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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푸틴 신뢰한다" 러시아군 자원 입대한 한국 청년 정체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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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현지시간) 러시아 '특별군사작전'에 참가하기 위해 한국에서 왔다는 젊은 남성의 인터뷰 영상이 현지 매체 AIF를 통해 보도됐다. 연합뉴스

14일(현지시간) 러시아 '특별군사작전'에 참가하기 위해 한국에서 왔다는 젊은 남성의 인터뷰 영상이 현지 매체 AIF를 통해 보도됐다. 연합뉴스

러시아 매체 ‘AIF’(논쟁과 사실)가 한국 국적 청년이 러시아군에 자원입대해 우크라이나 돈바스 전선에 투입됐다고 보도했다. AIF는 이 남성의 인터뷰 영상도 공개했다.

14일(현지시간) AIF가 공개한 영상에는 호출명 ‘킨제르’로 불린다는 젊은 남성이 등장했다. 방한용품으로 코와 입을 가린 남성은 영어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인터뷰에서 이 남성은 자신이 한국인이라는 사실을 밝히며, 러시아군에 합류하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서방은 현재 나락으로 빠져들고 있다. 성 소수자 문제가 모든 곳에서 홍보되고 있어 유럽과 미국 어디에서나 볼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서울에서 살면서 러시아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러시아에서는 전통적인 생활방식이 보존돼 있다”며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세계무대에서 가장 안정적인 대통령 중 한 명으로, 나는 그를 신뢰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좋은 대통령이었지만, 조 바이든 현 대통령 집권 이후 상황이 악화했다. 미국은 자신의 가치를 다른 나라에 강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남성은 러시아어를 몰라 영어와 번역기로 소통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외국인이 러시아군에서 복무하기는 어렵지만, 앞으로 시스템이 더 잘 구축돼 외국인의 입대가 쉬워지기를 바란다”는 당부도 남겼다.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지난 6월 동부 도네츠크 지역 전선에서 러시아군 진지를 향해 M777 곡사포를 발사하는 모습. EPA=연합뉴스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지난 6월 동부 도네츠크 지역 전선에서 러시아군 진지를 향해 M777 곡사포를 발사하는 모습. EPA=연합뉴스

해당 남성의 구체적인 신원은 공개되지 않았으며, 주러시아 한국대사관에서도 아직 이 남성의 신원을 확인하진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AIF에 따르면 이 남성은 서울에서 출발해 돈바스에 최종 도착했으며, 도네츠크 제1군단 소속 국제여단인 ‘파트나슈카’에 합류했다. 돈바스는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와 루한스크주 일대를 통칭하는 말이다.

이 남성은 인터뷰에서 ‘특별군사작전’ 복무 이후 러시아 시민권을 취득해 휴양지인 소치에서 살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남성에 따르면 그는 현재 한국에 있는 가족과 연락은 하고 있지만, 러시아 입국 사실만 알고 입대 사실에 대해선 알지 못하는 상황이다.

그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 측에 자원입대한 한국인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해군특수전전단(UDT) 장교 출신 유튜버 이근씨가 외교부의 여권 사용 허가 없이 우크라이나군에 합류했다가 여권법 위반으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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