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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스몰(XS)’만 찾는 中 핫한 언니들, 도대체 왜?

중앙일보

입력

차이나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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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킴스는 세계 최고의 여성 셀럽이자 사업가인 킴 카다시안(Kim Kardashian)이 설립한 미국 브랜드이다.

스킴스는 세계 최고의 여성 셀럽이자 사업가인 킴 카다시안(Kim Kardashian)이 설립한 미국 브랜드이다.

세계 의류 패션 업계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브랜드가 하나 있다. 미국 브랜드 스킴스(SKIMS)가 그것. 세계 최고의 여성 셀럽이자 사업가인 킴 카다시안(Kim Kardashian)이 만들어 유명해진 제품이다. 2019년에 설립된 스킴스는 타이츠에서 캐주얼 의류로 사업을 확장하며 불과 4년 만에 글로벌 속옷 업계의 “왕언니”가 되었다.

스킴스는 중국에서도 잘 팔린다. 중국의 소셜 플랫폼 샤오훙수(小紅書)에서 무작위로 스킴스를 검색했을 때 공유된 리뷰글만 수만 개가 넘는다. 그런데 스킴스는 중국에서 유독 ‘XXS(가장 작은 사이즈)’이 잘 팔린다.  중국 소비자들은 몸에 꽉 끼는 사이즈를 선호한다는 얘기다.

스킴스는 다양한 여성 인물을 포용하기 위해 최대 12가지 피부색과 XXS에서 4XL 사이즈를 커버하는 제품을 출시했다.

스킴스는 다양한 여성 인물을 포용하기 위해 최대 12가지 피부색과 XXS에서 4XL 사이즈를 커버하는 제품을 출시했다.

대체 얼마나 꽉 끼길래...

스킴스 피쉬테일 원피스는 몸의 곡선을 부각해 아무나 소화하기 힘들다.

스킴스 피쉬테일 원피스는 몸의 곡선을 부각해 아무나 소화하기 힘들다.

스킴스는 유명 인플루언서를 통해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중국 유명 연예인 이멍링(易夢玲)과 조로사(趙露思)는 몸의 곡선을 살린 스킴스 피쉬테일 원피스 입은 사진을 올려 주목을 끌었다. 팔로워들은 열광했고, 피쉬테일은 ‘신(神) 원피스’가 되었다. 잘 입으면 아름다워 보이지만 아무나 소화하기 힘들기 때문에 ‘신(神)’자가 붙은 것이다. 쫀쫀한 재질로 만들어진 이 원피스는 늘리면 두 배까지도 늘어나지만 옷을 입는 게 아니라 옷이 몸에 코팅된 느낌이라고 한다. 조금의 살도 가릴 수가 없다. 심지어 옷이 아니라 천으로 만든 엑스 레이라며 몸의 모든 살을 빛으로 비춰볼 수 있겠다는 댓글도 있었다.

스킴스는 옷이 아니라 천으로 만든 엑스 레이라며 몸의 모든 살을 빛으로 비춰볼 수 있겠다는 댓글도 있었다.

스킴스는 옷이 아니라 천으로 만든 엑스 레이라며 몸의 모든 살을 빛으로 비춰볼 수 있겠다는 댓글도 있었다.

한 달 전 스킴스 옷을 구매한 소비자 장장(张张). 그는 ‘포용, 자신감, 자기 사랑’이라는 스킴스의 브랜드 철학에 끌렸다고 한다. ‘누구든 입어도 좋은 옷’이라는 속성이 맘에 들었다는 얘기다. 그런 장장도 옷을 선택할 때는 ‘꽉 낀’ 사이즈를 골랐다. 심지어 스킴스 원피스를 입기 위해 쉐이프 웨어(shape wear, 보정용 속옷)를 착용한 적도 있다. 가슴과 엉덩이를 좀 더 풍만하게 보이기 위해서다.

스킴스를 모르는 사람이라면 평범한 살 색 내복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신상 제품을 사려면 웃돈을 주고 구매 대행까지 해야 한다. 스킴스의 원피스와 티셔츠는 대부분 단색의 기본 아이템이지만 비싸다. 각각 700위안(약 13만 원), 400위안(약 7만 원)이 넘는다.

스킴스의 원피스와 티셔츠는 대부분 단색의 기본 아이템이다.

스킴스의 원피스와 티셔츠는 대부분 단색의 기본 아이템이다.

중국 언니들이 ‘꽉 낀’ 옷에 열광하는 이유는 뭘까?

“좋은 옷은 자신을 멋지게 할 뿐 아니라 자신을 대신해서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 중국의 핫한 언니들이 스킴스 원피스를 고집하는 이유다. 말하기 쑥스러운 무언가를 옷을 통해 표출할 수 있다는 얘기다.

XXS 사이즈 옷을 예로 들어 보자. 몸에 꼭 맞는 XXS 사이즈 옷은 여러 말 대신 다음과 같은 시그널을 전한다.

1. 나는 당신이 부러워할 만한 몸매를 가졌다.
2. 나는 자제력과 의지가 매우 강하다.
3. 나는 수입이 꽤 높은 사람이다.

스킴스 원피스를 입으면 세 가지 꼬리표가 붙는다. 수입이 꽤 괜찮은 중산층이자, 멋진 몸매를 가진 여성이자, 자제력이 높은 성인이라는 꼬리표다. 이 세 가지를 본인이 직접 말하기는 조금 쑥스럽지만 옷으로는 구현할 수 있다. 그런데 시중에서는 적합한 옷을 찾기가 힘들다. 스타킹은 체형이 잘 드러나지만 야외에서 단독으로 입기는 불편하고 명품은 조금 부담스럽다. 이때 스킴스의 가장 작은 사이즈 옷이 가려운 곳을 딱 긁어준다! 입기만 하면 굳이 말하지 않아도 원하는 것이 표현된다.

유명한 작가 폴 푸셀(Paul Fussell)은 옷이 사회적 피부라고 말했다. 단순히 외모를 가꾸는 것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사회적 관계에서의 마음속 말을 옷을 통해 외친다는 것이다.  

스킴스뿐만 아니다. 다른 브랜드에서도 ‘꽉 낀 옷’ 선호 흐름이 뚜렷하다.

올여름 유니클로는 힙한 옷들을 많이 내놓았다. 길이가 짧고 사이즈가 특히 작은 티셔츠다. 신제품을 출시할 때 늘 신중했던 유니클로에서도 핫 한 언니 옷을 내놓기 시작한 것이다. ‘꽉 낀 옷’ 트렌드가 자리 잡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실제로 유니클로의 2023년 회계 연도 매출에 따르면 중국의 성장률이 40% 이상이며 그중 핫 한 언니 옷이 성장률에 톡톡한 역할을 했다고 한다.

중국 브랜드도 합류하고 있다. 중국의 로컬 속옷 브랜드인 바나나인(蕉内,Bananain)과 네이와이(内外 NEIWAI) 등도 지속해서 쉐이프 웨어 신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건강, 미용, 편안함에 대한 사람들의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꽉 낀 옷’ 열풍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박지후 차이나랩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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