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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권 전초전… 지자제 선거/정치(지난주의 뉴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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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6·25」·KAL 격추사건 소 사과 받아/시간쫓긴 국회 예산안 또 졸속 처리
노태우 대통령이 3박4일간의 소련 공식방문을 끝내고 귀국했던 지난주에는 회기 1백일중 70일을 까먹은 정기국회가 국민들의 따가운 눈총속에 폐회됐다.
○한반도 냉전해소 성과
○…노대통령은 우리나라 국가원수로서는 처음으로 소련을 공식 방문한후 17일 오전 귀국했다.
노대통령은 방소 기간중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한반도에서의 냉전종식과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의 평화 및 협력구축을 주요내용으로 하는 「모스크바선언」을 채택했다.
노대통령을 수행했던 최호중 외무장관은 셰바르드나제 소 외무장관과의 별도회담을 통해 『6·25 동란은 일본의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원폭이 투하된 2차대전 직후 냉전의 상황에서 당시 집권층에 의해 이뤄진 것이며 83년 KAL기 격추사건은 자위권의 발동이란 측면도 있으나 무고한 생명이 희생됐다는 점에서 유감이며 가슴아프게 생각한다』는 유감표명을 받아냈다.
소련 정부가 이처럼 6·25와 KAL기 사건에 대해 공식적으로 유감을 표명한 것은 처음이었다.
노대통령은 방소 마지막날인 16일 레닌그라드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방소 성과에 대해 『해방 이후 45년간 지속된 한반도 냉전체제의 해소가 가장 큰 성과이며 지금까지 냉전체제를 구축한 대표국가와 냉전체제의 종식을 합의하고 상호협력체제를 갖추게 된 점은 통일기반 조성에 큰 기여를 하게 될 것』이라고 결산했다.
노대통령은 17일 서울 공항에서 가진 귀국인사에서 『한소 양국 정상은 평화적으로 한반도문제를 해결한다는 원칙 아래서 냉전을 청산하고 평화와 통일을 이루는데 함께 노력키로 다짐했다』며 『이제 새로운 개방과 협력의 물결이 동아시아에도 넘쳐오기 시작했으며 평양으로 가는 길이 열리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밝혀 이번 방소의 궁극적 목표가 한반도문제 해결 및 통일에 있었음을 분명히 했다.
정부는 18일 오전 청와대에서 노대통령 주재로 임시국무회의를 열고 방소 결과에 대한 후속조치를 논의,고르바초프 소 대통령의 방한이 내년 상반기중 이뤄지고 양국 외무부간 정책협의회를 정례적으로 개최하며 경제공동위원회를 구성해 양국간 경제교류를 확대·발전시켜 나가기로 했다.
○추곡수매안등 기습통과
○…제151회 정기국회가 회기 마지막날인 18일 자정 25분을 앞두고 통일벼 4백50만섬 5% 인상,일반벼 4백만섬 10% 인상 내용의 추곡수매 동의안등 19개 안건을 1분만에 기습통과시킨후 폐막됐다.
평민당 의원들이 의장석으로 몰려가 기습통과를 저지시키려는 가운데 이를 막으려는 민자당 의원들과 충돌해 몸싸움을 벌이는 추태를 보였다.
이날 통과된 26조9천7백98억원의 내년도 예산안은 정부가 당초 제출한 27조1천8백25억원에서 2천27억원을 삭감한 규모이지만 내용면에서 주한미군 고용원 인건비 2백40억원을 포함한 국방비 3백60억원 등 3천4백44억6천만원을 삭감한 대신 예결위소속 의원들의 지역구사업이 대부분인 농어촌 구조조정사업등 1천4백17억6천만원을 증액시켜 문제점을 남겼다.
한편 여론의 지탄을 받았던 의원 세비인상은 금년보다 22.8%나 대폭 올려 월평균 5백65만9천원씩을 받게 됐다.
○여야,지방선거체제로
○…이번 국회에서 여야 합의로 광역 및 기초지방자치단체 의원선거법이 통과됨으로써 여야는 내년 3월말 실시예정인 지방의회선거준비를 위한 본격적인 작업에 들어갔다.
민자당은 우선 지방의회 선거구중 73개 선거구가 지역의 교통·생활권 등을 무시한 채 불합리하게 획정됐다는 정부측 지적에 따라 내년 1월24일 소집예정인 임시국회에서 지자제선거법을 평민당측과 협의해 개정키로 했다.
