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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이우 덮치자, 모스크바 쳤다…러·우크라 치열한 드론 공방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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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겨울을 맞아 다시 불붙고 있다. 주말 동안 양국은 상대방 수도를 향해 드론(무인기) 수십 대를 보내 공격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결과를 낼 시간이 많지 않다. 신속한 작전 행동이 필요하다”고 반격 작전의 변화를 시사했다.

우크라이나 오데사 지역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공격한 가운데 소방관들이 러시아 드론 공격으로 에너지 인프라가 손상된 현장을 복구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오데사 지역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공격한 가운데 소방관들이 러시아 드론 공격으로 에너지 인프라가 손상된 현장을 복구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19일(현지시간) BBC·가디언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영토 시설에 대해 드론 테러 공격을 시도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국방부에 따르면 모스크바 북동부 외곽 보고로드스키 상공에서 우크라이나 드론이 러시아 방공망에 의해 격추했다. 모스크바로 향하는 우크라이나 드론이 격추된 건 지난달 7일 이후 처음이다.

이번 드론 공격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향해 이틀 연속 드론 공습을 한 데에 대한 보복성 조치로 보인다. 키이우시 군정 수장 세르게이 포프코는 이날 “이틀 연속 적(러시아)이 우리 수도를 공격했다”며 “키이우를 겨냥한 (러시아) 드론 20대 중 15대를 파괴했다”고 밝혔다. 전날엔 러시아의 이란산 샤헤드 드론 38대 중 29대를 격추했다고 발표했다. 우크라이나 군에 따르면 이틀 동안 이뤄진 러시아의 드론 공격은 지난 9월 말 이후 최대 규모다.

우크라이나 키예프에서 러시아 드론이 상공에서 폭발하는 장면. 로이터=연합뉴스

우크라이나 키예프에서 러시아 드론이 상공에서 폭발하는 장면. 로이터=연합뉴스

전쟁 발발 후 두 번째 겨울을 앞둔 양측의 공방전은 갈수록 격화할 조짐이 보인다. 지난해 겨울에도 러시아의 공격으로 우크라이나 곳곳의 에너지 기반 시설이 파괴돼 전기와 난방이 끊겼다. 당시 러시아는 전력망 등 인프라 시설에 미사일을 집중 발사했고 우크라이나엔 단전·단수 피해가 속출했다.

실제로 지난 주말 우크라이나 방공망을 뚫은 러시아의 일부 드론도 우크라이나 남부 오데사 지역의 에너지 시설, 북부 체르니히우 지역의 기간 시설 등을 타격했다. 이 공격으로 오데사 지역의 약 2000가구가 정전을 겪었다. 우크라이나 곳곳의 400개 넘는 마을에서 전기 공급이 중단됐다.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가 올겨울 대규모 공격을 위해 “미사일을 비축하고 있다”며 철저한 대비를 주문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겨울이 다가올수록 러시아가 난방·전기 공급의 차단을 위해 더 강력한 공격을 시도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자포리아 지역에서 러시아의 공습으로 주택이 파손된 현장에서 소방관들이 작업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자포리아 지역에서 러시아의 공습으로 주택이 파손된 현장에서 소방관들이 작업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한편 20개월 넘게 러시아와의 전쟁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날 젤렌스키 대통령은 군에 “반격 작전의 변경”을 지시했다. 우크라이나는 지난 6월 영토 수복을 위한 목표로 ‘대반격’에 나섰지만 현재까지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쟁에 대한) 결과를 기다릴 시간이 별로 남지 않았다. 앞으로 다가올 변화를 위해서는 신속한 행동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이날 젤렌스키 대통령은 국군 의무사령관 자리에 현직 테티야나 오스타슈첸코 소장을 대신해 아나톨리 카즈미르추크 국립 군 의료원 소장을 임명했다. 로이터 통신은 “러시아를 상대로 반격에 나섰으나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이 같은 결정이 나왔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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