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 수비수' 김민재 일 냈다…분데스리가 집념의 데뷔골

득점 후 포효하는 김민재. 사진 바이에른 뮌헨

'괴물 수비수' 김민재(27)가 독일 프로축구 분데스리가 데뷔골을 터뜨리며 소속팀 바이에른 뮌헨의 승리를 이끌었다. 앞서 득점과 도움이 한 차례 취소됐지만, 포기하지 않고 줄기차게 공격에 가담해 얻어낸 집념의 골이다.

뮌헨은 18일(한국시간) 독일 뮌헨의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2023~24시즌 분데스리가 15라운드 홈경기에서 슈투트가르트를 3-0으로 완파했다. 뮌헨의 간판 스트라이커 해리 케인이 멀티골, 중앙 수비수 김민재가 1골 도움으로 맹활약했다. 지난 9일 벌어진 14라운드 프랑크푸르트전 1-5 대패의 충격에서 벗어난 뮌헨(승점 35)은 리그 2위를 달렸다. 선두 레버쿠젠(승점 39)을 승점 4 차로 따라붙었다.

전반 2분 만에 케인의 선제골로 리드를 잡은 뮌헨은 전반 25분 뮌헨 프리킥 상황에서 추가골이 터졌다. 김민재가 헤딩골을 넣은 것이다. 그런데 이 골은 비디오 판독(VAR)을 거쳐 김민재의 오프사이드가 선언돼 취소됐다. 분데스리가 데뷔골이 무산된 것이다. 김민재의 불운은 계속됐다. 전반 47분 김민재의 패스를 토마스 뮐러가 받아 드리블 돌파한 뒤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이번엔 VAR을 통해 뮐러가 오프사이드 판정을 받아 골이 취소됐다.

김민재는 연달아 골이 취소되는 가운데서도 끈질기게 공격에 가담해 기어코 공격 포인트를 올렸다. 뮌헨이 1-0으로 앞선 후반 10분 프리킥 상황에서 헤딩으로 케인의 추가골을 어시스트했다. 김민재의 분데스리가 1호 도움. 후반 18분엔 마침내 골까지 기록했다. 알렉산다르 파블로비치의 코너킥을 김민재가 정확한 헤딩으로 연결해 팀의 세 번째 골을 넣었다. 분데스리가 데뷔골. 그는 올 시즌 뮌헨에 입단했다. 또 득점과 어시스트가 각각 한 차례씩 무산된 가운데서도 끝까지 도전해 얻은 값진 골이었다.

김민재는 본업인 수비에서도 무실점을 이끄는 만점 활약을 펼쳤다. 폭발적인 스피드로 상대 공격수를 추격해 공격을 끊어내는 장면을 몇 차례 선보여 홈팬의 박수를 받았다. 김민재는 유럽 축구 통계 사이트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았다. 후스코어드닷컴은 2골을 넣은 케인(8.5점)보다 높은 최고 평점인 8.8점을 김민재에게 매겼다. 소파스코어 역시 케인과 알폰소 데이비스에게 준 8.2점보다 높은 8.3점을 김민재에게 줬다. 이로써 김민재는 그동안 비판 여론을 완전히 불식시켰다. 동료 수비수들의 부진 속에 김민재의 경기력에 대한 비판이 나왔지만, 이날 공수에서 맹활약하며 기량을 입증했다. 한편 이날 후반 32분엔 슈투트가르트 정우영이 교체로 그라운드를 밟으며 김민재-정우영이 맞붙는 '코리안 더비'도 성사됐다.

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