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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X” 말만 했는데 놀라운 일…시리 밀어낼 ‘찐 비서’ 정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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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다가오는 ‘AI 에이전트’ 시대

팩플 오리지널

‘시리’가 은퇴할 때가 온 걸까요? 신입사원 ‘AI 에이전트’의 스펙에 기대감이 큽니다. “KTX” 말하면 표를 끊어주고, “저녁 식사”하면 취향에 맞게 예약도 해줄 거랍니다. ‘찐 비서’인 셈이죠. 물론 공짜 비서는 없습니다. AI 비서를 두려면 살 ‘집’도 제공해야 한다네요? 스마트폰이든 자동차든 심어둘 장치가 필요합니다. 디바이스 혁명도 점춰집니다.

영화 ‘아이언맨’에서 주인공 토니 스타크의 능력치를 최대로 끌어올리는 역할을 하는 것은 AI 에이전트 ‘자비스’다. [사진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영화 ‘아이언맨’에서 주인공 토니 스타크의 능력치를 최대로 끌어올리는 역할을 하는 것은 AI 에이전트 ‘자비스’다. [사진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시리 선배 뛰어넘는 AI 에이전트 온다”

시리와는 차원이 다른 실제 쓸 만한 ‘AI 에이전트’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AI 에이전트는 뭐가 다를까. 시리보다 정말 실력 좋은 건 맞나?

‘윈도의 아버지’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는 지난해 11월 “AI 에이전트는 명령어 입력(DOS)에서 아이콘 누르기(Windows)로 컴퓨팅 방식이 바뀐 이후 가장 큰 컴퓨팅 혁명이 될 것”이라며 “(AI 에이전트로 인해) 5년 안에 모든 게 완전히 바뀔 것”이라고 예측했다.

실시간으로 학습하고 진화하는 자비스는 삼성의 빅스비, 애플의 시리(아래 사진)와는 차원이 다른 미래형 AI다. [사진 삼성전자]

실시간으로 학습하고 진화하는 자비스는 삼성의 빅스비, 애플의 시리(아래 사진)와는 차원이 다른 미래형 AI다. [사진 삼성전자]

AI 에이전트의 핵심은 ‘자율성’과 ‘상호작용’이다. 과정마다 일일이 명령(프롬프팅)을 해줘야 하는 챗GPT(오픈AI)나 바드(구글) 등 수동적 챗봇과 달리, AI 에이전트는 한 번 입력된 사용자 지시를 이행하기 위해 여러 도구(tool)와 알아서 자율적으로 상호작용한다. 예컨대 바드에 “내일 오후 6시 부산행 KTX표 예약해 줘”라고 입력하면 기차표 목록만 표시해 주지만, AI 에이전트는 직접 표를 찾아서 KTX 앱에서 자동으로 예약까지 한다는 것. 박민준 뤼튼테크놀로지스 수석 리드는 “단순 챗봇과 AI 에이전트의 수준 차이는 인류가 불을 발견하기 전과 후로 비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애플의 시리. [사진 애플]

애플의 시리. [사진 애플]

AI 에이전트가 일상에 스며들려면 스마트폰, 노트북은 물론 스마트워치, 스피커 등 하드웨어들과 결합해야 하고 이를 위해선 ‘앰비언트 컴퓨팅(ambient computing)’ 구축이 필수다. 앰비언트 컴퓨팅은 사용자가 인식하지 못할 정도로 자연스럽게 생활 전반에 IT기술을 활용할 수 있게 만들어진 환경을 뜻한다. 그래야 AI가 자율적으로 판단하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오순영 KB국민은행 AI금융센터장은 “각종 하드웨어 센서와 분석 기술이 발전해 온디바이스 AI가 수집하는 데이터가 보다 정교해질 경우 AI 에이전트가 인간 환경을 이해하는 새로운 인지 능력이 생길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경진 기자

김경진 기자

영화 ‘아이언맨’의 주인공 토니 스타크의 능력치 상당수는 AI 비서 ‘자비스(JARVIS)’에서 나온다. 미처 명령하지 못한 것까지 알아서 해주는 만능 비서다. 현재 AI 에이전트가 고도로 발달하면 자비스에 도달할 수 있을 전망이다. 하지만 먼 미래의 얘기다. 현재의 AI 에이전트가 할 수 있는 것은 뭘까.

김경진 기자

김경진 기자

지난해 AI 스타트업 시그니피컨트그래비타스가 출시한 ‘오토GPT(Auto GPT)’는 최종 목표를 설정해 놓으면 사람 개입 없이 스스로 목표 달성을 위한 작업을 수행한다. 예컨대 오토GPT에 “신발 팔고 싶은데 시장 분석을 해줘”라고 물어보면 신발 제조업체 웹사이트를 일일이 찾아보고 시장에 대한 종합 분석 리포트를 써준다. 국내 AI 스타트업 라이너의 AI 에이전트도 “시장 보고서를 1000자 미만으로 써 줘”라고 명령하면 업무 계획을 순서대로 세운 뒤 보고서를 써준다. ‘코그노시스(Cognosys)’에는 목표를 입력하면 할 일을 자율적으로 계획하고 하나씩 우선순위대로 처리해 준다. ‘오늘 받은 e메일을 요약하고 중요 내용을 알려줘’라고 입력하면 내 e메일과 알아서 연동해 업무를 처리한다. AI 스타트업 ‘어뎁트’가 출시한 ‘ACT-1’을 이용하면 엑셀 함수를 몰라도 자연어로 명령하면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

김경진 기자

김경진 기자

어뎁트의 ACT-1은 생활맞춤형 서비스도 제공한다. 냉장고를 사고 싶을 때 ‘800L 크기에 4도어 냉장고를 찾아줘’라고 입력하면 포털을 검색해 조건에 맞는 물건을 찾아준다. 스타트업 ‘MultiOn’도 비행기를 예약하거나 음식을 주문할 수 있는 AI 에이전트를 내놨다. 진정한 AI 에이전트는 나도 모르는 사이 내 취향을 파악해야 하지만 현재는 여기까지 이르지 못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이 단계까지 가려면 지식을 가지고 ‘생성’만 하는 단계를 넘어 ‘판단’ ‘자율 실행’까지 가능해야 한다.

훗날 더 똑똑한 AI 에이전트가 훗날 인간을 대체할 수 있을까. 오순영 KB국민은행 금융AI 센터장은 “일부는 AI 에이전트가 대체할 여지가 있지만 사람의 업무는 다층적이기 때문에 한 명의 사람을 AI가 일대일로 대체한다기보다는 하나의 업무를 대체해 사람을 돕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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