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부자 ‘PICK’… 빈 살만의 도시 달릴 中 자율주행, 어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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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0월 15일 베이징 이좡 거리에 바이두의 로봇택시 ‘뤄보콰이파오(蘿蔔快跑)’가 정차해있다. CFP

2022년 10월 15일 베이징 이좡 거리에 바이두의 로봇택시 ‘뤄보콰이파오(蘿蔔快跑)’가 정차해있다. CFP

중국 수도 베이징에선 지난달부터 운전자가 없는 완전 자율주행 택시가 운행 중이다. 바이두의 로보 택시인 ‘뤄보콰이파오(蘿蔔快跑)’를 통해서다. 2021년 11월 운행을 시작해 지금까지 약 330만 회 운행했으며, 하루 평균 5000회가량 자율 주행 택시를 운행 중이다. 해당 차량은 바이두와 함께 자율주행 스타트업 ‘Poni.ai’(小智智行, 이하 포니.ai)가 합작해 만들었다.

포니.ai 부사장은 “자율주행 택시가 사고를 낸 적은 아직 한 번도 없었다”며 “현재 운행 중인 구역에서 완전 자율주행 택시가 성공하면 서비스를 베이징 전역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3년 안에 이 목표를 이룰 예정이다.

이렇듯 자사의 기술력이 훌륭하다고 자평하는 이 기업, 마냥 자화자찬은 아니다. 시장조사업체 가이드하우스 인사이트에 따르면 포니.ai는 올해 ‘글로벌 자율주행 업체 기술력 평가’에서 15위에 등극하는 기염을 토했다. 1위는 인텔의 모빌아이, 2위는 구글의 웨이모, 3위는 바이두가 이름을 올린 순위표다. 설립 7년 만에 세계 무대로 우뚝 서 글로벌 거물과 어깨를 견주게 된 포니.ai다.

올해 5월엔 중국 최초, 선전(深川) 지자체 수준의 자율주행 AI 테스트를 통과했다. 또 베이징, 상하이 등 중국의 모든 1선 도시에서 완전 무인 차량을 운행할 수 있는 라이선스를 취득한 최초의 회사다. 2016년 설립된 포니.ai의 현재 몸값은 약 85억 달러(약 11조 원)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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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저우 도로를 달리고 있는 포니.ai 로보택시. 포니.AI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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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니.ai는 다양한 분야에서 글로벌 기업들과 협력하고 있다. 바이두와의 협력은 이미 증명됐다. 지난 8월엔 L4 자율주행 분야에서 중국도요타자동차투자유한공사(TMCI), GAC도요타(GMTC)와 합작 법인을 설립했다. 무인 배송 분야에서도 중국판 배달의 민족 메이퇀(美團)과 이미 협력해 무인 배송 시장을 전개하고 있다.

💰💸부자 나라 픽, 빈 살만의 도시 ‘네옴’ 달릴까  

사진 포니.AI 공식 홈페이지

사진 포니.AI 공식 홈페이지

최근엔 중동 부자가 콕 집어 포니.ai에 투자를 하기도 했다. 지난 10월 25일 포니.ai는 사우디의 초대형 신도시 건설 프로젝트 네옴(NEOM)의 투자 기관 네옴인베스트먼트펀드(NIF)와의 새로운 합작 투자를 발표했다. 네옴은 사우디의 실권자 무함마드 빈 살만의 꿈이 담긴 도시 개발 프로젝트다. 5000억 달러를 투자해 조성하는 신도시 네옴에선 도로에 전기차만 다니게 된다.

포니.ai는 빈 살만의 도시를 달릴 수 있을까. 이번 합작에서 포니.ai는 중동 전역에 로보택시 탑승을 구현하기 위해 1억 달러를 투자받았으며, 전 세계 자율주행 기술 연구 개발과 운영에 사용할 예정이다. 합작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지면 사우디아라비아에 최첨단 R&D 및 제조 시설을 갖춘 지역 본사를 설립한다.

