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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 죽이고 수백만원 홍시 짓이긴 용의자…20대 이웃이었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겨울의 시작을 알리는 절기상 입동(立冬)을 하루 앞둔 지난달 7일 대전 유성구 국립대전현충원을 찾은 물까치들이 감나무 위에서 홍시를 먹고 있다. 본 기사와는 관련 없음. [프리랜서 김성태]

겨울의 시작을 알리는 절기상 입동(立冬)을 하루 앞둔 지난달 7일 대전 유성구 국립대전현충원을 찾은 물까치들이 감나무 위에서 홍시를 먹고 있다. 본 기사와는 관련 없음. [프리랜서 김성태]

특수재물손괴·동물보호법 위반 입건

전북 완주군 한 농가에서 70대 주인이 창고에 보관하던 감을 무더기로 훼손하고 개를 죽인 용의자가 특정됐다. 경찰은 같은 마을에 사는 20대 이웃 소행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

완주경찰서는 4일 "특수재물손괴·특수건조물침입·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A씨(29)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달 16일 밤과 17일 오전 사이 완주군 소양면 B씨(72) 농가 창고에 무단으로 침입해 납품용 홍시 105상자(5㎏ 기준), 230만원어치를 훼손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당시 농가를 지키던 5살짜리 수컷 개 1마리를 둔기로 때려죽인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은 A씨가 지난달 16일 밤 B씨가 농가를 비운 사이 문이 잠긴 창고 유리창을 깨고 범행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집이 다른 곳에 있는 B씨는 귀가 후 이튿날 오전 창고를 찾았다가 창고 안이 난장판이 된 것을 발견하고 신고했다.

경찰은 사건 전후로 마을 주변 폐쇄회로TV(CCTV)에 찍힌 인물·차량 동선 등을 분석해 A씨를 용의자로 특정했다. 이후 지난달 말 A씨 자택 등을 압수수색해 신발과 유전자(DNA) 관련 증거물을 확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정을 의뢰했다.

국과수는 경찰이 B씨 창고에서 채취한 물건도 감정 중이다. 경찰은 A씨 집에서 나온 증거물과 비교·분석해 범행 연관성을 밝힐 방침이다.

경찰 로고. [뉴스1]

경찰 로고. [뉴스1]

다른 개 1마리도 사라져…"절도 혐의 검토"

A씨는 지난해 인근 전원주택 단지로 이사한 뒤 혼자 사는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자인 B씨와는 얼굴만 아는 정도라고 경찰은 전했다.

조사 결과 B씨는 인근 산에서 멧돼지 습격 등에 대비해 창고 주변에 개 4마리를 풀어놨다. 이 중 1마리가 죽고, 다른 수컷 1마리도 목줄이 끊긴 채 사라졌다. 경찰은 이 개가 스스로 도망갔을 가능성도 있지만, A씨가 이 개를 데리고 간 게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사라진 개의 생사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은 관련 증거가 나오면 A씨에게 절도 혐의를 적용할 예정이다.

경찰은 A씨를 조사하기 위해 수차례 연락했지만, 행방이 묘연하다. 집에도 없고 전화도 받지 않는다고 한다. 이에 경찰은 완주군 다른 마을에 사는 A씨 부모를 통해 구두로 A씨에게 출석을 통보했다.

경찰 관계자는 "A씨 부모도 아들과 연락이 안 된다고 하지만, A씨가 출석하는 대로 범행 동기와 경위 등을 추궁할 계획"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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