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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틀막' 카이스트 졸업생 "누구도 다신 겪어선 안돼"…헌소 제기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 2월 16일 오후 대전 유성구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열린 2024년 학위수여식에서 한 졸업생이 윤석열 대통령에게 항의하자 경호원들로부터 제지를 당하고 있다. 뉴스1

지난 2월 16일 오후 대전 유성구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열린 2024년 학위수여식에서 한 졸업생이 윤석열 대통령에게 항의하자 경호원들로부터 제지를 당하고 있다. 뉴스1

지난 2월 윤석열 대통령이 참석한 한국과학기술원(KAIST) 학위수여식에서 강제 퇴장당한 신민기씨가 9일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했다.

카이스트 석사 졸업생이자 녹색정의당 대전시당 대변인인 신씨는 지난 2월 16일 대전 카이스트에서 열린 학위수여식에서 대통령 경호처 요원들에게 입이 막히고 사지를 들린 채 퇴장당했다. 윤 대통령이 축사하던 중 '부자 감세 중단하고 R&D 예산 복원하라'라고 쓴 플래카드를 들고 "윤석열 대통령은 R&D 예산 복원하라"고 외쳤기 때문이다.

신씨는 당시 경호처 요원들이 헌법상 기본권인 표현의 자유와 신체의 자유를 침해한 것이라며 이날 헌재에 판단을 요구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졸업생인 신민기 녹색정의당 대전시당 대변인이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 심판청구서를 제출하기에 앞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한국과학기술원(KAIST) 졸업생인 신민기 녹색정의당 대전시당 대변인이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 심판청구서를 제출하기에 앞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신씨는 헌재 앞 기자회견에서 "당일 나는 석사학위 졸업장을 받으러 갔지만 경호처의 연행과 감금 때문에 (졸업장을) 받지 못했고, 차가운 방에서 박수 소리만 들을 수 있었다"며 "대한민국의 누구도 다시는 겪어서는 안 되는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 경호처가 나를 졸업식 업무방해로 신고해 경찰에 체포됐고 경찰 조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며 "생각해보라. 그렇게 받고 싶었던 졸업장이 눈앞에 있는데 내가 뭐하러 졸업식을 방해했겠는가"라고 말했다.

녹색정의당 김준우 상임 선거대책위원장도 이날 기자회견에 나와 "부자 감세 철회와 R&D(연구·개발) 예산 복구를 외쳤다는 이유만으로 '입틀막'과 불법 감금을 자행한 행위는 법률 위반뿐 아니라 중대한 위헌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오늘 총선 선거운동 마지막 날이지만 헌재 앞을 찾았다"며 "국민 기본권을 침해하는 윤석열 정권의 무도한 행위는 정권 심판의 이유를 하나 늘려주는 것이다. 녹색정의당은 무도한 정권을 최선두에서 심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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