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소년중앙] 콘크리트로 집 짓는 방법, 화분·냄비받침 만들며 뚝딱 익혔죠

중앙일보

입력

우리가 사는 집, 자동차를 타고 지나가는 다리, 도심을 상징하는 고층 빌딩, 홍수·가뭄을 대비하기 위해 강·하천의 물을 저장·방류하는 댐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바로 콘크리트로 만든 구조물이라는 점입니다. 콘크리트라는 단어는 많이 들어봤을 테지만, 무엇으로 만드는 물질인지, 왜 콘크리트가 건축에 많이 쓰이는지 등을 자세히 아는 사람은 생각보다 많지 않죠. 콘크리트의 개념부터 다양한 쓰임새까지 알아보기 위해 이이삭·추승찬 학생기자가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에 있는 콘크리트 아뜰리에를 찾아갔습니다.

추승찬(왼쪽)·이이삭 학생기자가 콘크리트의 재료인 시멘트·모래로 냄비받침·티코스터·화분·문진 등 여러 생활소품을 만들어봤다.

추승찬(왼쪽)·이이삭 학생기자가 콘크리트의 재료인 시멘트·모래로 냄비받침·티코스터·화분·문진 등 여러 생활소품을 만들어봤다.

콘크리트 아뜰리에는 (주)소월건축사사무소에서 운영하는 공방으로, 콘크리트의 재료인 시멘트·모래·자갈 등을 활용한 공예품 제작 체험을 할 수 있는 공간이에요. 이승욱 대표건축사와 홍성아 콘크리트 아뜰리에 매니저가 냄비받침·티코스터·칫솔꽂이·명함꽂이·연필꽂이·문진·화분·그립톡 등 시멘트·모래·자갈을 이용해 만든 다양한 생활 소품 앞에서 소중 학생기자단을 맞이했죠.

이 건축사가 "건축재료를 직접 경험하고 느껴보는 것이 건축을 알리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 생각해 콘크리트 재료를 활용한 소품 제작 수업을 구상하게 됐죠"라며 현직 건축사로서 수업을 시작한 계기를 설명했어요. 여러 공예품을 살피던 이삭 학생기자가 "콘크리트는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며, 시멘트와는 무엇이 다른가요"라고 질문했어요. "시멘트는 석회암을 분쇄해 만든 가루예요. 시멘트와 모래를 섞은 뒤, 자갈까지 함께 섞으면 콘크리트 혼합물이 돼요. 여기에 물을 부어 섞은 뒤 원하는 형태로 만든 거푸집에 부어 굳히면 원하는 형태가 나오죠. 시멘트가 모래·자갈 등을 접착시키는 역할을 하는 거예요."(이)

홍성아(왼쪽에서 둘째) 매니저와 이승욱(왼쪽에서 셋째) 건축사가 소중 학생기자단에게 콘크리트의 제작 과정과 모르타르를 활용한 소품 제작 방법을 설명했다.

홍성아(왼쪽에서 둘째) 매니저와 이승욱(왼쪽에서 셋째) 건축사가 소중 학생기자단에게 콘크리트의 제작 과정과 모르타르를 활용한 소품 제작 방법을 설명했다.

승찬 학생기자가 "콘크리트가 토목·건축에서 널리 쓰이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묻자 이 건축사는 크게 세 가지 이유가 있다고 답했죠. "첫 번째 이유는 굳으면 단단한 돌처럼 되는 단단한 압축강도, 즉 강인성이에요. 댐은 무게·압력이 엄청난 물을 막아야 하고, 도로와 다리도 사람·자동차 등의 무게를 견뎌야 하니 튼튼해야죠. 두 번째로 물질이 원래의 상태에서 변질·변형 없이 오래 견디는 성질인 내구성이에요. 올바른 유지·보수·관리가 이뤄진다면 콘크리트 구조물은 여러 세대에 걸쳐 사용할 수 있어요. 세 번째로 다양한 디자인 연출이 가능한 유연성이에요. 거푸집을 만들고 콘크리트 혼합물을 부어 굳히기만 하면 원하는 형태의 모양을 만들 수 있죠."

모르타르 반죽은 물감처럼 여러 가지 색깔로 제작할 수 있다. 여기에 색자갈 등을 첨가해서 나중에 면 정리를 하면 훨씬 화려한 디자인으로 만들 수 있다.

