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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잘했어요’ 심사평 임재범…“쓴소리보다 안아주고 싶었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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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임재범

임재범

지난 18일 종영한 JTBC ‘싱어게인3’에서 심사위원을 맡았던 가수 임재범(62·사진)은 짧고 굵은 말 한마디로 참가자는 물론 시청자까지 웃게도 울게도 만들었다. “참 잘했어요.” 이 한 마디는 무대 위 참가자에겐 가슴 설렌 심사평이었고, 시청자에겐 따뜻한 공감의 표시였다. ‘오디션 심사평은 독설’이라는 관례를 깨고 품격을 보여준 그에게 따뜻한 심사평의 배경부터 물었다. 그는 지난 28일 보내온 서면 인터뷰 답변서에서 “출연 가수(참가자)들이 열심히 노래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대견했고, 또 한편으로는 가슴도 아파서 쓴소리보다는 응원을 더 해줘야겠다는 마음이 컸다”며 “그 모습(따뜻한 심사평)을 시청자도 편안함으로 좋게 받아들여 준 것 같다”고 말했다.

사실 임재범의 여러 심사평이 화제가 됐다. 경력 37년 차 가수인 그는 후배인 참가자들에게 “먼저 노래를 시작했다는 것밖에는 더 내세울 건 없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자신보다 선배인 50호 참가자(서울패밀리 김승미)에겐 “죄송합니다. 감히 어린 것이”라며 존경심을 표했다. 10대인 어린 참가자(68호 리진)에게 “지난번에 창법을 나쁜 버릇이라고 잘못 판단한 것 같다. 최고 매력이라는 걸 알게 됐다”며 “미안하다”고 심사위원으로선 쉽지 않은 사과를 건넸다.

임재범이 경연 프로그램 심사를 맡은 것 자체도 놀랍지만, 다정한 모습은 상상도 못 했던 일이다. 참가자 나이와 음악 장르를 불문하고 장점과 가능성에 주목하며 공감하는 모습을 보였다. 칭찬 또는 혹평,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는 담백한 심사평으로 중심을 지켰다. 그는 “처음 도전하는 자리(심사위원)라 부담스럽고 염려했지만, 참가자들을 통해 뭔가 느끼고 배울 수 있는 계기가 되리라 생각해 출연했다”며 “회차를 거듭할수록 노래하는 모습이 너무나 정성스럽게 다가와 저도 참가자와 똑같이 긴장된 마음으로 바라봤다”고 말했다.

심사위원 임재범은 ‘싱어게인3’ 참가자들과 ‘비상’을 불러 감동을 줬다. [사진 JTBC]

심사위원 임재범은 ‘싱어게인3’ 참가자들과 ‘비상’을 불러 감동을 줬다. [사진 JTBC]

‘싱어게인4’ 출연 요청을 받으면 또 함께할 건지 묻자 임재범은 “(싱어게인은) 다른 오디션 프로그램과 달리 새로운 도전이란 생각이 든다”며 “(출연 요청에는) 항상 감사한 마음이지만, 다른 훌륭한 심사위원분이 계시지 않을까”라고 대답했다.

앞선 시즌과 달리 이번 시즌에는 신곡 미션이 도입돼 재미를 더했다. 시즌1부터 심사를 맡았던 김이나 작사가는 “신곡 미션은 참가자의 곡 소화력, 해석력이 가장 많이 드러나는 장치”라며 “알려진 곡은 곡에 대한 호불호가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데, 그걸 배제하고 볼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 방식과 각자 다른 기준이 세워지기도 했다”고 변화를 반겼다.

마지막 날 임재범은 무대 위에 올라 앞서 탈락한 참가자들과 함께 자신의 곡으로 무대를 꾸몄다. 선후배가 함께 어울려 부른 ‘비상’의 동영상은 유튜브에서 9일 만에 조회 수 100만을 넘겼다. 그는 이 무대에 대해 “쟁쟁한 참가자들과 함께한 무대라 선배로서 진심으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고자 했다”며 “(후배들을) 따뜻하게 안아주고 싶은 그런 마음이 들었다”고 돌이켰다. 그는 이번 참가자 가운데 기회가 된다면 협업하고 싶은 가수로 “많은 분이 있지만 16호 가수 호림 씨가 문득 생각이 난다”고 답했다.

임재범은 인터뷰 마지막에 “(후배들의) 열정적인 무대를 보면서 제가 노래를 시작하고 도전할 때의 힘들었던 기억이 주마등처럼 지나가더라”라며 “간절했던 그 마음, 잘 안다. 심사하는 내내 애틋함이 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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