NIF CEO 마지드 무프티(Majid Mufti)는 “포니.ai에 대한 투자는 지역의 자율 운송 솔루션을 달성하려는 네옴의 야심 찬 계획과 일치한다”며, “이번 투자는 스마트하고 배출가스 없는 자율 다중 모드를 구축하려는 우리 계획의 필수적인 부분”이라고 밝혔다.

아부다비의 ‘야스섬’에선 포니.ai의 자율 주행 도로 테스트를 할 수 있다. 지난 10월 19일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투자청과 전략적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 스마트 자동차 산업(SAVI) 클러스터의 신규 회원이 됐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 7월엔 아랍에미리트 차관 압둘라 알 살레(Abdulla Al Saleh)가 포니.ai의 연구·개발(R&D) 센터를 방문하며 무인 차량을 탑승하기도 했다. 그는 “포니.ai와 함께 자율주행 택시를 탄 것은 잊을 수 없는 경험이었다”며 높은 평가를 했다.

아랍에미리트 경제부 차관 압둘라 알 살레(Abdulla Al Saleh)와 자율주행 업체 '포니.ai'의 CEO 제임스 펭이 완전 무인 차량을 탑승하고 있다. 포니.ai 공식 웨이보

아랍에미리트 경제부 차관 압둘라 알 살레(Abdulla Al Saleh)와 자율주행 업체 '포니.ai'의 CEO 제임스 펭이 완전 무인 차량을 탑승하고 있다. 포니.ai 공식 웨이보

중동 오일 머니의 수혜를 입는 곳은 포니.ai뿐만 아니다. 올해 초부터 중국 스마트 신에너지 자동차 산업 생태계에 중동발 핫머니가 쏟아지고 있다. 중동 국가들이 원유 수출에 의존하는 경제 체질을 개선하기 위해 오일머니를 바탕으로 전기차, 배터리 등 미래 사업에 본격 투자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6월 초 사우디 투자부와 중국 전기차 제조사 휴먼 호라이즌스(Human Horizons, 華人運通)가 56억 달러(약 7조 3천억 원) 규모의 협약을 체결했다. 지난 9월 중국 전기차(EV) 제조업체 니오(Nio·蔚來汽車) 역시 아부다비의 CYVN 홀딩스로부터 총 11억 달러에 달하는 전략적 투자를 받았다고 발표했다. 공개 정보에 따르면 CYVN은 아부다비 정부가 대주주 지분을 보유한 전문 투자 기관으로, 첨단 및 지능형 모빌리티 분야 투자에 중점을 두고 있다.

상하이 일렉트릭을 초기 투자자로 둔 이노베이트 모터스(Enovate Motors)는 사우디아라비아 당국 및 합작 투자 파트너인 수모우(Sumou)와 연간 10만 대 규모의 전기차 공장을 계약하고 있다.

중국 완성차 업체들이 중동 자본의 러브콜을 받는 것은 물론 자동차 산업 체인에 위치한 자율주행 분야도 큰 혜택을 받고 있다. 중국 자율주행 기술 회사인 훙징즈지아(宏景智駕)는 사우디 아람코 펀드의 여러 투자를 받아 누적 1억 위안을 초과했다.

사진 포니.AI 공식 홈페이지

사진 포니.AI 공식 홈페이지

한편 사우디아라비아 정부는 자국의 전기차 기술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해외 기업 인수 및 합작투자 기업 설립과 기술 협력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상황. 또 외국 기업의 현지 진출을 위한 금융 및 세제 혜택도 확대하고 있어 미국의 테슬라, 대만의 폭스콘도 요동치는 사우디 전기차 시장에 가세했다.

우리나라의 현대차, KG모빌리티 등 완성차 기업도 사우디에 속속 진출 중이다. 아라비아 내 조립 공장을 설립하고 전기차 부품 및 폐배터리 재활용 업체도 진출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우디의 전치가 자체 생산 및 공급망 구축을 위한 투자는 지속해서 증가할 예정이다. 콕 점 찍어주기만을 기다릴 게 아니라, 현지 제품 및 부가가치 창출 요건 등을 고려한 투자 진출 전략 수립이 필요할 때다.

김은수 차이나랩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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