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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하면 더 후진놈이 지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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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이 1일 부산 남구에 출마한 박수영 후보와 함께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이 1일 부산 남구에 출마한 박수영 후보와 함께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일 “우리 정부가 여러분 눈높이에 부족한 것이 있지만 그 책임이 저에게 있진 않지 않으냐”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 오후 부산 해운대구 지원 유세에서 “제가 여러분이 부족하다고 말씀하시면 (비대위원장직을 맡은) 97일 동안 어떻게든 바꾸지 않았느냐. 저는 큰 상처를 입어도 바꿔야 한다면 바꿨다”며 이렇게 말했다. 의대 정원 2000명 증원 규모 조정을 적극 요구한 본인 역할을 강조하면서 윤석열 대통령과 거리를 둔 것이다.

한 위원장은 이어 “저는 억울하다. 정치를 시작한 지 100일도 채 안 된 저에게 기회를 주신 적이 없기 때문”이라며 “제가 이렇게 사라지게 두실 거냐. 저를 일하게 해 달라”고 말했다. 부산진구 유세에서는 “정부·여당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게 있다면 말해 달라. 제가 책임지고, 목숨 걸고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억울하다. 기회를 달라”는 말이 이날 부산·창원 유세의 핵심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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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한 위원장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 부산 10개 선거구와 경남 6개 선거구를 돌았다. 가는 곳마다 1992년 롯데의 프로야구 마지막 우승 주역인 투수 염종석을 언급했다. 부산시 영도구 유세에서 “염종석 선수는 혼신의 힘을 다해 롯데를 우승으로 이끌었지만, 다 소진된 탓에 1992년 같은 기량을 다시 이뤄내지 못했다”며 “저는 염종석처럼 올 한 해 다 소진돼도 상관없다”고 했다.

‘이조(이재명·조국) 심판론’도 이어갔다. 한 위원장은 해운대구 유세에서 “이재명·조국 대표가 정치하고, 유권자에게 표를 달라고 하는 건 자기가 감옥에 안 가기 위한 것”이라며 “그런 범죄자를 혼탁한 정치판에서 치워버리겠다”고 말했다. 그는 부산을 배경으로 한 영화 ‘범죄와의 전쟁’을 거론하며 “‘깡패들 싸움에도 명분이 필요하다’는 대사가 나오는데, 이재명·조국 대표는 명분 없이 자기가 죄짓고 처벌받으니 대한민국에 복수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경남 김해 유세에선 “정치에 실망 많이 한 것 안다. 정치에 관심 없는 분들, 어차피 정치 후진 사람들이 하는 거니 난 관심 없다고 생각할 수 있을 텐데 그러면 안 된다”며 “그러면 더 후진 놈들이 여러분들을 지배할 거다. 더 후진 놈들이 거들먹거릴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 위원장은 “부가가치세 간이과세자 적용 기준을 연매출 8000만원에서 2억원으로 상향하겠다”며 “21대 국회에서 관련법을 처리할 것을 이재명 대표에게 제안한다”고 했다. 이 밖에도 ▶코로나 손실보상지원금 환수 유예 및 장기분납 ▶고용보험 임의가입을 통한 자영업자 육아휴직급여 지급도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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