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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인요한 갈등 일단 봉합…험지출마 언급은 없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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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국민의힘 지도부와 혁신위원회가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김기현 대표(왼쪽)와 인요한 위원장이 6일 국회 당 대표실에서 회동하고 있다. [뉴스1]

국민의힘 지도부와 혁신위원회가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김기현 대표(왼쪽)와 인요한 위원장이 6일 국회 당 대표실에서 회동하고 있다. [뉴스1]

내년 4·10 총선에서 지도부·중진·친윤의 험지 출마 또는 불출마 문제로 충돌하던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와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6일 만나 갈등을 잠정 봉합했다. 오후 5시 국회 국민의힘 대표실에서 진행된 약 17분 동안의 비공개 회동에서 김 대표는 “지도부의 혁신 의지를 믿고 맡겨 달라”고 했고, 인 위원장은 “오늘 만남을 통해 김 대표의 희생과 혁신에 대한 의지를 확인했다”고 화답했다고 박정하 수석대변인이 전했다.

김 대표는 “혁신위 안건은 혁신과 총선 승리에 도움이 될 거로 확신한다. (인 위원장의) 공천관리위원장 제안은 혁신을 성공시키기 위한 충정에서 한 말이라는 데 충분히 공감한다”면서도 “최고위에서 의결할 수 있는 사안이 있고, 전략적으로 선택해야 할 일들이 있어서 지금 바로 수용하지 못하는 점은 이해해 달라”고 인 위원장의 양해를 구했다. 그러면서 “혁신안을 바탕으로 국민의 뜻을 받들고 이기는 국민의힘이 되도록 하겠다. 혁신위 어젠다를 어떻게 스텝 바이 스텝(차례대로) (실천)할 것인가 고민하겠다”고 덧붙였다고 박 대변인은 전했다. 이에 인 위원장은 “혁신위가 절반의 성과를 만들어냈다면 나머지 절반의 성공은 당이 이뤄줄 거로 기대한다”고 말했다고 정해용 혁신위원은 밝혔다. 인 위원장은 그러면서 “이번 일을 하면서 많이 배웠다”고 말했다고 국민의힘 관계자는 전했다.

그동안 김 대표와 혁신위는 갈등을 지속해 왔다. 지난 4일 최고위원회의에 지도부·중진·친윤의 험지 출마 또는 불출마 요구 혁신안이 상정조차 되지 않자 당내에선 “혁신위가 7일 회의에서 비상대책위원회 전환을 요구할 것”이란 분석까지 나왔었다. 이런 상황에서 김 대표와 인 위원장이 전격 회동하면서 양측은 일부 접점을 찾은 모양새다. 혁신위는 7일 혁신안을 최고위에 넘기는 대신 논의를 거쳐 11일 최고위에 혁신안을 종합 보고하기로 했다.

다만 비공개 면담 자체는 17분 만에 끝났고, 김 대표와 인 위원장은 면담 후에도 서로 악수만 하고 헤어졌다. 당초 갈등의 이유였던 험지 출마 또는 불출마 혁신안에 대한 언급도 비공개 회동에서 나오지 않았다고 국민의힘 관계자는 전했다. 회동으로 둘의 갈등 수위가 내려가긴 했지만, 당내에선 “아직 불씨는 살아 있다”는 반응이 나왔다. 7일 혁신위 회의 때 일부 강경파 혁신위원의 불만이 터져나올 가능성은 여전하다. 혁신위가 여전히 비대위 체제 전환을 요구할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그러나 전날 윤석열 대통령과 김 대표 등 국민의힘 지도부가 비공개 오찬 회동을 한 뒤 이를 전격 공개하며 “혁신위가 김기현 체제를 뒤집을 동력은 사라졌다”는 평가가 많다. 김 대표와 인 위원장 모두 ‘윤심(尹心·윤 대통령 의중)’을 자처한 상황에서 윤 대통령이 현 김기현 대표 체제에 힘을 실어준 양상이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과 김 대표는 이날 부산을 오가는 비행기 안에서 2시간여 동안 대화를 주고받았다고 한다. 국민의힘 초선 의원은 통화에서 “비공개 오찬 회동 공개로 인 위원장의 활동 폭은 아주 좁아졌다”며 “마땅한 수가 없는 상황에서 출구전략을 위해 김 대표를 찾은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회동 종료 후 정 혁신위원은 “혁신위 역할은 이 정도면 다 했다고 생각한다. 곧 활동을 마무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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