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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편법 대출·황당 궤변…양문석 후보 의원 자격 있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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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더불어민주당 양문석 안산갑 후보는 20대 대학생 딸을 개인사업자로 둔갑시켜 11억 원을 대출받아 서초구 아파트 구입비에 보탰다. 3월 29일 오후 경기 안산시 상록구에 위치한 양 후보의 선거사무소 전경. [뉴스1]

더불어민주당 양문석 안산갑 후보는 20대 대학생 딸을 개인사업자로 둔갑시켜 11억 원을 대출받아 서초구 아파트 구입비에 보탰다. 3월 29일 오후 경기 안산시 상록구에 위치한 양 후보의 선거사무소 전경. [뉴스1]

대학생을 자영업자로 둔갑시켜 사기 논란

공영운 후보, 아들 증여·딸 취업도 도마에

경기 안산갑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양문석 후보의 장녀 ‘불법 대출’ 논란이 일파만파다. 양 후보는 2020년 11월 31억원짜리 서울 잠원동 아파트를 샀는데, 당시엔 시가 15억원 이상의 아파트는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을 받을 수 없었다. 양 후보는 2021년 4월 대구시 수성새마을금고에서 대학생 장녀 명의로 11억원을 대출받아 구입비를 충당했다. 문제는 장녀가 받은 대출이 일반 주택담보대출이 아니라 사업자 대출이었다는 점이다. 대학생을 자영업자로 둔갑시킨 뒤 11억원을 대출받은 것이다.

일반 주담대는 원금과 이자를 함께 갚아야 하지만, 사업자 대출은 먼저 이자만 내면 되는 만기 일시상환 방식이다. 소상공인의 사업 지원이 목적이라서 혜택을 준 것이다. 현재 양 후보가 산 잠원동 아파트 시세는 10억원가량 올랐다고 한다. 부당하게 사업자 대출의 특혜를 이용해 이자만 내는 동안 10억원의 시세차익을 남겼다. 법조계에선 양 후보가 아파트 매매를 위해 사업자 대출을 받았다면 ‘사기죄’ 성립이 가능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대출 과정에서 서류조작이 있었다면 문서위조 혐의 적용도 가능하다. 설령 새마을금고 측과 공모한 대출이어도 양 후보의 혐의는 가벼워지지 않는다.

그런데도 양 후보는 30일 “우리 가족 대출로 사기를 당한 피해자가 있냐”는 황당한 궤변을 늘어놨다. 그런 논리라면 음주운전을 해도 사고만 안 내면 범죄가 아니고, 남한테 피해만 안 주면 마약에 손대도 괜찮은 것인가. 공인의 입에서 나왔다고는 믿기 힘든 망언이다.

경기 화성을에 출마한 민주당 공영운 후보의 아들 부동산 증여도 영 석연찮다. 공 후보는 2017년 6월 서울 성수동 부동산을 11억여원에 샀다. 넉 달 뒤 현대차그룹 소속 현대제철이 성수동 부동산에 큰 호재가 되는 발표를 했다. 당시 공 후보는 현대차 부사장이었다. 내부자 정보를 활용한 투기라는 의혹이 나오는 이유다. 현재 그 땅은 시세가 30억여원이다. 2021년 4월 공 후보는 공군 병장인 22세 아들에게 그 땅을 물려줬다. 그런데 바로 다음 날 성수동에 실거주하지 않을 집을 증여로 넘기는 것을 금지하는 규제가 시행됐다. 공 후보는 규제 시행을 몰랐다고 하지만 이게 정말 우연일까. 또 공 후보자가 현대차 사장 시절 딸이 현대차그룹의 주요 계열사인 현대글로비스에 취업한 사실도 드러났다. 공채 입사였다곤 하지만 일각에선 특혜 취업 의혹을 제기한다.

민주당은 최근 세종갑의 이영선 후보가 37억원대 갭투기를 했다는 사실이 드러나자 곧바로 공천을 취소했다. 그런데 이번 논란에는 이재명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가 “해당 후보가 대응할 것”이라며 모르쇠로 일관한다. 깔아뭉개도 어차피 당선된다는 배짱인가. 유권자들은 민주당의 판단을 예의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