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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범죄 변호 이어 갭투자 의혹…민변 출신 야당 후보 또 논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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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앞줄 가운데)가 24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서 이 지역 출마 후보들과 함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앞줄 가운데)가 24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서 이 지역 출마 후보들과 함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4·10 총선을 목전에 두고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출신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이 각종 논란의 대상이 됐다.

민주당은 23일 세종갑 후보인 이영선 변호사의 공천을 취소했다. 강민석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은 24일 “이 변호사가 다수 주택을 보유하고 ‘갭 투기’를 한 의혹에도 재산 보유 현황을 허위로 제시해 공천 업무를 방해했다”고 밝혔다. 세종갑은 류제화 국민의힘 후보와 김종민 새로운미래 후보의 2파전으로 치러진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 변호사는 아파트 4채, 오피스텔 6채, 상가 1채, 임차권 1건 등 38억287만원 규모의 부동산을 소유했다. 이 변호사는 세종 지역 아파트 1채는 본인 명의로 소유하고 고양 일산서구(1채), 인천 서구(2채) 아파트는 배우자와 공동 소유했다. 오피스텔은 경기 화성·수원·구리에 4채, 대구 달서구와 대전 유성구에 1채씩이었다. 이 변호사 부부의 채무 역시 대출 6건, 임차보증금과 월세보증금 10건 등 37억6893만원에 달했다. 야권 관계자는 “대출로 부동산을 매입하고, 보증금을 다시 부동산에 재투자하는 전형적인 갭 투자”라고 했다. 이 후보는 민변 소속으로 대전시 전세사기 피해자 대책위원회 자문변호사로 활동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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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24일 서울 송파구 유세 현장에서 “이 후보는 당과 국민에 용서받지 못할 죄를 지었다”며 “팔 하나를 떼어내는 심정으로 무공천하고 제명했다”고 말했다. 같은 날 세종시의 이 변호사 사무실 앞에서 만난 시민들은 “어이가 없다. 유권자를 무시하지 않고는 어떻게 이런 후보를 공천할 수 있느냐”고 화를 냈다.

서울 강북을 후보로 공천됐다가 22일 자진 사퇴한 조수진 변호사도 민변 소속이다. 그는 자신을 민변 출신 인권변호사로 소개했지만 정작 변호 방식은 인권과 동떨어져 논란을 자초했다. 지난해 초등학교 여아를 성폭행해 징역 10년형을 받은 체육관장을 변호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 재판에서 그는 “다른 성관계를 통해 성병에 걸릴 수 있다”며 여아의 아버지가 가해자일 가능성을 언급했다. 10세 아동의 성 착취물을 제작한 남성의 사건 변호를 맡아 집행유예 판결을 끌어낸 것을 개인 블로그에 홍보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여러 민변 후보가 도마 위에 올랐다. 서울 서대문갑의 김동아 후보는 당초 공천 심사에서 탈락했지만, 당 전략공관위 결정으로 최종 후보 3인에 포함된 후 11일 공천이 확정됐다. 당내에선 “친명횡재에 이은 대장동 대박”이라는 뒷말이 돌았다. 김 후보는 이 대표 최측근인 정진상 전 당대표 정무조정실장의 대장동 의혹 변호를 맡았다. 그는 민변에서 민생경제위원으로 활동했다.

민주당이 주도하는 비례위성정당 더불어민주연합(민주연합)에서 비례대표 후보 17번을 받은 이주희 변호사는 최근까지 민변 사무차장이었다. 민변 임원인 이 변호사가 사임 직후 민주연합으로 직행하자 야권에서도 “내로남불”이라는 비판이 일었다. 민변은 그간 양당이 주도하는 위성정당을 “정당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위헌”이라고 비판해왔다.

야권 관계자는 “이미지에 흠집이 난 민변이 최근 출신 후보의 자질 시비까지 더해져 시민단체로서의 자격을 사실상 상실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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