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이란군, 이스라엘에 “최대 피해줄 것”…5차 중동전 우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침공으로 촉발된 가자전쟁이 6개월째에 접어든 가운데, 이란이 이스라엘 직접 공격을 시사했다. 이란의 공격은 자칫 5차 중동전쟁으로 비화할 수 있어 국제사회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6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과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이란의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이날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은) 국가적 요구”라고 강조했다. 모하마드 바게리 이란군 참모총장은 “적(이스라엘)에 최대한의 피해를 입혀 자신의 행동을 후회하게 만들 것”이라며 “공격 시점과 장소, 방법은 이란이 결정한다”고 경고했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7일 이스라엘군 참모진과 상황 평가 회의 후 성명을 내고 “이스라엘은 이란을 상대로 한 어떠한 상황에도 대응할 준비를 마쳤다”고 밝혔다.

그간 이란은 하마스를 포함해 레바논의 헤즈볼라, 시리아 정부군 등 이른바 ‘저항의 축’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이스라엘과 간접적으로 맞서 왔다. 미국과 이스라엘 역시 하마스와 후티 반군에 대해선 가차 없이 공격하면서도 이들을 지원하는 이란은 직접 타격하지 않는 방식으로 확전을 자제해 왔다.

하지만 지난 1일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에 있는 이란 영사관이 이스라엘군의 폭격으로 파괴되면서 이란과 이스라엘의 전면 충돌이 가시화됐다. 이 공격으로 IRGC 사령관인 모하마드 레자 자헤디 등 이란 장교 최소 7명이 사망하자, 이란은 ‘억제력 창출’(적이 공격을 통해 얻은 이익보다 보복으로 입게 될 손해가 크다는 것을 깨닫도록 해주는 전략) 차원에서 이스라엘에 대한 직접 대응을 결정했다고 NYT는 전했다. 이란은 다마스쿠스 공격에 대한 주요 책임은 미국에 있다고도 경고했다. 또 이란의 이스라엘 보복 공격과 관련해 미국에 “비켜서라”며 개입하지 말 것을 강조했다.

이란의 보복 공격 시기와 관련해선 라마단 ‘권능의 밤’이 유력하다는 보도가 나온다. 이슬람 국가들은 현재 최대 명절인 라마단 기간을 보내고 있다. 권능의 밤은 이 라마단의 27번째 밤으로, 오는 10일 전후를 의미한다. CNN 역시 지난 5일 조 바이든 행정부 고위 관계자들을 인용해 “이르면 다음 주 큰 공격이 이뤄질 수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현재 이란 공격에 대비해 초경계 태세를 발령한 상태다. 이스라엘은 군인들의 휴가를 중단하고 방공망 운용 예비군을 추가로 동원하는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외신은 확전 방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조 바이든 행정부가 이란과 이스라엘의 충돌에 적극 개입할 공산은 크지 않다면서도, 이란의 공격 강도와 이스라엘 대응에 따라 전면전으로 비화할 가능성을 배제하긴 어렵다고 전망했다. CNN은 “이란과 이스라엘의 직접 충돌은 가자에서 벌어진 이스라엘-하마스 간 전쟁을 더 넓은 지역으로 확산하고 중동 전체를 갈등으로 빠뜨릴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전했다.

6일 이스라엘 수도 텔아비브에서는 시위대 10만 명이 운집해 네타냐후 정권의 퇴진과 조기 총선을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가 열렸다. 유엔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에 따르면 가자전쟁 발발 이후 지난달까지 175일 동안 최소 3만2623명이 사망하고, 7만5092명이 다쳤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