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언제적 BAT?’ 중국 떠받치던 3대 기업 위상 ‘흔들’

중앙일보

입력

차이나랩

차이나랩’ 외 더 많은 상품도 함께 구독해보세요.

도 함께 구독하시겠어요?

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

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

바이두(百度), 알리바바(阿浬), 텐센트(騰訊)

2000년대 전후에 등장해 중국을 호령하던 3대 빅 테크 기업. 이들은 한때 알파벳 첫 글자를 따서 ‘BAT’라고 불렸다. 그러나 몇 년 전부터 언급이 눈에 띄게 줄더니, 이제는 그 흔적조차 사라지는 분위기다. 2020년 전후를 기점으로 이들 3대 기업의 독점적인 지위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고, 최근에는 바이트댄스(字節跳動), 핀둬둬(拼多多) 등 새로운 기업들의 상승세에 ‘BAT의 시대는 이미 저물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간 발표된 실적 따르면, 바이두와 알리바바는 최근 9분기 가운데 단 1분기 매출만 동기 대비 두 자릿수 성장을 달성했다. 텐센트는 3개 분기에 두 자릿수 성장을 보이며 상대적으로 양호했으나, 증가율은 이전과 비교하면 확연히 하락했다.

반면, 바이트댄스는 2023년 글로벌 매출 8600억 위안(약 160조 8802억 원)으로, 텐센트를 제치고 알리바바에 근접한 매출을 달성했다. 핀둬둬는 연 매출 2476억 위안(약 46조 3185억 원)으로 바이두를 뛰어넘었다. 설립 25년 가까이 접어든 BAT가 이제 ‘중년의 위기’를 맞이한 셈이다.

바이두 포털은 굳건, AI에 사활 

BAT 가운데 가장 먼저 흔들리기 시작한 것은 바이두였다. 10년 전인 2015년까지만 하더라도, 3개 기업은 여전히 적수가 없다는 평가를 받았다. 바이두는 3사 중 매출 규모는 가장 작았지만, 성장률에서는 절대 밀리지 않았다. 그러나 제품 생태계 측면에서 나머지 2개 기업보다 늘 열세를 보였다.

지난 2017년,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통합, 이른바 O2O(Online to Offline) 사업에서 고배를 마신 바이두는 전략적인 조정에 나섰다. 미래 먹거리로 AI를 선정, AI 기업으로서의 전환을 선언한 것이다. 2018년을 시작으로, 바이두는 자율주행 플랫폼 아폴로(Apollo), 바이두 클라우드 서비스, AI 챗봇 샤오두즈넝(小度智能) 등 사업을 실적 보고서에 중점적으로 언급했고, 이러한 흐름은 2023년까지 이어졌다.

2023년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바이두의 핵심 매출은 온라인 마케팅 서비스에서 창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여기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다른 사업의 진전은 느려 매출 증가율이 지지부진하다는 점이다.

포털사이트로서 바이두의 입지는 여전히 견고하다. 그러나 챗 GPT를 시작으로 대규모 언어 모델이 잇따라 출시되면서, 검색 업계의 판도도 새롭게 쓰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많다. 기술 혁신에 따라 바이두의 포털 1위 타이틀도 위험할 수 있다는 얘기다.

SNS ⋅게임 강자 텐센트, 숏폼 선점 놓쳐 

텐센트는 SNS, 동영상, 게임 등 분야에서 여전한 경쟁력을 보인다. 특히 게임의 경우, 시장에서 주도적인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10년 가운데 7년 동안 BAT 3사 가운데 순이익과 수익성이 가장 높았던 기업이기도 하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중국 국내 게임 업계가 부침을 겪으면서 텐센트도 위기를 겪어야만 했다. 중국 당국의 빅 테크 규제에도 텐센트는 자유롭지 못했다.

그런데도, 텐센트는 투자를 통해 다양한 분야에 큰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현재 중국 주요 빅 테크 기업 가운데, 메이퇀(美團), 핀둬둬(拼多多), 징둥(京東), 콰이서우(快手) 등에 모두 텐센트의 손길이 닿아 있다.

지난 10년 사이, 텐센트의 가장 큰 실책은 ‘숏폼’ 시장 선점의 기회를 놓쳤다는 데 있다. 현재, 숏폼 시장에서 텐센트는 틱톡(Tik Tok)의 적수가 되지 못한다. 숏폼 이용률이 높아지면서, 텐센트는 이와 연계된 여타 사업에도 압박을 받고 있다. 틱톡이 숏폼을 통해 중국 국내 및 해외 시장으로 확산하면서, SNS 분야에서의 텐센트의 입지도 조금씩 흔들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커머스 황제 알리바바, 핀둬둬확산세에 위기 

알리바바는 BAT 3사 가운데 매출이 가장 가파르게 증가한 기업이다. 지난 10여년간, 알리바바는 지속적인 모델 혁신을 통해 전자상거래, 금융, 클라우드 서비스, 배달 서비스, 문화 엔터테인먼트 등 생태계를 구축했다. 2021년 이전까지, 알리바바는 큰 부침 없이 평탄한 성장 곡선을 그렸다. 3사 중 매출이 가장 높고, 이익도 두드러지는 알리바바이지만, 되레 가장 큰 위기에 직면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알리바바 생태계 중 핵심 사업의 경쟁자가 막강해서다.

텐센트의 경쟁자가 바이트댄스라면, 알리바바는 주요 빅 테크 기업이 전부 적수라고 할 수 있다. 중국 국내 사업의 경우, 핀둬둬와 더우인(抖音, 틱톡의 중국 국내 버전), 콰이서우가 알리바바의 파이를 잠식하고 있고, 해외에서는 테무(Temu), 틱톡, 쉬인(SHEIN) 등과 경쟁해야 한다. 물류는 순펑(順豐), 징둥(京東), 지투(極兔)가 적수로 꼽히며, 배달 서비스는 메이퇀(美團)과 경쟁한다.

특히 알리바바의 ‘본업’인 전자상거래의 경우, 중국 국내에서는 저가 공세의 핀둬둬에 밀리는 추세다. 해외 시장에서 알리익스프레스가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되고 있지만, 이마저도 핀둬둬 산하 테무에 비해 눈에 띄는 증가율을 보이지는 못하고 있다.

그밖에, 알리바바는 3사 가운데 총이익률 하락세가 가장 두드러지는 기업이다. 최근 10년 동안, 알리바바의 총이익률은 75%에서 39%까지 36%p 하락했다.

1. 최근 10년 BAT 매출 변화 

최근 10년 BAT 매출 변화(단위: 억 위안)

최근 10년 BAT 매출 변화(단위: 억 위안)

2. 최근 10년 BAT 순이익 변화 

최근 10년 BAT 순이익 변화(단위: 억 위안)

최근 10년 BAT 순이익 변화(단위: 억 위안)

3. 최근 10년 BAT 총이익률 변화 

최근 10년 BAT 총이익률 변화(단위: %)

최근 10년 BAT 총이익률 변화(단위: %)

홍성현 차이나랩 객원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