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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 넘게 짜장면 봉사…'뇌사' 40대 여성, 4명 살리고 떠났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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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명을 살리고 떠난 문미선씨와 가족. 사진 한국장기조직기증원

4명을 살리고 떠난 문미선씨와 가족. 사진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운동 중 갑자기 쓰러져 뇌사 상태에 빠진 40대 여성이 장기 기증으로 4명을 살리고 떠났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순천향대 천안병원에서 문미선(43)씨가 뇌사 장기 기증으로 4명의 생명을 살렸다고 6일 밝혔다.

문씨는 지난 10월 25일 운동 중 갑자기 정신을 잃고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의료진의 적극적인 치료에도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 상태가 됐다.

문씨는 4년 전 기증 희망 등록을 통해 다른 누군가를 살리고 싶다는 뜻을 알렸고. 가족은 그런 고인의 약속을 지켜주기 위해 기증에 동의했다. 이에 문씨는 심장, 간장, 신장(좌우)을 4명에게 기증하고 떠났다.

문씨는 어릴 적 장애가 있는 아버지를 여의고 후천성 실명 장애가 있는 어머니 밑에서 사랑으로 자라 어려운 이웃을 돕는 일에 항상 적극적이었고, 남에게 베풀 수 있는 삶을 살고자 노력했다고 한다.

문씨는 남편과 함께 '사짜모'(사랑의 짜장면을 만드는 모임)라는 봉사팀에 참여하며 13년 넘게 장애인과 청소년 등 어려운 이웃에게 식사를 제공하고 다양한 활동을 통해 나눔과 봉사를 실천해왔다.

문씨는 문화센터 헬스트레이너로 일하며 헬스, 수영, 등산, 마라톤 등 다양한 운동을 즐기던 건강한 사람이었기에 주변인들의 슬픔은 더욱 컸다.

문씨의 남편 김도형씨는 "4년간 나와 함께 해줘서 너무 행복했다"며 "먼저 하늘나라에서 편히 쉬면서 우리 가족을 지켜봐 달라"고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문인성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원장은 “어려운 환경을 극복하고 남을 위해 헌신하신 기증자와 그 곁을 함께 해주신 기증자 유가족께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며 "실천해 주신 생명나눔이 잘 전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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