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 임금, 정규직의 '절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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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비정규직 근로자의 임금 및 근로조건이 갈수록 열악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노동사회연구소 김유선 부소장은 4일 '비정규직 규모와 실태'보고서를 통해 올해 비정규직의 월평균 임금은 정규직의 51% 수준인 1백3만원으로 지난해(52.7%)보다 격차가 1.7%포인트 더 벌어졌다고 밝혔다.

비정규직의 월평균 임금은 지난해보다 6.9% 올랐지만 정규직의 임금 상승률이 10.6%여서 격차가 커진 것이다. 시간당 임금수준도 정규직의 51.1%에서 48.6%로 감소했다.

근로시간은 정규직이 주당 41.8시간으로 지난해보다 2.2시간 단축된 반면, 비정규직은 45.5시간에서 44.1시간으로 1.4시간 줄어드는 데 그쳤다.

국민연금.건강보험.고용보험 가입률도 정규직은 항목별로 79.5~96.6%인 데 비해 비정규직은 26~26.4%에 불과했다. 퇴직금.상여금.시간 외 수당을 받는 비정규직은 20%도 안됐다. 이에 따라 비정규직의 상당수가 저임금계층에 속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상용직 평균 임금의 3분의 2(월 평균 1백20만원) 이하를 저임금계층으로 잡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기준을 적용할 경우 비정규직은 10명 중 7명꼴로 저임금 계층인 셈이다. 정규직은 5명 중 1명이 저임금 계층으로 나타났다.

또 법정 최저임금(시간당 2천5백10원)도 받지 못하는 근로자 92만명 가운데는 비정규직이 95.9%나 됐다.

한편 비정규직의 규모는 7백84만2천여명으로 전체 임금 근로자의 55.4%로 지난해와 별 차이가 없었다. 비정규직에는 임시.일용직, 파트타임, 파견.용역, 가내근로, 특수고용직 등이 포함된다.

다만, 임시.일용직 등을 비정규직에서 제외하는 노동부의 통계방식을 따를 경우 비정규직은 전체 임금 근로자의 32.8%인 4백65만명이 된다.

김기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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