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를 살찌게 하는 과학 기술돼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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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국민소득이 늘어남에 따라 국민의 욕구가 단순한 물질추구보다 여가선용 등 자기생활의 질적 향상 쪽으로 변해가고 있다.
건강유지와 증진이라든지, 생활문화와 환경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아지면서 생활의 기초단위라고 할 수 있는 가정을 재검토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특히 여성들도 직장을 선호하고 삶의 보람, 안정된 생활을 중시하며 사람과의 접촉을 통한 자아 실현을 꾀하려는 경향이 짙어지고 있다.
지금까지 과학기술은 경제개발의 핵심적 요소로서 주로 국민소득의 증대와 국가발전에 큰 역할을 해왔으나 앞으로는 국민각자의 개성과 활동을 최대로 살리는 사회를 만들어 나가면서 인간과 사회의 요구에 부합되는, 또 생활의 편익과 쾌적성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발전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과학기술은 개발과 보급과정에서 우리들의 생활은 물론 사회 여러면에 큰 변화를 가져다줌으로써 혼란과 부적절한 면도 야기시켜 왔으므로 특히 앞으로의 과학기술은 인간을 존중하고 우리들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면에 주력해야 할 것이다.
그러자면 첫째, 의학·심리학·행동과학을 종합적으로 연구하고 라이프사이클.(인간생활주기)의 제반문제를 파악해 사회적 적응력은 물론 생활과 노동에 대한 의욕을 향상시키는 기술을 연구·개발할 필요가 있다. 의료와 치료기술의 발전, 난치병의 예방, 바이러스연구, 신약개발 등 의학과 보건의 범주를 뛰어넘은 건강, 즉 스포츠·식사·수면·여가선용에 이르기까지의 일상 생활을 과학적으로 유지하고 개선하는 방법과 직장을 비롯한 지역사회에서의 건강관리기술이 개발됨으로써 인간의 마음과 신체의 건강유지 증진에 기여해야할 것이다.
둘째, 에너지와 자원절약, 폐기물처리 등에 관한 생활기술이 향상되고 입는 옷의 소재와 복장기술의 연구, 균형 잡힌 영양, 식품보존, 조리기술을 비롯한 식품·의약품·환경오염으로부터의 피해방지 기술이 향상돼야겠다. 뿐만 아니라 재해·안전사고·중독사고에 대한 응급조치 등 생활위기관리 기술이 창안됨과 동시에 주거공간의 활용과 배치 등이 연구되어 개성적이고 문화적인 생활을 할 수 있어야한다.
셋째, 날로 복잡하고 고도화되는 산업사회에 대비해 지역 특성을 살리면서 주택건설기술과 교통 시스팀, 그리고 정보·통신기술 등을 발전시켜 살기 좋은 환경이 이룩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끝으로 최근 지구전체에서 일어나고 있는 사막화·산성비·열대림의 감소·해양 및 대기오염 등 환경악화 현상 등 지구적 과제에 관심을 기울여 세계는 하나라는 차원에서 지구의 생태계에 대한 연구와 집중적인 자원보전이 이루어져야겠다. 그리고 개발도상국에 대한 관심도 기울여 식량확보, 질병퇴치와 예방, 환경정비 등 생활향상에 기여해 나갈 수 있다면 과학기술은 지구촌을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드는데 삼가 기여하리라 생각된다.【정조영 <과총상임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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