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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17세까지 월 20만원”…유튜브를 ‘공약 확성기’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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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27일 부산시선거관리위원회에서 직원이 선거벽보를 점검하고 있다. [뉴스1]

27일 부산시선거관리위원회에서 직원이 선거벽보를 점검하고 있다. [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4·10 총선 공식 선거운동 돌입을 하루 앞둔 27일 중원의 험지로 꼽히는 충북으로 향해 정권 심판론의 수위를 한껏 끌어올렸다. “충주의 사위”라며 지역적 인연을 부각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충주를 찾아 민주당 주도 비례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 지도부와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합동회의를 열고 “지난 2년 국민은 윤석열 정권에 충분한 시간과 기회를 주고, 기다릴 만큼 기다렸고 참을 만큼 참았지만, 돌아온 것은 민생경제 몰락과 민주주의 파괴, 미래 실종, 평화의 위기뿐”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청주 기자회견에선 “4월 10일은 역사적인 분기점이다. 국민이 승리하는 심판의 날이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재외국민 투표 첫날인 이날 중국 베이징 재외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투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재외국민 투표 첫날인 이날 중국 베이징 재외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투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대표는 일정마다 처가가 충주라는 점을 언급하며 표심 파고들기를 시도했다. 충주시 산척면은 이 대표 장인이 고향이다. 아슬아슬한 발언도 이어갔다. 충주 유세에서 “배현진 의원이 돌멩이로 맞은 사건은 폴리스라인을 치며 과학 수사하고 ‘난리 뽕짝’을 했다. 그런데 야당 당수가 목에 칼이 찔려 피를 흘렸을 때는 혈흔을 1시간도 안 돼 물청소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을 겨냥해서는 “반(反)국민 세력”이라며 “물리적 내전 상태는 나라가 망한 것이고, 심리적 내전 상태는 망하기 직전인데, 지금이 바로 그런 때”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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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생 기본소득’ 공약도 내놨다. 이 대표는 “8세까지 지급되는 아동수당을 확대해 8~17세에 자녀 1인당 20만원을 지급하고, 0세부터 18세까지 매월 10만원씩 펀드 계좌로 지급하겠다”고 공약했다. 또 국립대와 전문대 등록금은 전액 무상, 4년제 사립대는 반값 등록금을 실현하겠다고 했다. 재원 마련 방안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없었다.

같은 날 중앙선거관리위원회 CCTV 통합관제센터에서 직원들이 우편투표함 보관장소를 점검하고 있다. [뉴시스]

같은 날 중앙선거관리위원회 CCTV 통합관제센터에서 직원들이 우편투표함 보관장소를 점검하고 있다. [뉴시스]

이 대표는 선거 과정에서 유튜브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다른 정치인과 달리 차를 타고 이동하는 과정까지 실시간으로 보여준다. 선거 운동복이 여러 벌 걸려 있는 뒷좌석을 보여주는가 하면, 상의를 갈아입는 장면도 거리낌 없이 공개한다. 야권 관계자는 “리얼한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자는 것”이라며 “유권자에게 가깝게 다가가기 위해 이 대표가 직접 제안한 방식”이라고 전했다. 유튜브 채널 ‘이재명’ 구독자는 27일 오후 기준 92만 명이다. 다른 진보 유튜브 채널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지난 26일에는 방송인 김어준씨, 장윤선 전 오마이뉴스 기자의 유튜브 채널에 잇따라 등장했다.

그런데 이 대표의 유튜브 활동이 부메랑이 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의붓아버지’ 발언은 “재혼 가정에 상처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김어준씨 유튜브에서는 “(한국이) 자칫 아르헨티나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가 “아르헨티나는 좌파 정권의 연속된 포퓰리즘 퍼주기로 아홉 번의 디폴트(채무불이행)를 겪었던 나라”(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라는 반박에 직면했다.

야권 관계자는 “지지층의 반응이 실시간으로 쏟아지기 때문에 열광을 끌어내기 위해 이 대표의 발언 수위가 높아지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수도권 지역 후보는 “우세론을 이어가려면 남은 기간 당 전체가 몸을 낮춰야 하는데 실언이 찬물을 끼얹을까 봐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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