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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력 키우다 사오정 된다” 前서울대 입시전문가 팩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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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입시전문 진동섭의 ‘청해력’ 진단

hello! Parents

아이와 함께 성장하고 싶은 ‘밀레니얼 양육자’를 위한 더중플의 hello! Parents. 자녀들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해 기꺼이 공부할 마음이 있는 분들께 월·화·목·금 찾아갑니다. 이번엔 교사 경력 30년, 서울대 입학사정관을 거친 전문가의 ‘팩폭’입니다. “네? 뭐라고요?” 엉뚱한 질문을 던지는 아이들. ‘창의력’ 키운다고 칭찬만 하다간 큰일 납니다.

진동섭 한국진로진학정보원 이사는 "듣고 이해하는 능력부터 갖춰야 공부도 잘 할 수 있다"고 말한다. 우상조 기자

진동섭 한국진로진학정보원 이사는 "듣고 이해하는 능력부터 갖춰야 공부도 잘 할 수 있다"고 말한다. 우상조 기자

“아이들이 말귀를 잘 못 알아들어요.”

요즘 초등학생에 대한 교사들의 공통된 평가다. 대화나 수업 내용을 제대로 이해 못 하고 엉뚱한 소리를 하는 아이들이 늘고 있다는 얘기다. 지난달 19일 만난 진동섭 한국진로진학정보원 이사는 청해력(聽解力·듣고 이해하는 능력) 저하를 원인으로 지목했다. 코로나19와 미디어 노출 등의 영향으로 아이들의 듣기 능력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진단이다. 30년 넘게 고등학교에서 국어를 가르쳤고 서울대 입학사정관(2013~2018년)으로도 활동했던 진 이사는 “듣기 실력부터 탄탄히 갖춰야 공부도 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이의 청해력에 문제가 없는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진 이사는 세 가지 질문을 던져보라고 했다.

질문① 뜨문뜨문 듣고 있나요?

코로나19로 인해 광범위한 언어 발달 지연이 나타났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듣기 능력에도 악영향을 끼친 걸까?
학교생활은 40분 동안 수업을 잘 듣는 것에서 시작한다. 그런데 코로나19 때 학교생활을 시작한 아이들은 듣기 습관을 만들 기회가 적었다. 온라인 화상 수업을 집중해서 듣기란 쉽지 않다.  딴짓하기 일쑤다.
동영상이나 게임 등 미디어 노출이 늘어난 영향도 적지 않다는데.
아이들이 미디어에 빠져 있다는 건 그만큼 대화할 시간이 줄었다는 뜻이다. 또 처음부터 쭉 듣는 게 아니라 중간중간 점프하며 듣는다. 언제든 다시 보고 들을 수 있으니 더 집중하지 않는다.
경청하는 습관은 어떻게 길러주나?
아이가 어리다면 그림책을 읽어주고 아이가 잘 이해했는지 대화를 나눠 보는 정도면 충분하다. 초등학생 3학년 이상이라면 좀 더 체계적으로 훈련하면 좋다. ‘3분 말하기’가 대표적이다. 주제를 정하고 한 명이 3분간 이야기하고 다른 사람은 잘 듣는다. 다 듣고 난 후 상대에게 들은 이야기를 요약해서 말하고 내용이 맞는지 확인한다. 다 했다면 역할을 바꿔서 해본다.

질문② 마음대로 듣고 있나요?

책을 읽어주고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책에 없는 내용을 말하는 등 엉뚱한 소리를 할 때가 있다. 어떻게 해야 하나.
이런 경우 보통 아이가 상상력이 뛰어나다거나 창의적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귀엽다고 웃어넘길 일이 아니다. 사실에 바탕을 두지 않고 엉뚱하게 이해하는 걸 바로잡아주지 않으면 제대로 학습할 수 없다.
답이 있는 질문보다 생각을 묻는 열린 질문이 아이의 창의력을 더 키워주는 것 아닌가.
아이의 창의적인 발상을 막으라는 게 아니다. 다만 초등학생인데도 언급된 내용과 다른 얘길 하거나 사실이 아닌 얘길 하면 바로잡아줘야 한다. 창의적인 사고도 정확한 사실과 개념 위에서 펼쳐야 한다.
틀린 내용을 지적하면 아이가 위축되지 않을까?
잘못된 답을 했다고 비난하거나 윽박질러서는 안 된다. 하지만 틀린 사실은 분명히 바로잡아줘야 한다. “네 생각은 알겠어. 하지만 그건 사실이 아닌 것 같으니 다시 생각해 보자” 이런 식으로 말이다.

질문③ 곧이곧대로 듣고 있나요?

생각하며 듣기를 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가장 효과적인 건 역시 토론이다. 다른 사람의 말을 들으면서 논점을 파악하려고 하고, 다음에 무슨 말을 할지 예측도 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자기 생각을 정리하고, 어떻게 말해서 방어할지도 고민하게 된다.
다른 방법은 없을까.
주제를 파악하는 연습을 해보는 것도 좋다. “지금 들은 이야기에서 중요한 내용은 뭘까?” 하고 물어보면 된다. 제목을 다는 연습도 추천한다. 제목은 내용의 핵심이 포함될 수밖에 없다. 자연스레 무엇이 중요한지 파악하며 듣게 되고 요약하는 훈련도 된다. 공부할 땐 예습을 하면 핵심을 잘 파악할 수 있다.
예습이 생각하며 듣는 데 어떻게 도움이 되나.
오늘 중점적으로 다룰 내용이 뭔지, 내가 궁금한 게 뭔지 미리 파악한 상태에서 선생님의 설명을 들으면 더 집중해서 들을 수 있다. 예습할 때 주의할 게 있다. 어설프게 훑어보거나 지나치게 앞서 공부해선 안 된다. 다 알고 있다는 착각에 빠지기 쉽기 때문에 수업 내용을 집중해서 듣지 않게 된다. 아이가 학원에 열심히 다니는데 좀처럼 성적이 오르지 않는 것도 이런 경우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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