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연방안 국민투표 촉구/고르비/분리주의에 강경 대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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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고르비 불신임안 큰 표차 부결
【모스크바 AFP·로이터=연합】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은 17일부터 10일간의 일정으로 개최된 소련 인민대표대회(의회) 연설에서 분리주의에 대항하기 위해 강력한 조치를 담은 새 연방조약안을 국민투표에 부칠 것을 촉구했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하나의 연방체라는 기초위에서 누가 연방을 찬성하고 반대하는지에 대한」 국민투표가 실시될 것이라고 말하고 각 공화국에서 실시된 국민투표 결과들이 새 연방조약에 대한 「최종 평결」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소련 인민대표대회는 고르바초프의 요청에 따라 소련헌법에 규정돼 있으면서도 한번도 실시된 적이 없는 국민투표를 위한 구체적인 절차마련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고르바초프는 또 자신이 수주일전 제의한 토지사유화에 대해서도 국민투표가 실시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소련 인민대표대회는 이에 앞서 소련을 「황폐와 파괴」로 이끌었다는 이유로 고르바초프 대통령을 사임시켜야 한다고 강경보수파 대의원이 제의한 불신임결의안을 1천2백88대 4백26이라는 압도적인 표차로 부결했다.
대통령권한 강화를 촉구해온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연설에서 민족간 갈등과 경제적 침체 및 일부 공화국들의 분리독립 요구로 어려움을 겪고있는 소련에서 「국가기강 재확립」에 대한 의도를 분명히 했다.
고르바초프는 자신이 85년 집권한 이래 『심각한 오류와 잘못이 있었다』고 시인하고 『이제 유일한 합리적 정책은 공동노력을 통해 깊어가는 위기를 중단시킴으로써 우리 사회의 취약점과 부정적인 경향을 극복하는 것』이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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