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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일 정상회담 추진 질문에…기시다 “여러 활동 중”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6면

연초부터 북·일 관계가 급진전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정상회담이 조만간 실현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지지율 저하로 위기에 처한 기시다 총리가 북·일 정상회담을 통한 납치 문제 해결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기시다 총리는 지난 9일 중의원(하원) 예산위원회에 출석해 북·일 정상회담 추진과 관련한 질문에 “구체적으로 여러 활동을 하고 있다. 그런 상황이다”라고 답했다. 이어 “작금의 북·일 관계 현상에 비춰 대담하게 현상을 바꿔야 할 필요성을 강하게 느낀다”면서 “나 자신이 주체적으로 움직여 정상끼리 관계를 구축한다”고 덧붙였다. 기시다 총리는 그동안 여러 차례 김 위원장과 “조건 없이 만나겠다”는 의지를 밝혔지만, 실제로 이를 위해 일본 정부가 여러 경로로 움직이고 있음을 인정한 것은 처음이다.

일본과 북한의 관계 변화는 연초부터 감지됐다. 북한이 1월 1일 발생한 일본 노토(能登)반도 지진에 대해 6일 전례 없는 위로 전문을 보내면서다. 당시 전문에서 김 위원장은 기시다 총리를 ‘각하’로 호칭하며 “일본에서 불행하게도 새해 정초부터 지진으로 많은 인명 피해와 물질적 손실을 입었다는 소식을 접하고 당신과 당신을 통해 유가족들과 피해자들에게 심심한 동정과 위문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에 일본 정부 대변인인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관방장관은 하루 뒤 기자회견에서 “노토반도 지진 피해와 관련해 각국으로부터 위문 메시지를 받았으며, 김정은 위원장의 메시지에도 감사의 뜻을 표하고 싶다”고 콕 집어 김 위원장을 언급했다.

당시 하야시 관방장관은 북한과의 접촉 여부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 관계자들이 지난해 3월과 5월 두 차례 동남아시아 국가에서 북한 조선노동당 관계자들과 비밀 접촉을 했다. 기시다 총리는 지난해 가을 평양에 고위관리를 파견해 정상회담을 논의하는 방법을 검토했으나 양국 간 입장차 등으로 협상은 정체 중이라고 아사히는 전했다.

9일 기시다 총리의 발언으로 양측간 계속해서 협의가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정상회담 성사 여부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북·일 관계에 밝은 일본의 한 외교소식통은 “현재 북한과 일본 모두 서로가 필요한 시점”이라면서 “북한으로서는 한국과의 관계가 최악으로 치닫는 상황에서 일본에 관계 개선 신호를 보내 새 외교 통로를 찾는 것은 물론 한·미·일 협력에 균열을 내려 한다”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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