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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중국이라는 프랑켄슈타인 만들었나...미국 백전불태 전략[BOOK]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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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 된 세계

클라이드 프레스토위츠 지음
강익현·김병규·김진호 옮김
박영사

우선 책의 구성이 눈길을 끈다. 크게 세 파트로 고대 중국의 병법서 『손자(孫子)』에 나오는 유명한 구절 “적을 알고(知彼) 나를 알면(知己) 백 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百戰不殆)”에 따라 내용을 나눴다. 올해 83세의 저자가 레이건 정부에서 시작해 아버지 부시와 클린턴·오바마 정권에 이르기까지, 수십 년 간 대중 업무에 종사한 미 외교관 출신임을 고려하면 '적'은 중국, '나'는 미국이다. 즉 미국의 대중 필승 전략을 설파한 것이다.

제1 파트 ‘적을 알라’에서 저자는 중국 공산당으로 대표되는 권위주의 세력이 점진적 강압을 통해 자유세계를 천천히 해체할 위험이 있다고 경고한다. 중국은 전쟁이 아닌 기술과 같은 핵심 분야에서의 우월한 힘 장악을 통해 중국 주도의 질서 구축에 나서고 있다는 이야기다. 이어지는 제2 파트 ‘나를 알면’에선 저자 특유의 신랄한 화법이 번득인다.

닉슨 전 미 대통령은 생전 인터뷰에서 중국을 가리켜 “우리가 프랑켄슈타인을 만들었을지도 모른다”고 했다. 저자는 미국에서 누가 이 ‘프랑켄슈타인 만들기’에 나섰나 문제를 따진다. 지난해 타계한 키신저 박사가 첫손가락으로 꼽힌다. 저자는 ‘중국의 고대 문명에 사로잡혀 이상해진’ 키신저가 중국에 양보를 거듭했다고 꼬집는다. 주한 미군 감축을 약속하는가 하면 닉슨에게 마오쩌둥을 황제처럼 대하라고 조언했다.

아버지 부시 대통령은 1989년 천안문 사태 때 중국의 책임을 묻긴 고사하고 중국 지도자 비판 자제에 애를 썼다. 결국 키신저 협회처럼 베이징에 있는 친구 몇 명을 소개해 주고 막대한 수수료를 챙기는 새로운 매판 계급이 미국에 생겨났다고 저자는 비판한다. 중국을 어떻게 상대할 건가? 제3 파트 ‘백전불태’에서 저자는 먼저 상호주의를 강조한다. 뉴욕타임스가 중국에서 배포될 수 없는데 왜 차이나데일리는 미국에서 유통되나?

공급망 전환도 필요하다. 중국 중심의 글로벌 공급망 유지는 위험하고 비용도 많이 든다는 이유에서다. 저자는 또 미 상장기업과 같은 수준의 감사를 받지 않은 미 거래소 상장 중국 기업은 모두 상장 폐지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중국 공산당은 절대 권력을 추구하는 레닌주의 정당으로 항상 투쟁을 앞세운다는 점을 잊지 말자는 말과 함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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