모르타르 반죽은 물감처럼 여러 가지 색깔로 제작할 수 있다. 여기에 색자갈 등을 첨가해서 나중에 면 정리를 하면 훨씬 화려한 디자인으로 만들 수 있다.

토목·건축에서 콘크리트는 철근과 함께 자주 쓰여요. 서로의 장점을 극대화하기 위함인데요. 콘크리트는 한 번 형태를 잡은 뒤 건조(양생)하는 과정을 거치면 매우 단단해지기 때문에, 양옆에서 미는 힘인 압축력에 매우 강해요. 하지만 잡아당기는 힘인 인장력에는 약하죠. 이를 보강하기 위해 건물을 지을 때는 인장력에 강한 철근을 콘크리트에 넣는 경우가 많아요. 그러면 물질이 원래의 상태에서 변질·변형 없이 오래 견디는 내구성, 불에 타지 않고 잘 견디는 내화성, 지진과 같은 진동에 강한 내진성까지 갖춘 건물이 되죠.

앞서 콘크리트에는 시멘트·자갈·모래가 모두 들어간다고 했는데요. 시멘트에 모래만 배합한 물질인 모르타르도 있습니다. 자갈이 들어가 강도가 높은 콘크리트에 비해 물질의 성질이 비교적 유연하고 질감도 부드러워 작은 물건을 만들기 좋아요. 참고로 콘크리트나 모르타르를 만드는 데 쓰는 모래·자갈 등의 재료를 골재(骨材)라 해요.

실리콘 몰드에 모르타르를 부을 때는 넘치지 않도록 주의한다. 또 반죽을 붓고 난 뒤에는 몰드 가장자리를 흔들어서 반죽 윗면이 평평해지도록 한다.

실리콘 몰드에 모르타르를 부을 때는 넘치지 않도록 주의한다. 또 반죽을 붓고 난 뒤에는 몰드 가장자리를 흔들어서 반죽 윗면이 평평해지도록 한다.

이삭·승찬 학생기자는 다양한 색깔의 모르타르를 활용해 생활 소품을 만들어보기로 했어요. 승찬 학생기자는 원형 냄비받침과 티코스터, 휴대전화 뒤에 붙이는 원기둥 모양 그립톡, 직사각형 칫솔꽂이, 옆면이 오각형인 연필꽂이를, 이삭 학생기자는 육각형 기둥 모양의 큰 화분, 정사각형 기둥 모양의 작은 화분, 집 모양의 문진을 택했죠. 소중 학생기자단은 한 번에 만들기에는 너무 많지 않은가 궁금해했는데요. 이 건축사가 모르타르를 이용해 생활 소품을 만드는 과정은 콘크리트로 건물을 만드는 과정과 비슷하다고 설명했습니다. 모르타르를 물과 섞어 원하는 형태의 틀에 넣은 뒤 굳히면 되니까요. 그래서 시멘트·모래·실리콘 몰드·그릇·막대 등 재료만 제대로 준비한다면 긴 시간이 필요하진 않아요.

먼저 모르타르에 물을 섞어 실리콘 몰드에 넣을 반죽을 만들어봅시다. 그릇에 모르타르와 물을 8대 2의 비율로 섞고, 나무 막대로 걸쭉해질 때까지 열심히 저어주세요. 이렇게 완성된 모르타르는 실리콘 몰드에 부어줍니다. 이 몰드가 건축에서는 거푸집에 해당하죠. 승찬 학생기자는 옅은 회색 모르타르를 납작하고 둥근 접시 형태의 몰드 안에 가득 부었어요. 그 위에 짙은 회색 모르타르를 약간만 부어 동심원 형태로 장식했죠. 이 과정을 좀 더 면적이 작은 원형 실리콘 몰드로 하면 티코스터를 만들 수 있어요.

(위 사진부터) 모르타르로 만든 정사각형 기둥 모양의 화분, 옆면이 오각형인 구멍 12개짜리 연필꽂이, 이이삭 학생기자가 직접 종이로 틀을 만들어 제작한 육각형 화분.

(위 사진부터) 모르타르로 만든 정사각형 기둥 모양의 화분, 옆면이 오각형인 구멍 12개짜리 연필꽂이, 이이삭 학생기자가 직접 종이로 틀을 만들어 제작한 육각형 화분.

