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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 식어가고 있다…작년 제조업 국내공급, 2.4% 최다폭 감소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023년 11월 21일 현대차그룹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 로봇이 아이오닉5 차량을 조립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3년 11월 21일 현대차그룹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 로봇이 아이오닉5 차량을 조립하고 있다. 연합뉴스

내수(內需)가 식어가는 신호를 보여주는 지표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지난해 제조업 국내공급지수는 통계 작성 이후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15일 통계청은 ‘2023년 4분기 및 연간 제조업 국내공급동향’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지난해 제조업 국내공급지수는 105.0으로 전년(107.6)보다 2.4% 감소했다.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10년 이후 가장 큰 감소 폭이다. 분기별로 보면 지난해 4분기 105.6으로 전년 동기(109.7)보다 3.7% 줄었다. 2022년 4분기 이후 5개 분기 연속 감소세다.

제조업 국내공급지수란, 일정 기간 국내에서 출하됐거나 외국에서 생산돼 국내로 유통된 제조업 제품의 공급금액을 지수화한 내수 관련 지표다. 통계청 관계자는 “제조업 국내 공급이 줄어든 건 국내 수요 감소에 따른 결과”라고 풀이했다.

지난해 제조업 국내공급지수를 구체적으로 보면 국산(-2.1%)과 수입(-3.2%) 제조업 제품의 국내공급이 모두 줄었다. 두 수치가 동반 감소한 건 통계 작성 이후 처음이다. 소비재(-2.3%)·자본재(-5.1%)·중간재(-1.6%)로 구분해도 동반 하락인데, 이 역시 처음 있는 일이다. 업종별로는 자동차(8.7%)가 증가했고, 전자·통신(-10.3%)과 기계장비(-6.6%)는 쪼그라들었다. 지난해 제조업 국내공급 가운데 수입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수입점유비)은 27.8%로 전년(28.7%)보다 0.9%포인트 하락했다.

김영옥 기자

김영옥 기자

앞서 통계청이 지난달 31일 발표한 ‘2023년 12월 및 연간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소매판매액지수는 전년보다 1.4% 줄며 2년 연속 감소세를 나타냈다. 특히 주요 유통 채널인 편의점의 지난해 소매판매액지수는 1998년 이후 25년 만에 처음으로 떨어졌다(-5.2%). 설비투자는 5.5% 쪼그라들었는데, 4년 만에 가장 큰 감소 폭이다.

올해 내수 전망도 어둡다. KDI(한국개발연구원)는 전날 ‘2024년 2월 경제전망 수정’을 발표하며 올해 민간소비의 전망치를 1.8%에서 1.7%로 0.1%포인트 내렸다. 상품·서비스 소비 모두 부진한 가운데 고금리 현상의 영향을 많이 받는 상품 소비가 더 위축되는 것으로 봤다. 설비투자 증가율 전망치도 2.4%에서 2.3%로 0.1%포인트 낮췄다. 건설투자 전망치는 -1.0%에서 -1.4%로 0.4%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민간소비 부진의 원인인 고금리가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올해는 민간소비가 개선되기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KDI는 저조한 내수에도 불구하고 수출 활성화 덕분에 올해 경제성장률이 2.2%를 나타낼 것으로 내다봤다. 이 수치는 기획재정부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전망치와 같고 IMF(국제통화기금) 전망치보단 0.1%포인트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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