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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현역횡재, 민주당 비명횡사…개딸과 이 숫자가 갈랐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현역 횡재와 비명 횡사.

4ㆍ10 총선을 앞둔 여야의 공천 장면을 상징하는 말이다. 현역이 확연한 강세인 국민의힘과 이재명계가 아니면 살아남기 힘든 더불어민주당의 양태가 이런 말을 낳았다.

25일 발표된 국민의힘 1차 경선 결과 5명 현역 의원 전원이 경쟁자를 눌렀다. 특히, 정우택(충북 청주상당, 5선)ㆍ이종배(충북 충주, 3선)ㆍ박덕흠(충북 보은-옥천-영동-괴산, 3선) 의원은 동일 지역구에서 3선 이상이면 경선 득표율에서 15%를 빼는 불이익을 안고도 이겼다. 이들 중 한 명은 현역의원 평가 하위 30%에 해당해 20%의 감점까지 더해져 -35%의 페널티를 안고도 경선을 통과했다. 감산이 유명무실한 게 아니냐는 지적에 장동혁 사무총장은 26일 “감산에도 신인이 현역을 못 이기면 본선 경쟁력을 어떻게 담보하겠느냐”고 반박했다.

정근영 디자이너

정근영 디자이너

민주당도 하위 10~20% 의원은 경선 득표수의 20%를, 최하위 10%는 30%를 빼는 시스템을 마련했다. 그런데 하위 평가 통보를 받는 족족 탈당하거나 “공정하지 않다”며 거세게 반발하는 중이다. 공천관리위원회로부터 하위 20%를 통보받은 김영주 국회부의장은 “반명으로 낙인찍고 떨어뜨리기 위한 명분”이라며 탈당을 선언했고, 23일 하위 10%에 포함됐다는 통보를 받은 설훈 의원도 26일 탈당을 시사했다. 하위 10%에 해당한 박용진 의원은 재심을 기각당한 뒤 “당의 민주적 절차가 훼손되고 있다”고 반발했다.

설훈 더불어민주당 의원. 뉴스1

설훈 더불어민주당 의원. 뉴스1

여야의 이런 극명한 차이는 서로 다른 당원 구조에서 비롯된다.

국민의힘 책임 당원은 이른바 ‘색’이 엷다. 2022년 대선과 2023년 전당대회를 거치며 친윤 성향의 당원이 늘었다곤 해도, 집권 3년 이상 남은 윤석열 대통령에 대놓고 맞설 ‘비윤’ 자체가 드물다. 그나마 소수인 비윤 당원들도 이준석 대표의 개혁신당 쪽으로 이탈했다는 게 여권의 평가다. 게다가 영남과 강원, 강남3구(책임당원 50%ㆍ여론조사50%)를 제외한 지역에선 여론조사 비중(80%)이 책임당원(20%) 비중을 크게 앞서도록 설계하면서 인지도가 승패의 핵심 요인이 됐다. 결과적으로 현역 컷오프는 7명으로 제한하고 하위 평가 감점으로 교체율을 높이겠다는 공관위의 시스템 공천 구상이 기득권 공천의 부작용을 낳고 있는 셈이다.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잡음 없는 진행을 ‘감동이 없다’고 ‘억까’(억지로 까는 것)하는 분도 있는데, 이런 조용한 공천은 유례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영남의 한 재선 의원은 “현역과 정치 신인이 경선을 붙으면 조직력과 인지도에서 앞서는 현역이 최소 2배 이상 차이 나는 게 당연하다”며 “컷오프가 아니고선 득표율 기준으로 가산점ㆍ감점을 적용해선 현역이 겁낼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26일 여의도 당사에 출근하던 중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26일 여의도 당사에 출근하던 중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당 상황은 180도 다르다. 민주당은 지역을 막론하고 권리당원과 일반 여론조사가 50%씩 반영된다. 특히, 지난 대선과 이재명 대표 체제를 출범시킨 전당대회를 거치면서 이른바 ‘개딸’로 불리는 강성 지지층 위주로 권리당원의 주류가 바뀌었다. 이들은 지난해 9월, 이 대표 체포동의안 국회 본회의 표결 때 찬성표를 던진 비명계 의원 색출에 앞장서는 등 실력 행사도 마다치 않는다. 공천 국면에선 원외 친명 그룹인 더민주혁신회의가 목소리를 내는 등 친명계 후보에게 몰표를 던지다시피 하고 있다.

이 때문에 비명계 의원들이 일반 여론조사에서 만회하더라도 하위 평가로 감점을 받으면 열세를 극복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21일 발표된 1차 경선에서 비명계로 분류되는 조오섭(광주 북갑)ㆍ이형석(광주 북을)ㆍ윤영덕(광주 동-남갑)ㆍ송재호(제주 제주갑) 의원이 친명계 후보들에 밀려 고배를 마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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