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문 공백기 메우려 저술활동-이규호 전 문교부장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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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이규호 전 문교장관(64)은 요즘 10년간의 관직생활(79∼88년) 동안 생긴 학문의 공백기를 메우기 위해 서울 평창동 자택에서 독서와 저술활동에 여념이 없다.
요즘 어떤 책을 읽고 있습니까.
▲주로 공산주의세계의 변혁에 관한 것과 세계적인 정당들의 이념에 대한 것들입니다.
최근 우리사회 곳곳에서 도덕·윤리가 붕괴되고 있다는 우려가 많은데요.
▲산업화과정에서 파생되는 도덕적 암흑시기라고 봅니다. 게다가 정치적 리더십도 갈팡질팡하고 경제마저 하향곡선을 긋고 있으니 도덕적 암흑기가 더 두드러지고 있는 것입니다.
독일의 한 정당 정강에「민주주의사회에서 정치지도자가 윤리적인 권위를 상실하면 국민의 신뢰를 잃어버리고 정치는 끝난다」라는 부분이 있습니다. 우리 정치인들이 음미해 볼만한 대목이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정치인을 비롯한 사회지도층의 솔선수범이 요구된다는 얘기군요.
▲이론적으로는 전통문화에 담겨있는 윤리·도덕관을 현대에 조명, 합리화시키는 것입니다만 실제로는 지도층들이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는 생활을 보여주지 못하면 도덕적 혼란을 극복할 수 없다고 봅니다.
올 한해는 어느 해보다 통일의 열기로 뜨거웠는데요.
▲우리가 독일형의 통일을 원한다면 정치불안·부패·도덕적 붕괴를 막아야합니다. 정치·경제가 이대로 가다간 월남형의 통일이 될 우려도 있습니다.
문교장관재직시절 업적도 많고 비판도 많았는데요.
▲교육을 해보겠다는 포부는 있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현실과 이론간의 괴리도 많이 있었다는 생각입니다.<글 정재헌 기자 사진 최정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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