들은 어떤 관점으로 투자하는지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일러스트=김회룡

일러스트=김회룡

다수는 답변에서 올해 미국 경제가 회복세를 유지하고 경기 침체를 피할 것으로 예측했다. 또 인플레이션이 서서히 완화될 것이며 연준이 통화정책 완화에 신중하게 접근할 것이라는 관점을 공유했다.

그들은 ‘기업이익 컨센서스’(특정 혹은 전체 기업에 대한 애널리스트들의 종합적인 이익 예상치)가 너무 높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예상치 못한 경기 침체만 없으면 올해 기업이익 증가율이 마이너스를 기록하지 않는다고 내다봤다. 에너지·금융·인프라·정보기술 등 일부 산업은 ‘어닝 서프라이즈’(투자자들의 예상보다 좋은 실적)를 기록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CIO들은 올해 들어 지금까지 글로벌 주식 시장이 예상과는 다르게 완화적 통화정책 리프라이싱(금리 인하 기대 후퇴)의 여파를 비교적 유연하게 흡수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미국의 견고한 경제와 4% 미만의 실업률에도 불구하고 인플레이션율이 상승한다면, 주식·채권 시장은 큰 충격을 받을 수 있다.

설문에 참여한 CIO들의 2024년 핵심 투자 테마는 대부분 변함없이 유지됐다. 주식 시장에서는 미국 이외 지역, 특히 신흥국과 일본 주식 시장이 유망하다는 의견이 있었다. 또한, 장기적 관점에서 에너지 및 에너지 인프라 산업에서 기회가 있다고 판단했다.

마지막으로, CIO들은 최근 글로벌 주식 시장의 이례적인 성과에 비추어 볼 때 현재 진행 중인 보합 국면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진단했다. 글로벌 주식의 가치 평가 수준이 지역과 업종별로 매우 다르지만, 미국 증시의 전반적인 주식 가치 상승과 금리 인하 기대감 감소로 인해 향후 6~9개월간 수익률 변동성이 2023년 가을보다 더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번 설문조사를 통해 CIO들은 ‘장기 듀레이션 채권’(만기가 길고 금리 변동에 따른 가격 변동성이 큰 채권) 확대 및 주식의 지역 포트폴리오 변경 등을 통한 적극적인 리밸런싱, 부동산 및 대체자산에 대한 선별적 투자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스티븐 도버 프랭클린템플턴 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