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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울한 대한상의·재계…“아쉽고 송구, 지지국 약속 선별해 지킬 것”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9일 부산 해운대구청 외벽에 걸려 있던 2030세계박람회 부산 유치 응원 현수막이 철거되고 있다. 뉴스1

29일 부산 해운대구청 외벽에 걸려 있던 2030세계박람회 부산 유치 응원 현수막이 철거되고 있다. 뉴스1

“그렇게 큰 표 차이로 질 줄은 몰랐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가 2030년 세계박람회(엑스포) 개최지로 결정된 다음 날인 29일, 그동안 부산 엑스포 유치를 적극적으로 지원해 온 재계에선 이런 반응이 다수 나왔다.

특히 부산엑스포 민간 유치위원장을 맡아 활동해 온 최태원 회장이 이끄는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와 최 회장이 속한 SK그룹 관계자들은 상대적으로 아쉬움이 더한 분위기였다.

최태원 대한상의 겸 SK그룹 회장은 지난달부터 국제박람회기구(BIE) 회원국들의 개최지 선정 투표가 열리는 파리에 ‘메종 드 부산(부산의 집)’이라는 공간을 마련하고, 장기간 상주하면서 유치 활동을 펼쳤다. 투표일 직전 열흘 동안에만 중남미와 유럽 등 7개국을 방문하는 강행군을 펼쳤다. 최 회장과 SK그룹 최고경영자(CEO)들이 직접 방문했거나 국내외에서 면담한 나라만 180여 개, 고위급 인사는 900명이 넘는다.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SK그룹은 매년 경영 전략 구상을 위해 여는 ‘CEO 세미나’를 올해는 아예 파리에서 열기도 했다. SK는 물론 재계에서도 “최태원 회장이 (엑스포 유치에) 정말 진심이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하지만 리야드와 표 차이가 예상보다 크게 나타나자 허탈해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28일 오후(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국제박람회기구(BIE) 제173차 총회에서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의 부산 유치 실패가 결정된 뒤 총회장을 떠나고 있다. 뉴스1

한덕수 국무총리가 28일 오후(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국제박람회기구(BIE) 제173차 총회에서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의 부산 유치 실패가 결정된 뒤 총회장을 떠나고 있다. 뉴스1

다만 SK는 “(최 회장이) 민간유치위원장으로서 활동한 것이기 때문에 그룹 내부나 내년도 정기 인사에 영향은 전혀 없다”고 못 박았다. SK그룹은 내달 7일 2024년 정기 임원 인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SK 관계자는 “엑스포 유치는 기업의 메인 아젠다가 아니라 국정과제에 협조하는 활동이었다”며 “지금껏 해외에서 여러 국가의 주요 인사들을 만나 얻게 된 사업 기회를 실제 수익으로 연결해 노력의 결실을 볼 것”이라고 말했다. SK 계열사의 한 관계자도 “엑스포 유치 활동이 아니었다면 신경쓰지 않았을 지역과 시장을 접할 수 있는 좋은 경험이었다”고 자평했다.

대한상의도 투표 결과 직후 입장문을 내고 “국민들의 단합된 유치 노력은 대한민국의 국가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렸을 뿐 아니라 한국 산업의 글로벌 지평도 확대하는 계기가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29일 오후 부산 연제구 부산시청과 지하철 시청역 연결통로에 설치된 전광판에 2030세계박람회(엑스포) 부산 유치 계획이 무산된 것과 관련해 부산시가 국민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는 문구가 나오고 있다. 뉴스1

29일 오후 부산 연제구 부산시청과 지하철 시청역 연결통로에 설치된 전광판에 2030세계박람회(엑스포) 부산 유치 계획이 무산된 것과 관련해 부산시가 국민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는 문구가 나오고 있다. 뉴스1

하지만 익명을 원한 상의 관계자는 “면목이 없다. 제대로 (유치가) 안 된 건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는 사우디의 물량 공세가 워낙 심해, 처음부터 불리한 경쟁이었다는 지적에 대해 “그런 게(여러 이유들이) 중요한 게 아니다”라며 침울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이어 엑스포 유치 재도전 등에 대해 “결정할 단계도 아니고, (경제계가) 결정 주체도 아니다”라고 했다.

대한상의는 조만간 부산 엑스포 유치 활동 과정에서 맺은 ‘약속 이행’ 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그동안 유치 설득 과정에서 부산을 지지한 국가들과 진행하기로 한 협력 내용이 꽤 많다”며 “지금부터 이 중에 가능한 것들을 선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최태원 회장은 오는 30일부터 이틀간 일본에서 열리는 ‘도쿄포럼’ 기조연설을 위해 29일 파리에서 곧장 일본으로 이동한다. 이후 최 회장은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리는 ‘트랜스 퍼시픽 다이얼로그’(Trans-Pacific Dialogue, TPD) 행사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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