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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휴직 확대 긍정적"vs"대책 몇개로 애 안낳아" [여야 저출산 대책 반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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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공공산후조리원 신생아실. 연합뉴스

서울의 한 공공산후조리원 신생아실. 연합뉴스

18일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총선 공약으로 내놓은 저출산 대책에 20~30대 청년세대의 반응은 엇갈렸다. 육아휴직 자동개시 같은 방안을 두고는 "나쁘지 않다"는 반응과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 없다"는 반응이 동시에 나왔다. 휴직급여 인상이나 결혼 지원금 같은 현금살포성 대책에는 "돈 준다고 아이를 낳진 않는다"고 냉소적으로 봤다.

與 ‘아빠 출산휴가’…“환영” vs “맹탕”

여야는 모두 육아휴직은 신청을 하는 즉시 자동으로 개시되는 방안을 약속했다. 여기에 국민의힘은 아빠 출산휴가를 한 달 유급휴가로 의무화하겠다고 했다. 2월 결혼을 앞둔 직장인 배지은(36·여)씨는 “아빠 출산휴가로 남성도 육아에 적극 동참해야 한다는 사회적 분위기가 만들어질 것 같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자영업자인 최지윤(37·여·미혼)씨는 “부모가 일하면 아이는 온종일 누군가에게 맡겨지기 때문에 돈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보다는 휴가나 육아 휴직 급여 부분에 집중하는 게 좋다”며 대책을 반겼다.

신재민 기자

신재민 기자

그러나 육아휴직이나 아빠 출산휴가가 ‘결혼→출산’으로 이어질 과감한 대책은 아니라는 반응도 나왔다. 직장인 박모(33·미혼)씨는 “아빠 출산휴가 기간이 길지도 않고 육아 휴직급여는 한 달에 60만원 올라가는 건데, 아이를 낳게끔 할 정도의 큰 혜택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자영업자 김모(33·여·미혼)씨도 “기존 정부 대책에 한 숟가락 얹은 듯 맨송맨송하고 국가 위기를 해결한 만큼 파격적인 대책은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野 ‘주거 대책’…“비현실적” vs “도움될 듯”

민주당이 내놓은 ‘저출생 종합대책’은 2자녀 출산 때 24평, 3자녀 출산 때 33평 주택을 분양전환 공공임대 방식으로 제공하는 주거 지원 대책이 담겼다.

총선 저출산 공약 비교 그래픽 이미지.

총선 저출산 공약 비교 그래픽 이미지.

생후 14개월 딸이 있는 직장인 이모(34·여)씨는 “취지는 이해하겠지만 24평 임대아파트를 받자고 둘을 낳을 거 같지 않다”며 "임대 아파트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기 어렵다고 본다”고 말했다. 직장인 김모(32·여·미혼)씨는 “당장 애 낳고 살 데 찾는 사람에게 좋겠지만 내게 끌리지는 않는다. 자산 형성을 도와줄 수 있는 파격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직장인 정성욱(38)씨는 “가장 파격적인 만큼 가장 현실성이 떨어지는 대책”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대기업에 다니는 박모(33·미혼)씨는 “애 낳을 계획이 있는 부부에게는 도움이 되는 대책”이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2023년 폐교된 서울 광진구 서울화양초등학교에 게시된 폐쇄 안내문. 뉴시스

2023년 폐교된 서울 광진구 서울화양초등학교에 게시된 폐쇄 안내문. 뉴시스

저출산 대책을 따져보는 걸 떠나, 결혼·출산 자체가 꺼려진다는 반응도 있었다. 대책 몇가지로 풀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과도한 경쟁, 수도권 쏠림 등 복잡한 사회구조적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증권사에 다니는 송모(33·여)씨는 “이런 대책 때문에 결혼하거나 아이를 낳지는 않을 것”이라며 “차라리 늘어나는 1인 가구에 대한 대책을 세우는 게 빠를 것 같다”고 말했다. 오는 3월 결혼을 앞둔 직장인 김정화(38·여)씨는 “영어유치원·코딩학원 등 별것이 다 있는데 이런 경쟁 대열에서 아이랑 같이 달릴 자신이 없다”며 출산을 망설이고 있다.

다만 여야가 저출산 문제 해결에 적극적인 의지를 보이는 데 대해 “없는 것보다 낫다”며 기대를 걸어보는 목소리도 나온다. 지난해 7월 결혼한 직장인 이어진(33·여)씨는 “첫째도 안 낳으려 하기 때문에 첫째 아이 지원이 부족한 건 아쉽지만, 뭐라도 있으면 좋다고 본다. 이번에는 반드시 달라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결혼한 직장인 선모(38·여)도 “아이를 남녀 모두 함께 기를 수 있는 사회로 나아가는 듯한 느낌이 든다. 사회가 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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