그립톡·칫솔꽂이·연필꽂이 등도 모두 해당 형태의 실리콘 몰드에 원하는 색깔의 모르타르를 부으면 됩니다. 그리고 색자갈, 다양한 색깔의 모르타르 등으로 장식해요. 이삭 학생기자 역시 정사각형 안에 짧은 원기둥이 음각으로 있는 형태의 작은 화분과 집 모양의 문진을 실리콘 몰드에 모르타르를 부어 만들었어요.

소중 학생기자단이 만든 모르타르 생활 소품은 2~3일 동안의 양생 기간을 거쳐야 형태가 단단하게 굳어요. 이 건축사가 미리 만들어둔 동일한 형태의 완성품을 보여줬는데요. 실리콘 몰드를 사용했기 때문에 재료가 시멘트와 모래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만큼 표면이 반들반들하고 반짝였죠.

육각형 화분 틀 만들기(1) : 육각형①과 그 변마다 6개의 사각형을 그리고 두꺼운 종이에 형태를 옮겨 자른 뒤 테이프로 붙여 기둥A를 만든다. ① 안에 1cm 작은 육각형을 그려 잘라낸다.

육각형 화분 틀 만들기(1) : 육각형①과 그 변마다 6개의 사각형을 그리고 두꺼운 종이에 형태를 옮겨 자른 뒤 테이프로 붙여 기둥A를 만든다. ① 안에 1cm 작은 육각형을 그려 잘라낸다.

모르타르로 생활 소품을 만들기 위해 꼭 실리콘 몰드를 고집할 필요는 없습니다. 직접 몰드에 해당하는 틀을 제작할 수도 있죠. 이삭 학생기자가 육각형 기둥 형태의 화분 틀 만들기에 도전했어요. 먼저 서로 크기와 높이가 다른 육각형 기둥 두 개를 만들어야 하는데요. 두 장의 종이가 필요해요. 첫 번째 종이에는 화분의 겉테두리 크기를 결정하는 도면을 그릴 겁니다. 원하는 크기의 육각형①을 그리세요. 육각형①의 크기가 화분의 겉테두리 크기예요. 육각형①를 중심으로 그 여섯 개의 변에 붙은 사각형을 각각 일정한 크기로 그립니다. 이 사각형의 높이가 화분의 높이에요. 그 안에 육각형①보다 면적이 작은 육각형②를 일정한 비율로 축소해 그려요. 육각형①의 여섯 변과 ②의 여섯 변 사이의 거리는 자신이 만들고 싶은 화분벽의 두께입니다. 즉, 화분의 두께가 1cm이길 원하면 육각형①과 ②의 간격을 1cm 두면 돼요.

두 번째 육각형 기둥도 만들어봅시다. 다른 종이에 육각형②와 면적이 똑같은 육각형③을 그립니다. 육각형③의 여섯 변에는 육각형①의 변에 붙은 여섯 사각형보다 높이가 낮은 사각형을 여섯 개 그려주세요. 육각형①과 ③의 변에 붙은 사각형의 높이 차이는 나중에 화분 바닥의 두께가 될 겁니다. 만약 바닥의 두께가 1cm인 화분을 원한다면 육각형③의 사각형 높이를 육각형①의 사각형보다 1cm 짧게 그리면 되겠죠.

육각형 화분 틀 만들기(2) : 육각형②와 같은 면적의 ③을 그리고 각 변에 ①보다 1cm 짧은 사각형 6개를 그려 두꺼운 종이에 형태를 옮겨 자르고 테이프로 붙여 기둥B를 만든다.

육각형 화분 틀 만들기(2) : 육각형②와 같은 면적의 ③을 그리고 각 변에 ①보다 1cm 짧은 사각형 6개를 그려 두꺼운 종이에 형태를 옮겨 자르고 테이프로 붙여 기둥B를 만든다.

화분의 도면을 그렸으면 실질적 거푸집 역할을 할 두꺼운 종이에 도면을 옮길 차례예요. 육각형①·②, 여섯 개의 사각형을 그린 첫 번째 도면을 두꺼운 종이 위에 대고 형태를 따라 오려줍니다. 이때 육각형②는 잘라내야 하는 것에 주의하세요. 그리고 육각형①을 바닥으로 하고, 각 변에 있는 여섯 개의 사각형을 하늘을 향해 모두 접어주면 밑바닥에 육각형②의 면적만큼 구멍이 난 육각형 기둥A가 나옵니다. A의 형태를 고정하기 위해 테이프로 여섯 개의 사각형 사이를 빈틈없이 꼼꼼하게 붙여줍니다. 육각형③과 여섯 사각형을 그린 두 번째 기둥 도면도 그대로 두꺼운 종이 위에 옮겨 자른 뒤, 여섯 사각형을 하늘을 향해 접고 사이마다 테이프를 붙여 밑바닥이 뚫리지 않은 육각형 기둥으로 만들어 주세요. 육각형 기둥B입니다.

