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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미국 대선에 개입하지 않을 것…과거에도 한 적 없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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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러시아 모스크바 크렘린궁 앞에 러시아 경찰이 순찰하는 모습. AFP=연합뉴스

지난달 러시아 모스크바 크렘린궁 앞에 러시아 경찰이 순찰하는 모습. AFP=연합뉴스

러시아 크렘린궁이 “올해 미국 대통령 선거에 개입하지 않을 것이며, 과거에도 미 대선에 간섭한 적이 없다”고 언급했다. 그동안 미국에선 러시아가 과거 미 대선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왔다. 최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차기 미국 대통령으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보다 조 바이든 현 대통령을 더 선호한다는 이례적인 발언을 하기도 했다.

“러시아·미국 관계, 이보다 나빴던 적 없다”  

6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한 학생 대상 강연에서 “미국 선거에 개입할 생각이 없다”며 “우리는 누구에게도 어떻게 살라고 지시하지 않지만, 다른 사람들이 우리에게 지시하는 것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달 말 러시아 대선에 개입하려는 외국의 어떤 시도도 막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푸틴 대통령의 승리가 확실시되는 러시아 대선에 대한 서방의 비판에도 신경 쓰지 않는다고 했다.

앞서 2019년 미국 특별검사 로버트 뮬러는 보고서를 통해 러시아는 2016년 미 대선에 ‘전방위적이고 체계적인 방식’으로 개입했다고 지적한 적이 있다. 미 정보기관은 2020년에도 러시아가 미 대선에 간섭한 것으로 보고 있다.

2021년에는 푸틴 대통령이 조 바이든 당시 후보를 깎아내리고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통령을 지지하는 동시에 대중의 신뢰를 훼손하려는 작전을 승인했다는 미 정보기관의 보고서가 나오기도 했다. 지난해에도 미국은 러시아가 스파이 등을 활용해 전 세계 민주 선거의 진실성에 대한 대중의 신뢰를 약화시키고 있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날 페스코프 대변인은 “러시아와 미국 양국 관계가 이보다 더 나빴던 적은 없었을 것”이라며 “미국은 우리를 상대로 싸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가 미국을 적으로 보지 않으며, 두 세계 최대 핵보유국이 세계 안보를 보장해야 할 특별한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이 지난 1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마하마트 이드리스 데비 차드 과도군사위원회 의장 간 회담에 참석한 모습. AFP=연합뉴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이 지난 1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마하마트 이드리스 데비 차드 과도군사위원회 의장 간 회담에 참석한 모습. AFP=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페스코프 대변인은 미국 탱크가 러시아군에 의해 파괴되고 있으며, 미국 항공기가 우크라이나로 보내진다면 같은 운명을 겪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푸틴 대통령이 “서방이 우크라이나에 파병하면 핵전쟁을 일으킬 위험이 있다”고 발언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서방 국가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강한 경제 제재를 가하는 중이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제재는 우리를 해칠 수 없다”며 “오히려 경제와 사회의 내부 동원을 유발했다”고 했다. 이어 “지난해 러시아 경제성장률이 3.6%를 기록한 것은 제재가 실패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러시아의 미래가 어떻게 될 것인지’를 묻는 말에 페스코프 대변인은 “지정학적 지각판이 움직이고 있기 때문에 쉽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나 그는 “러시아는 여전히 세계에 열려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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