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가족] “떨림 현상 반복 안면경련증, 뇌 신경 이상 의심…미세혈관감압술 효과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02면

인터뷰 장진우 고려대안암병원 신경외과 교수

장진우 고려대안암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앞으로는 의료 문화가 환자의 삶의 질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전개되면서 정위기능 신경외과의 역할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성욱 객원기자

장진우 고려대안암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앞으로는 의료 문화가 환자의 삶의 질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전개되면서 정위기능 신경외과의 역할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성욱 객원기자

안면 경련은 단순한 떨림 증상이라고 여기기 쉽지만 반드시 치료가 필요한 뇌 신경 질환이다. 혈관 신경 압박으로 떨림이 생긴 거라면 치료법은 명확하다. 혈관과 신경을 분리하면 된다. 이 치료는 신경외과 수술의 한 분야인 정위(定位)기능수술에 해당한다. 3차원 좌표 원리를 이용해 뇌의 이상 부위를 찾아 수술하고 뇌 기능을 복원하는 식이다. 지난달부터 고려대안암병원에서 진료를 시작한 신경외과 장진우(사진) 교수는 정위기능 신경외과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로 손꼽힌다. 30년간 수많은 안면 경련 환자가 장 교수에게 치료받고 일상을 회복했다. 장 교수를 만나 안면 경련에 대한 효과적인 치료법을 알아봤다.

안면 경련은 왜 생기나.
“유발 요인은 다양하다. 대부분 뇌혈관이 신경을 눌러 증상이 나타난다. 안면신경인 제7번 뇌 신경이 자극을 받아 떨림이 발생하는 경우다. 안면 경련은 얼굴에 반복적인 근육 운동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떨림은 눈 주위뿐 아니라 입과 목 부위까지 퍼질 수 있다. 얼굴 한쪽에만 나타나는 반측성 안면 경련이 가장 흔하고, 안면 마비 후 이차적인 경련으로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질환으로 여기는 경우가 많지 않을 것 같다.
“눈 주위 떨림이 생기면 대다수가 마그네슘 부족일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마그네슘이 결핍될 정도로 영양 상태가 좋지 않은 사례는 드물다. 대부분 스트레스나 피로가 누적되고 카페인을 과다 섭취했을 때 떨림이 악화한다. 이럴 땐 안정과 휴식을 취하면 증상이 금세 사라진다. 문제는 떨림이 장기간 지속하는 경우다. 눈꺼풀에서 시작된 떨림이 몇 달씩 이어져 얼굴의 다른 부위로까지 퍼진다면 뇌 신경 이상에 의한 안면 경련을 의심해야 한다.”
증상에 따라 치료법이 달라지나.
“치료법은 크게 약물요법과 보톡스 주사요법, 미세혈관감압술로 나눌 수 있다. 초기엔 주로 약물치료나 주사요법이 이뤄진다. 이를 통해 증상이 조절되면 굳이 수술적 치료를 받을 필요는 없다. 하지만 이들 치료법은 근본적인 치료법과는 거리가 멀다. 증상이 호전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다. 증상 조절이 어려운 경우도 많다. 안면 경련에 대한 근본적인 치료법은 ‘미세혈관감압술’이 유일하다.”
미세혈관감압술의 치료 원리는 뭔가.
“뇌혈관 압박에 의한 뇌 신경 이상을 수술로 치료하는 원리다. 귀 뒤쪽을 약 4~5㎝ 절개한 뒤 미세현미경을 이용해 안면신경을 압박하는 혈관을 분리한다. 이후 혈관과 신경 사이에 충격을 완화하는 스펀지(완충재)를 넣어 신경 자극을 차단하는 식이다.”
부작용은 어느 정도인가.
“미세혈관감압술의 성공률은 93% 정도다. 물론 부작용도 있다. 수술 후유증으로 청력 손실이 나타날 수 있다. 미세혈관감압술을 시행할 때 신경 손상을 최소화하는 세밀한 수술법을 이용하면 청력 손실을 줄이고 효과적인 치료 성과를 가져올 수 있다.”
뇌 수술에 대한 두려움이 크다.
“뇌 수술인 만큼 환자 입장에선 두려움이 클 수밖에 없다. 하지만 막연하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증상이 심해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는 상태라면 수술을 고려해 보는 게 좋다. 환자 스스로 삶의 중요도를 파악한 뒤 의료진과 충분한 상담을 거쳐 치료법을 결정하면 안면 경련을 확실히 치료할 수 있다.”
30년간 뇌 수술 환자 데이터를 쌓아온 것으로 안다.
“1994년부터 현재까지 7000차례 이상의 뇌 수술을 진행했다. 안면 경련 등 뇌 신경 기능 이상에 대한 미세혈관감압수술과 고주파열응고수술만 해도 3000차례 이상을 시행했다. 정위기능 신경외과는 생명 유지와 직결된 분야가 아니다. 그래서 치료 접근법이 다르다. 완치의 개념보다는 증상 완화를 통해 환자의 삶의 질을 개선하는 데 목적이 있다. 안경을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안경을 쓴다고 시력이 좋아지는 게 아니듯 삶의 보조적 역할을 하는 영역이라고 받아들여야 한다. 이에 따라 의료진은 더 세밀하고 종합적으로 환자 상태를 점검한 뒤 치료할 수 있어야 한다.”
앞으로의 계획은.
“교수라면 자신의 전문 분야에 공헌하는 바가 있어야 한다. 단순히 환자를 많이 보는 게 끝이 아니다. 연구개발을 통해 의료산업 발전을 이끌고 꾸준히 새로운 수술법을 찾아낼 계획이다. 또한 고려대안암병원에서 정위기능 신경외과에 대한 체계적인 진료 시스템을 구축하려 한다. 여러 진료과 전문의와 다양한 환자 사례를 공유하면서 활발한 협진 체계를 만드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