이제 육각형 기둥A와 B를 합쳐 하나의 틀로 만들 거예요. B의 바닥이 하늘을 향하도록 한 뒤, A의 안에 넣어주면 A의 바닥 안쪽 테두리와 B의 입구 테두리가 서로 맞물리게 돼요. 육각형②와 육각형③의 면적이 같기 때문이죠. A의 바닥 안쪽 테두리와 B의 입구 테두리 역시 테이프로 꼼꼼하게 이어 붙입니다. 그리고 기둥 B의 바닥이 하늘을 향하도록 엎으면 육각형 화분을 만들기 위한 틀 제작이 끝나요. 여기에 모르타르를 가득 부어서 따듯한 장소에서 2~3일간 양생하면 육각형 화분이 완성되죠. 이렇게 원하는 형태의 틀만 제작하면 모르타르를 활용해 내가 원하는 모든 형태의 소품을 만들 수 있어요.

육각형 화분 틀 만들기 (3) : 기둥A·B의 바닥을 각각 바깥으로 해서 B의 입구 테두리가 A의 바닥 안쪽과 맞닿게 넣고 빈틈없이 테이프를 붙이면 화분 틀 완성.

육각형 화분 틀 만들기 (3) : 기둥A·B의 바닥을 각각 바깥으로 해서 B의 입구 테두리가 A의 바닥 안쪽과 맞닿게 넣고 빈틈없이 테이프를 붙이면 화분 틀 완성.

"이삭 학생기자가 틀을 직접 만들고 모르타르를 부은 과정은 실제로 콘크리트를 사용해 건물을 짓는 방식과 비슷해요. 다만 건물을 지을 때는 모르타르에 자갈을 더한 콘크리트를 사용하고, 종이로 만든 틀 대신 나무·알루미늄 등으로 만든 거푸집을 사용하죠."(이)

토목·건축에서만 사용되는 줄 알았던 콘크리트의 재료인 시멘트와 모래. 이렇게 직접 배합해서 생활 소품을 만드니 새롭게 보였죠. 앞으로는 아파트는 물론 빌딩·도로·댐 등을 볼 때마다 이들이 콘크리트를 활용해 만들어진 과정을 상상해 보세요. 세상을 보는 시야도 넓어질 뿐만 아니라, 훨씬 친근하게 건축과 친해질 수 있답니다.

학생기자단 취재 후기

우리가 사는 도시에는 고층 건물이 많죠. 그래서 안전하게 건물을 지을 수 있는 자재가 무엇인지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는 것 같아요. 콘크리트처럼 역사적으로 아주 오랫동안 사용된 자재에 대해 배우게 돼 아주 흥미로웠어요. 또한 배우기만 한 것이 아니라 모르타르를 활용해 제가 원하는 생활 소품을 직접 만들어볼 수 있어서 감사했어요. 시멘트와 모래는 아파트를 짓는 데나 사용되는 줄 알았는데, 이렇게 생활 소품으로 탄생시키는 것도 정말 멋지더군요.
이이삭(경기도 홈스쿨링 중2) 학생기자
콘크리트가 시멘트랑 비슷한 것인 줄 알았데, 알고 보니 시멘트에 모래와 자갈, 그리고 물이 더해진 것이더라고요. 또 적정온도가 유지돼야 잘 굳는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죠. 철근 콘크리트가 왜 그냥 콘크리트보다 더 단단한지도 알아서 좋았어요. 콘크리트를 활용해 냄비받침과 연필꽂이 등을 만들어봤어요. 실리콘 몰드에 꾸덕꾸덕한 모르타르 반죽을 부었는데, 마치 요플레를 붓는 것 같았답니다. 냄비받침을 꾸밀 때 다른 색깔의 모르타르로 그러데이션을 주는 방식과, 색자갈을 넣어 장식하는 두 가지 방식이 있었어요. 저는 첫 번째를 선택했는데 생각만큼 잘 안 돼서 아쉬웠어요. 다음에 콘크리트 아뜰리에를 방문해 한 번 더 해보고 싶어요.

추승찬(서울 역촌초 5) 학생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