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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김기현 10억 이재명 18억…'슬쩍 107억' 쪽지예산도 있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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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좌), 이재명 민주당 대표(우)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좌), 이재명 민주당 대표(우)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비롯한 여야의 실세 의원이 적게는 수십억에서 많게는 100억 이상의 지역구 예산 증액을 요구한 것으로 드러났다.

23일 중앙일보가 국회 상임위원회 예산 심사자료를 입수해 분석한 결과, 양당 지도부 지역구 예산이 상임위에서 증액 요구된 사례가 다수 확인됐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울산 남을)는 울산 청년 일자리 사업 추진을 위해 10억원 증액을 요구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인천 계양을)는 계양구 선주지동ㆍ둑실동에 도로개설비로 총 18억 8000만원을 요구했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인 이 대표는 국토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이 대신 증액 의견을 제출하는 방식을 사용했다.

국회는 각 상임위 요청 자료를 기반으로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소위원회에서 증액 심사를 진행한다. 통상 상임위 소속 의원들은 전체회의에서 예산안을 처리하기 전 서면질의를 넣어 증액을 요구한다. 지역구 예산이나 선심성 예산을 심사 중에 밀어 넣는 탓에 이른바 ‘쪽지 예산’으로 불린다. 국회 관계자는 “정부와 최종적으로 내년도 예산안을 확정 지을 때 실세 의원의 예산 요구는 대체로 비중 있게 다뤄지곤 했다”고 전했다. 지난해 국회가 정부 원안에서 12조 3192억원을 감액하고 12조 1200억원을 증액하는 과정에서도 지도부 의 지역구 예산은 대체로 늘었다.

양당 3역(원내대표ㆍ사무총장ㆍ정책위의장)의 지역 챙기기도 눈에 띄었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서울 중-성동갑)는 지난해 본인이 옮긴 지역구인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한가람미술관 리모델링 등에 40억원을 요구했다. 그는 서울 성동구 ‘독서당 문화 여가누림센터’ 건립을 위한 40억도 제기하며 전ㆍ현 지역구를 살뜰히 챙겼다. 이개호 민주당 정책위의장(전남 담양-장성)은 영광ㆍ장성 관광지 사업에 18억 8000만원을 요구했다. 이만희 국민의힘 사무총장(경북 영천-청도)은 경북 청년 일자리 사업에 107억 9100만원 증액을 요구했다.

김경진 기자

김경진 기자

이런 ‘예산 증액’ 요구는 때로 여야 간 설전으로 번진다. 지난 15일 예결소위에서 국토위 소속 김정재 국민의힘 의원 이름으로 ‘국립 백양산 자연 휴양림’에 비목변경 요청(총사업비 86억원→250억원)이 이뤄졌는데, 야당 간사인 강훈식 의원은 “장제원 의원 지역구 아니냐. 비목 변경하는 편법까지 써서 윤핵관 지역구 예산을 챙기느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여당 예결소위 위원인 송석준 의원은 “검증되지 않은 동료 의원 실명 거론을 자제해주고, 속기록에서도 삭제해달라”며 반박했다.

한편 국회 예결소위는 23일 감액심사를 8일째 진행했다. 증액 심사는 추후 소위 혹은 ‘소(小)소위’에서 이뤄질 전망이다. 여야가 합의한 대로라면 예결특위는 오는 30일 전체회의를 열어 예산안을 의결하고, 12월 1일 본회의에 이를 올린다. 예산안 처리의 법정 시한은 12월 2일이다.

다만 여야가 대치를 벌이다 일정이 지연되는 일은 빈번하다. 지난해에도 여야는 험난한 줄다리기 끝에 2023년도 예산안을 법정 시한을 22일 넘긴 12월 24일에야 처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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