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4·10 총선 격전지를 가다] 민주당 '싹쓸이 표밭' 수원…국민의힘 "쉬운 싸움 아니다"

중앙선데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881호 05면

[SPECIAL REPORT] 4·10 총선 격전지를 가다 ③ 수인선 벨트   

제22대 총선 경기 수원정 지역구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김준혁 후보가 유권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제22대 총선 경기 수원정 지역구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김준혁 후보가 유권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당은 그쪽인데 사람이 누군지 모르겠고, 사람은 알겠는데 당이 하필.”

수원시 영통구 원천동(수원정)에서 20여년 간 분식집 장사를 해온 정주미(53)씨는 “이번만큼 고민되는 선거가 없다”며 이렇게 말했다. 오랫동안 민주당을 지지해왔다는 그가 민주당 후보인 김준혁 한신대 교수는 잘 몰라서다. 여기서 3선 한 박광온 의원을 경선에서 이겼다지만, 널리 알려진 인물은 아니다. 반면 국민의힘 후보인 이수정 경기대 교수는 친숙하다. 그는 “평소에 TV에서 많이 본 분이기도 하고 여성 대상 범죄에 많은 관심을 가져서 굉장히 호감이었는데 이렇게 정치에 깊숙이 진출했는지 몰랐다”며 “왜 하필 그쪽 당으로 가서”라고 했다.

‘수인선’의 출발지인 수원은 경기도 행정경제의 중심지다. 토박이 비율도 높다. 과거엔 국민의힘 계열 정당이 우위였으나 20·21대 총선에선 민주당이 싹쓸이했다. 국민의힘은 고위공직자, 영입 인사를 투입해 탈환에 나섰고, 민주당은 친명 인사로 물갈이해 맞서고 있다.

제22대 총선 경기 수원정 지역구에 출마한 국민의힘 이수정 후보가 유권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제22대 총선 경기 수원정 지역구에 출마한 국민의힘 이수정 후보가 유권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접전을 벌이는 수원정의 김준혁·이수정 후보 간 대결도 그중 하나다. 범죄심리학자로 이름난 이 후보는 일찌감치 전략공천된 국민의힘 영입인재 1호이다. ‘정조 전문가’로 알려진 김 후보는 대표적 친명 주자이다.

인지도 면에선 이 후보가 앞선 듯했다. 지난 12일 영통1동 황골주공아파트 장터에서 이 후보를 향해 50·60대 여성들이 연달아 악수를 청했다. “TV에서 봐서 알아요. 팬”이라는 이도 있었다. 하지만 비판적 목소리도 있었다. 이연경(54·원천동)씨는 “TV에 나올 때까지만 해도 좋은 이미지였는데 정치를 시작하면서 호감도가 떨어졌다”고 했다. 이 후보는 “20여 년 동안 친절하게 맞아주던 상인 중 몇몇 분은 후보 등록 후엔 데면데면하더라”며 “민주당 지지세가 이렇게 강한 험지인 줄 몰랐다. 쉬운 싸움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지난 12일 오후 2시 김준혁 후보가 매탄삼성1차아파트 장터에서 유세를 시작했다. 수원 토박이라는 그에게 몇몇 상인들은 “장날마다 오는 분, 민주당 이기게 도와 달라”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그러나 50대 최창진씨는 “처음 보는 사람”이라며 “박광온 의원이 떨어질 거라고 생각도 못 했다”고 했다. 순대 가게를 하는 60대 유근석씨는 “나도 그렇고 주변에 박 의원이 떨어져서 투표하기 싫다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박 의원을 응원하는 분들이 많은 걸 알고 있다”며 “민주당 수원정 후보로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픽=남미가 기자 nam.miga@joongang.co.kr

그래픽=남미가 기자 nam.miga@joongang.co.kr

수원은 곳곳에서 ‘백병전’ 양상이 펼쳐진 듯했다. 수원갑에선 김승원 민주당 의원과 국민의힘 김현준 전 국세청장이 수성고(수원) 매치를 펼친다. 회사원 이승형(43)씨는 “원래 민주당 강세 지역인데 영통·광교 등에서 조금씩 분위기가 바뀌는 것 같다”며 “그래도 김승원 의원이 이곳 토박이”라고 말했다. 반면 회사원 정영우(38)씨는 “공약 하나도 안 지킨 민주당보다 이번엔 여당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고 전했다.

그래픽=남미가 기자 nam.miga@joongang.co.kr

그래픽=남미가 기자 nam.miga@joongang.co.kr

대형 교회가 있는 수원병은 2010년 이전까지 보수 성향이 강했던 곳이지만 매교동·인계동 등 구도심이 재개발로 인구가 줄면서 보수세가 약해졌다. 부동산업자 유모(61)씨는 “이전 (국민의힘 계열 후보인) 김용남이 남경필 전 의원과 척지는 등 논란이 많아서 떨어진 것”이라며 “새로 들어선 신축아파트 중 비싼 곳은 분양권 호가가 10억원이 넘었다. 모르긴 몰라도 민주당 강세는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화성은 전국 기초단체 중 공장이 많은 곳 중 하나로 젊은 인구가 많다. 특히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출마한 화성을은 평균연령이 34세다. 과거 보수세가 강했으나 최근엔 민주당이 강세다. 젊은 층에선 이 대표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 동탄에 사는 정모(33)씨는 “아내는 이 대표를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나는 양당 체제에 균열을 내겠다는 의지만으로 충분히 가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에서 탈당한 이원욱 의원이 개혁신당 후보로 나서는 화성정에선 “이 의원이 이 대표처럼 가능성 있는 젊은이를 밀어주는 걸 보고 호감이 생겼다”(정재민·41·회사원)는 목소리도 나왔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