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총선 참패 이후 당 지도체제를 고심 중인 국민의힘이 당분간 관리형 비상대책위원회를 운영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새 대표 선출은 22대 국회 개원 이후인 6~8월이 유력하다.
당 관계자는 15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당헌·당규상 새 지도체제를 결정하기 위한 최소한의 의결기구가 필요하다”며 “당분간 실무준비형 비대위를 운영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국회에서 윤재옥 원내대표 겸 당 대표 권한대행 주재로 열린 4선(22대 국회 기준) 이상 중진 간담회에 참석한 의원들도 실무진의 이 같은 설명에 납득했다고 한다.
새 비대위원장은 윤재옥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맡는 안과 당내 의견을 모아 윤 대행이 새 비대위원장을 추대하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중진들은 관리형 비대위가 차기 지도체제 결정을 위한 실무준비에 중점을 두는 만큼 새 인물을 들이는 것보단 윤 대행이 비대위원장을 맡는 의견에 힘을 실었다고 한다. 문제는 관리형 비대위 이후의 지도체제다. 중진들은 대부분 22대 국회 개원 이후인 6~8월 사이에 전당대회를 열어 새 당 대표를 선출하자는 데 공감했다고 한다.
간담회에 참석한 안철수 의원은 “가능하면 빠른 시간 내에 비대위를 만들고, 그다음에 전당대회를 통해 제대로 된 지도부를 뽑자는 것이 결론”이라고 말했다. 영남권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또다시 전권을 주는 비대위를 출범시키면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이후 2년간 비대위만 네 번 하는 꼴이 된다”며 “최근 성공 사례가 별로 없었던 비대위 재가동을 주장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고 전했다.
윤 대행은 간담회 뒤 취재진과 만나 “내일(16일) 당선자 총회를 통해 당 운영의 최종적인 방향을 결정하겠다”며 “당의 다양한 목소리를 녹여 지도체제를 정비하겠다”고 밝혔다. 윤 대행은 총선 패배 원인을 두고 당내에서 다양한 의견이 나오는 것에 대해선 “원인 분석을 적절한 시기에 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영세 의원은 “우리 당의 개혁적인 목소리가 좀 더 커져야 하고, 당에 더 담겨야 한다는 지적에 아마 모든 분이 동의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당분간 배준영 전략기획부총장이 사무총장 직무대행을 맡고 정희용 원내대변인이 당 수석대변인을 겸직한다고 밝혔다. 장동혁 사무총장과 박정하 수석대변인이 총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각각 물러난 데 따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