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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밉상" 주호민 아들 녹음파일 공개…판사 "부모 속상할 만"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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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작가 주호민. 인스타그램 캡처

웹툰작가 주호민. 인스타그램 캡처

 “뭘 보는 거야. 도대체. 아 진짜 밉상이야. 도대체 머릿속에 뭐가 들어있는 거야?”
유명 웹툰작가 주호민씨 아들에 대한 특수교사의 정서학대 사건과 관련해 논란이 된 당시 상황이 녹음된 파일 전체가 법정에서 재생됐다. 특수교사 측은 “훈육 차원에서 한 발언”이라고 주장했지만 검찰은 “일반적인 지도 과정에서 갑자기 이런 발언이 나왔고, 피고인의 말투가 훈육성이라고 보긴 어렵다”고 반박했다.

27일 수원지법 형사9단독 곽용헌 판사의 심리로 열린 특수교사 A씨의 아동학대범죄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 4차 공판에서 재판부는 검찰이 증거로 제출한 녹음파일을 전체 재생했다. 2시간 30분 분량의 녹음파일엔 지난해 9월 13일 수업 시간에 A씨가 주씨의 아들 B군(9)에게 한 발언이 그대로 담겼다.
주씨 측은 지난해 이 녹음 내용 등을 기반으로 A씨를 아동학대 혐의로 경찰에 신고했다. 검찰은 A씨의 발언을 발달 장애인인 주군의 정신건강 및 발달에 해를 끼치는 정서적 학대 행위라고 판단, 지난해 12월 27일 A씨를 재판에 넘겼다.

녹음파일에서 A씨는 학생들에게 부메랑에 관해 설명했다. B군이 답변하지 않자 A씨는 “밉상이다. 도대체 머릿속에 뭐가 들어있는 거야”라고 말했다. A씨의 변호인 측은 “학업에 충실하라는 차원에서 한 말이고 푸념식의 혼잣말”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곽 판사는 “법리적인 걸 떠나서 듣는 부모 입장에선 속상할 만한 표현이긴 하다”고 지적했다.

A씨는 B군과 단둘이 받아쓰기를 하면서 문장을 여러 차례 읽게 했다. 그러면서 “다시 읽어라”“또박또박 안 쓰면 지우겠다”고 여러 차례 말했다. B군이 소리를 지르자 “야 네가 왜 여기에만 있는 줄 알아? 왜 친구들에게 못 가고 있는 줄 아느냐. 친구들한테 가고 싶어? 못 가. 못 간다고”고 말한다.
또 받아쓰기 문장 중 하나인 ‘버릇이 고약하다’를 읽으며 “너야 너. 너보고 말하는 거야. 버릇이 매우 고약하다. 어휴 싫어. 싫어. 싫어 죽겠어”라고 말한다.
검찰이 “(B군이) 잘 따라 읽는데도 갑자기 이런 말이 나왔고, 말투도 훈육성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의견을 내자 A씨 측 변호인은 “계속 반복적으로 가르치면서 한숨이 나온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녹음파일 공개에 장애아동 학부모들 눈물  

A씨의 변호인들이 강력하게 ‘훈육’을 주장하자 곽 판사는 “피해아동에게 해코지를 하려고 악한 감정을 갖고 그런 표현을 한 것은 아니겠지만, 중간중간 부적절한 표현이 있기 때문에 문제가 된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지난 8월 전국장애인부모연대 회원들이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가진 작가 주호민씨 사건 관련 자폐 혐오 방치 교육부 규탄 기자회견에서 교육 시스템 개혁을 촉구하고 있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는 교육부가 학교에서 발생한 문제를 교사-학부모 간의 갈등으로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며 교육 현장에 지원 시스템을 갖춰 문제를 해결할 것을 촉구했다. 뉴스1

지난 8월 전국장애인부모연대 회원들이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가진 작가 주호민씨 사건 관련 자폐 혐오 방치 교육부 규탄 기자회견에서 교육 시스템 개혁을 촉구하고 있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는 교육부가 학교에서 발생한 문제를 교사-학부모 간의 갈등으로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며 교육 현장에 지원 시스템을 갖춰 문제를 해결할 것을 촉구했다. 뉴스1

이날 법정 방청석은 취재진과 A씨의 동료 교사, 경기도교육청 관계자, 장애아동을 둔 부모 등으로 가득 찼다. 검은색 코트와 마스크를 쓴 A씨는 재판 내내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다. 녹음파일이 공개되자 일부 학부모는 한숨을 크게 쉬고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A씨의 다음 기일은 내달 18일이다. 이 공판에선 A씨의 발언을 아동학대로 판단한 지자체 공무원에 대한 증인신문이 진행될 예정이다.

한편 지난 7월 이 사건이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지자 교권 침해 논란이 일면서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등 교원들이 잇따라 법원에 A씨 선처를 요청하는 탄원서를 제출했다. 경기도교육청은 지난 8월 1일 아동학대 신고로 직위해제된A씨를 복직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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