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군, 이란 보복 경고에 휴가 중단…"오폭 군인 2명 해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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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이 시리아 주재 자국 영사관 폭격의 책임을 물어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을 예고하자 이스라엘군은 모든 전투부대원의 휴가를 중단하는 등 대비 태세를 강화하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이란의 보복 위협에 "우리를 해치려는 세력은 우리가 해칠 것"이라고 맞섰다. 하마스 전쟁 이후 고조된 이스라엘·이란 갈등이 일촉즉발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4일(현지시간) 이스라엘과 가자지구 국경 인근에 있는 이스라엘 군용 차량과 군인들. 로이터=연합뉴스

4일(현지시간) 이스라엘과 가자지구 국경 인근에 있는 이스라엘 군용 차량과 군인들. 로이터=연합뉴스

이스라엘군 경계 강화..."다양한 시나리오 준비"  

4일(현지시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알자지라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모든 전투부대원의 휴가를 중단했다. 아울러 자국을 겨냥한 미사일이나 드론 공격을 방어하기 위해 특정 지역에서 위성항법장치(GPS) 신호 교란도 시작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군 수석대변인 다니엘 하가리는 "전투부대의 경계를 강화하고, 다양한 시나리오에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은 안보 관련 고위 인사들과 함께 상황을 점검하는 회의도 열었다.

해외 주재 이스라엘 대사관들도 고도의 경계 태세에 돌입했다고 예루살렘포스트가 보도했다. 일부 대사들은 신변 안전에 대한 우려로 본국으로부터 공개 행사에 참석하지 말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매체는 전했다. 앞서 전날 밤 이스라엘군은 방공시스템 운용 경험이 있는 예비군의 추가 동원도 결정했다.

4일(현지시간) 이스라엘과 가자지구 국경 인근에서 포착된 이스라엘군의 군용 차량. 로이터=연합뉴스

4일(현지시간) 이스라엘과 가자지구 국경 인근에서 포착된 이스라엘군의 군용 차량. 로이터=연합뉴스

국제유가 5개월 만에 배럴당 90달러...확전 가능성은 

앞서 지난 1일 시리아에 있는 이란 영사관에 미사일이 발사돼 이란 혁명수비대 정예 특수부대 쿠드스군 사령관을 포함해 군 고위 관계자 13명이 사망했다. 이란은 이스라엘의 소행으로 보고 수차례 보복하겠다고 밝혔다. 그간 이스라엘은 이에 대한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다.

지난 1일 미사일 공격을 받아 부서진 시리아 다마스쿠스의 이란 영사관 건물. 신화통신=연합뉴스

지난 1일 미사일 공격을 받아 부서진 시리아 다마스쿠스의 이란 영사관 건물. 신화통신=연합뉴스

그러나 4일 네타냐후 총리는 이란의 보복 위협에도 물러서지 않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그는 전시 각료 회의에서 "우리를 해치거나 해치려는 세력을 우리가 해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이란이 무력 보복에 나설 경우 이스라엘·미국과 이란이 직접 충돌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다. 중동 내 긴장이 고조되면서 국제 유가는 지난해 10월 이후 5개월여 만에 배럴당 90달러선을 돌파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4일 브렌트유는 전날보다 배럴당 1.3달러(1.5%) 오른 90.65달러로 거래를 마쳤고,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1.16달러(1.4%) 상승한 86.59달러를 기록했다.

다만, 이란의 두 소식통은 로이터통신에 "테헤란의 대응이 확전을 피하기 위해 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스라엘 소식통도 현지 언론에 "양측 모두 전면전으로 이어질 수 있는 확전을 원하지 않는 것 같다"고 했다.

유엔 인권이사회, "이스라엘에 무기 판매 중단" 결의안 채택  

하마스 전쟁 이후 이스라엘을 전폭적인 지원을 계속했던 미국도 이스라엘을 향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날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국가안보소통보좌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이 네타냐후 총리와의 전화 통화에서 민간인 피해와 인도주의적 고통, 구호 활동가들의 안전을 해결할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일련의 조치를 발표하고 실행할 것을 촉구했다"고 밝혔다.

조 바이든 대통령(왼쪽)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AP=연합뉴스

조 바이든 대통령(왼쪽)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AP=연합뉴스

그러면서 "바이든 대통령은 '가자지구에 대한 미국의 정책은 이와 관련한 이스라엘의 즉각적인 행동을 평가한 뒤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사실상 이스라엘의 행동에 따라 미국의 전폭 지지 입장을 바꿀 수 있다고 경고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지난 1일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군의 오폭으로 미국인을 포함한 국제구호단체 월드센트럴키친(WCK)의 직원 7명이 숨지는 일이 발생했다. 이와 관련 바이든 대통령은 네타냐후 총리와의 통화에서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강하게 규탄했다고 커비 보좌관은 덧붙였다.

이스라엘군은 가자 구호트럭 오폭 사건과 관련 5일 당시 공습을 명령한 대령과 소령 등 장교 2명을 해임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오폭 당시 군은 (현장 군인들이) 하마스 무장 대원들을 겨냥한 것으로 오인했다"며 "자체 교전 규칙을 위반한 사실과 일련의 중대 실수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또 당시의 상황에 대해 "사망한 구호 활동가 7명은 3대의 차량 사이에서 목숨을 걸고 도망치던 중 4분 동안 3차례에 걸친 드론 공습으로 사망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국제구호단체 WCK는 이번 오폭 사건에 대해 독립적인 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가디언에 따르면 WCK는 성명을 통해 "독립적인 수사만이 사건의 진실을 규명할 유일한 방법"이라며 사망자들의 국가인 미국·영국·호주·캐나다·폴란드를 향해 독립적인 조사를 요구하는 데 동참해달라고 요청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이스라엘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판이 커지는 가운데 유엔 인권이사회는 5일 세계 각국에 이스라엘에 대한 무기 판매를 중단하라는 결의를 채택했다. AP통신에 따르면 47개 회원국으로 구성된 인권이사회는 이 결의안을 표결에 부쳐 찬성 28표, 반대 6표, 기권 13표로 통과시켰다.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정치적 의미가 크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은 이날 한 라디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은 전쟁을 빨리 끝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들은 승리가 필요한데 그건 시간이 오래 걸린다"며 "이 문제(전쟁)를 끝내고 다시 정상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앞서 이스라엘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도 이스라엘을 향해 "전쟁을 끝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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