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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교수들 “의협, 의료계 의견 충분히 반영 못해”…의협, 대표성 논란 일자 “우리가 협상 당사자” 반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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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26일 경기도 의정부성모병원 응급실에서 전공의를 대신해 교수와 간호사가 응급환자를 문진하고 있다. 연합뉴스

26일 경기도 의정부성모병원 응급실에서 전공의를 대신해 교수와 간호사가 응급환자를 문진하고 있다. 연합뉴스

의대 증원 문제로 의사단체와 대립하고 있는 정부가 26일 공식적으로 “의료계에 대화를 제안한다”고 나섰지만, 의사들의 목소리가 하나로 모이지 않고 있다. 개원의 중심의 대한의사협회(의협)와 의대 교수들의 입장에 차이가 있고, 집단행동에 들어간 전공의들은 의협과 교수들에 대한 불신을 내비치고 있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은 이날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정부는 의료 개혁에 대해 의료계와 논의하기를 희망하며, 대화 준비는 충분히 되어 있다는 점을 거듭 말씀드린다”면서 “의료계에서는 전체 의견을 모을 수 있는 대표성 있는 구성원을 제안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박 차관은 “정원을 포함한 모든 의제가 대화의 대상이 된다”고도 했다.

이날 응급실 종합상황판에 대전 지역 한 상급병원 응급진료 상황이 일부 불가로 표기돼 있다. [뉴스1]

이날 응급실 종합상황판에 대전 지역 한 상급병원 응급진료 상황이 일부 불가로 표기돼 있다. [뉴스1]

박 차관의 발언에 의협은 강하게 반발했다.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주수호 의협 비대위 언론홍보위원장은 정부와의 협상 당사자는 의협이라고 강조했다. 주 위원장은 “정부가 의협 비대위가 의사의 일부 단체인 것처럼 말하며 장난질 치는데, 그런 식이면 정부와의 대화가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교수협의회뿐 아니라 의대생, 전공의 비대위원장도 의협과 뜻을 함께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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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의대 교수들은 정부와의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서울대 의과대학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이날 오전 전공의들과 모여 의대 증원과 관련한 대응 방향을 논의한 뒤 “정부는 의과대학 교수들과의 소통 채널을 만들고 문제 해결을 위해 정기적으로 만나서 대화하자”는 성명서를 냈다.

같은 날 광주광역시 조선대병원 탈의실에 전공의 옷들이 걸려 있다. [연합뉴스]

같은 날 광주광역시 조선대병원 탈의실에 전공의 옷들이 걸려 있다. [연합뉴스]

성균관대 의대 교수협의회는 소속 교수 201명을 대상으로 의대 증원에 찬성한다는 내용의 설문조사를 최근 공개하기도 했다. 이에 따르면 전체 교수 중 55%인 110명이 찬성했으며 반대는 24.9%인 55명이었다. 확대 인원별로는 350~500명이 가장 많은 지지를 얻었다. 500명이 50명(24.9%)으로 가장 많았고 350명이 42명(20.9%)으로 나왔다.

홍승봉 성균관대 의대 교수협의회장은 26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2000명을 늘리자는 정부와 증원에 원천 반대하는 의협 사이에 간극이 너무 큰데, 답은 그 사이에 있지 않겠느냐”며 “누군가는 중재안을 내야 협상에 실마리를 제공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교수들 의견을 조사했다”고 말했다. 홍 교수는 일단 급한 2025학년도 정원부터 정한 뒤 그 이후 증원 규모에 대해서는 정부·의협뿐 아니라 의대 교수 및 학장단, 간호사·환자단체 등 다양한 의료계 주체가 포함된 협상팀을 꾸려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는 앞서 지난 21일 의대 증원 백지화와 의사 수급 추계기구 설치 등 7개 요구안을 담은 성명을 내고 “일부라도 수용하지 않으면 정부와 대화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류옥하다 전 가톨릭중앙의료원(CMC) 인턴 비대위원장은 “기성 선배님들의 대표기구인 ‘의협’과 ‘교수 비대위’는 저와 동료 전공의를 대표하지 못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권용진 서울대병원 공공진료센터 교수는 “개원의 중심의 의협 비대위로는 의대 교수진·전공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기 어렵다”며 “진료과별·학회별 이해관계가 저마다 다르다. 의료계 스스로 대표성을 갖는 조직을 갖추기 위한 논의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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