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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러 또 무기거래? "나진항에 석달새 대형선박 18척 드나들어”

중앙일보

입력

지난 9월 러시아에서 정상회담을 개최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오른쪽). AP=연합뉴스

지난 9월 러시아에서 정상회담을 개최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오른쪽). AP=연합뉴스

북한의 대러 무기 수출 창구로 지목된 북·러 접경 나진항에 지난 24일 또다시 대형 선박이 정박한 게 포착됐다고 미국의소리(VOA)가 이튿날 보도했다. VOA가 상업용 위성으로 촬영한 일대 사진을 분석한 결과다.

매체에 따르면 해당 선박에는 푸른 컨테이너들이 실려있었다. 그런데 이전에 나진항에 약 100m가량 쌓여 있던 컨테이너들이 배가 들어온 뒤 사라졌다. 앞서 미국 정부가 나진항을 북·러 간 주요 교역 창구로 지목한 만큼 무기 거래 가능성이 지적됐다.

이와 관련, 지난달 존 커비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북한이 러시아에 컨테이너 1000개 분량의 군사 장비와 탄약을 제공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북한의 탄약 창고에서 반출된 화물이 나진항을 거쳐 러시아 선적 앙가라호 등에 실린 뒤, 러시아 항구·철도 등을 통해 (우크라이나 전쟁이 벌어지는 전선에 가까운) 러시아 남서부 국경 근처 창고로 옮겨졌다"고 상세히 설명했다.

VOA가 이번에 포착한 화물들도 러시아 측으로 흘러 들어갔을 가능성이 있다. 매체는 이와 관련해 “이날 발견된 선박까지 지난 두 달여 기간 동안 나진항에서 발견된 대형 선박은 모두 18척”이라면서 “이들을 모두 무기 거래로 단정할 순 없지만, 나진항 일대 화물의 양에서 지속적인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고 전했다.

올 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존 커비 전략소통조정관이 브리핑을 하고 있다. 당시 미국은 북한이 러시아 용병 단체 '바그너 그룹'에 무기를 제공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지난 9월 북·러 정상회담 이후 양국 간 육·해상 교류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올 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존 커비 전략소통조정관이 브리핑을 하고 있다. 당시 미국은 북한이 러시아 용병 단체 '바그너 그룹'에 무기를 제공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지난 9월 북·러 정상회담 이후 양국 간 육·해상 교류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AP=연합뉴스

같은 날 촬영된 위성사진에서 서해 석도의 동쪽 해상에서 불법 환적으로 의심되는 움직임도 포착됐다. 석도 부근에서 두 척씩 총 네 척의 선박이 밀착한 모습이었다. 해상 환적은 북한이 석유와 각종 수출입품 등 유엔 대북제재로 가로막힌 물품들을 거래하는 단골 수법이다. VOA는 이와 관련해서도 “위성사진 분석으로 올해 총 61건의 해상 환적을 찾았다”고 전했다.

앞서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도 지난달 보고서를 통해 “북·러 국경 지대의 철도 통행량이 과거보다 전례 없이 증가했다”는 분석을 내놨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5일 촬연된 위성사진에서 두만강 철교에 73량의 화물열차가 지나간 것으로 나타났다. 이 지역의 열차 통행량이 최근 5년간 20량 수준이었던 것에 비하면, 지난 9월 북·러 정상회담 이후 양국 간 육·해상 교류가 급격히 증가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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