평민당은 21일 지자제선거 및 총선에 대비하기 위해 당 운영을 선거대책체제로 전환키로 하고 당 조직개편을 위한 당규개정 5인소위를 구성했다. 김대중 총재는 22일 기자간담회에서 얼마남지 않은 지자제는 평민당 간판으로 치르겠다고 말했다.<이규진 정치부기자>PN JAD
PD 19901223
PG 05
PQ 03
CK 05
CS B01
BL 1911
GO 지난주의뉴스
GI 이춘성
TI 공공료 인상… 내년 물가 “적신호”/경제(지난주의 뉴스)
TX ◎소주시장 자유화등 묵힌 현안 서둘러 처리
한해를 마감하면서 경제가 안팎으로 어수선하다.
이미 인플레조짐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정부가 공공요금 인상을 단행,『경제안정은 이제 물건너 간 것이 아니냐』는 의문이 커지고 있으며,밖으로는 우루과이라운드(UR) 타결 실패로 한미 통상관계의 불안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주는 나라살림의 근간이 되는 예산안이 예산국회 마감일에야 진통끝에 통과됐으며 내년 경제운용 계획도 모습을 드러냈다. 또 지자제법이 국회에서 우여곡절 끝에 통과됨으로써 경제계에서는 그렇지 않아도 어려운 내년 경제가 선거정국에 휘말려들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커가고 있다.
그런가 하면 우리 경제를 주도적으로 이끌어갈 주요 대기업들은 대대적인 경영진 인사를 단행,대비태세를 갖춤으로써 내년도 경제계에 불어닥칠 「경영역풍」이 심상치 않음을 예고해주고 있다.
○1인 GNP 6천2백불
○…경제기획원이 21일 내놓은 내년도 경제운용계획은 1인당 GNP가 6천2백20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소득 1만달러 시대를 향한 착실한 발판을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았다.
그러나 높아져만 가는 수출장벽으로 성장은 7% 선에서 그치는 한편 86년 이래 4년간 유지해왔던 흑자경제가 올해 20억달러 적자 반전에 이어 내년에는 그 폭이 30억달러로 더욱 커질 것이라고 전망,우리 경제가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음을 예고했다.
여기에 교통요금등 각종 공공요금의 인상이 연말 이후 잇따라 이뤄지게 돼 내년 물가에 대한 암영이 드리워지고 있다.
올해 천신만고끝에 한자리에서 잡은 물가가 내년에는 두자리 상승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진단들이 속속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매출 늘었으나 순익 줄어
○…우울한 소식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올해 부진했던 우리 경제의 실적을 그대로 반영,주요 기업들의 매출은 지난해에 비해 14.6% 늘었으나 순익은 오히려 3.1% 감소했다는 추계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사정으로 인해 제조업체들의 내년도 설비투자계획은 매우 낮은 수준인 것으로 알려져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본격적인 경기 활성화는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여기에 일시적이긴 하지만 서슬퍼런 「사정바람」으로 인해 연말연시 대목을 맞은 선물시장 역시 찬바람이 일고 있어 「경제현장」도처에 시름이 많다.
○더 거세질 미 개방압력
○…지난 7일 브뤼셀에서 폐막된 UR 협상이 결렬로 끝나는 탁한 분위기속에 17∼18일 이틀동안 열린 한미 무역실무회의는 미국의 요구를 대부분 받아들이는 선에서 마감됐다.
그러나 내년초에 열릴 UR 재협상에서 미국측의 요구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을 경우 미국의 각 분야에 걸친 대한 시장개방압력은 더욱 가중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어서 우리경제는 또한번 회오리바람에 휩싸일 전망이다.
○근로소득세 면세점 올려
○…지자제실시에 따른 지방의회선거와 92년 총선을 의식,여야합의로 근로소득세의 면세점이 현행 4백4만원(4인가족 기준)에서 내년부터는 5백19만원으로 올라갔다.
이와 함께 소득이 1백만원인 봉급생활자의 세금이 1만8천원 줄어드는 등의 「효과」도 있어 그동안의 세제에 대해 불만이 많았던 봉급생활자들을 다소 진정시키려는 정치권의 「선심용」배려도 있었다.
○대기업 경영진 인사바람
○…정부의 연말 실어내기식 각종 정책발표는 올해에도 예외가 아니었다.
연말의 어수선한 분위기에 편승,국민들의 관심을 분산시켜 놓은 가운데 취해졌던 이같은 행태가 지난주에도 재연된 것이다.
그동안 논란을 빚어왔던 대형건물 신축 등의 현안이 수도권 정비심의위의 전격 의결을 통해 일괄 해결됐는가 하면 소주유통시장의 자유화를 골자로 한 주세 행정규제 완화제도 추진방침도 연말을 눈앞에 둔 시점에서 발표됐다.
한편 현대와 대우 그룹을 신호탄으로 시작된 주요 대기업그룹들의 임원들에 대한 인사는 그룹총수의 경영스타일과 경영전략에 따라 그룹별로 지속될 것으로 보여 내년도 민간기업들의 경영전략이 며칠후면 가시화될 전망이다.<이춘성 경제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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