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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마저 비상경영 선언…병동 60개 중 10개 폐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의과대학·대학병원 교수들이 외래 진료와 수술을 줄이기로 한 지난 1일 오전 서울 한 대학병원에서 환자와 내원객들이 진료를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의과대학·대학병원 교수들이 외래 진료와 수술을 줄이기로 한 지난 1일 오전 서울 한 대학병원에서 환자와 내원객들이 진료를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전공의 이탈로 대형병원들이 경영난을 호소하는 가운데 서울대병원이 2일 ‘비상경영 체제’ 전환을 선언했다.

이날 김영태 서울대병원장은 ‘서울대병원 그룹 교직원 여러분께’라는 공지 글을 통해 내부 구성원들에게 비상경영 체제 전환을 알렸다. 김 원장은 “전공의 진료 공백으로 인한 비상진료체계 하에서 환자 안전을 위해 노력해주는 교직원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 드린다”며 “우리 병원을 포함한 수련병원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은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서울대병원 그룹은 부득이 비상경영 체제로의 전환을 결정했다”며 “올해 배정된 예산을 원점에서 재검토해 비상진료체계는 절대 무너지지 않도록 유지하고 최대한 효율적으로 집행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조금 불편하더라도 환자의 안전을 위해 교직원 여러분들께서 널리 이해해주길 바란다. 서울대병원이 대한민국 필수의료의 중심으로서 역할을 계속해나갈 수 있도록 이해와 협조를 부탁드린다”라고도 덧붙였다.

전공의들의 이탈로 진료와 수술이 평상시 대비 크게 축소되면서 서울의 주요 대형병원들은 하루 최대 10억원가량 적자가 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대병원의 경우 지난달 말 병동 운용 효율화를 위해 전체 60여개 병동 중 10여개 병동을 폐쇄했다. 간호사 등 병원 직원들로부터 무급휴가 신청도 받고 있다. 지난 2월에는 기존 500억원 규모였던 마이너스 통장 한도를 2배로 늘려 1000억원 규모로 만들기도 했다. 서울대병원 관계자는 “자금 관리 차원에서 선제적으로 대응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지역 전공의 수련병원 노동조합 대표자들이 지난 1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 앞에서 '진료거부사태 장기화에 따른 입장 발표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손팻말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지역 전공의 수련병원 노동조합 대표자들이 지난 1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 앞에서 '진료거부사태 장기화에 따른 입장 발표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손팻말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전공의 공백이 장기화되면서 병원마다 비상경영 체제 돌입이 잇따르고 있다. 서울 내 주요 대형병원인 이른바 ‘빅5’ 병원 가운데 연세의료원(세브란스병원 등)과 서울아산병원은 이미 지난달 15일 비상경영 체제에 들어갔다.

간호사 등 병원 노동자 일각에서는 경영상 어려움이 노동자들에게 전가되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서울지역 전공의 수련병원 노동조합 대표자들은 전날(1일)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비상경영’이라는 이름으로 병동 폐쇄와 함께 수백 명의 보건의료 노동자들이 무급휴가로 내몰리며 일방적인 임금삭감을 강요받고 있다”며 조속한 사태 해결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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