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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서도 유행한 中 ‘지파이’, 요즘 잘 안 보이는 이유

중앙일보

입력

차이나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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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 사진 셔터스톡

치킨. 사진 셔터스톡

중국 사람에게 치킨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브랜드를 물어보면 어떤 답이 나올까? 1·2선 도시(베이징·상하이·광저우·선전 및 성도급 도시) 사람들은 대부분 KFC, 맥도날드, 디코스(Dicos·德克士, 서양식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를 말한다고 한다. 그렇다면 3·4도시(성도 이하 도시) 사람들은 어떤 브랜드를 떠올릴까? 바로 ‘정신지파이(正新鷄排 · ZHENGXIN CHICKEN STEAK)’다.

그런데 이 ‘지파이(鷄排)’라는 단어, 어딘가 익숙하다. 지파이는 향신료를 넣어 만든 닭튀김으로 손바닥을 넘는 크기와 바삭한 식감을 자랑한다. 우리나라에서도 2019년 롯데리아에서 지파이 메뉴를 선보였고, 출시 10일 만에 100만 개를 판매할 정도로 큰 인기를 끈 바 있다.

정신지파이 광고. 사진 정신지파이 홈페이지

정신지파이 광고. 사진 정신지파이 홈페이지

지파이는 중국 현지에서 가장 대중적인 간식이다. 그중에서도 정신지파이는 중국의 ‘국민 브랜드’다. 2012년 처음 등장하여 중국 내륙에서 지파이 대중화를 이끌었다. 중국 전역에 2만 개가 넘는 매장을 보유하고 있으며 연간 70억 위안(약 1조 2865억 원) 이상을 버는 몇 안 되는 요식업 브랜드로도 알려졌다. 지파이 하나당 10~12안 위안(약 1838~2206원)의 저렴한 가격으로 사랑받고 있지만, 브랜드 가치는 100억 위안(약 1조 8376억 원)에 이를 정도다.

2012년 첫 등장 이래 탄탄대로만 달리던 정신지파이.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중국 현지에서 정신지파이의 인기는 눈에 띄게 사그라지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하침시장부터 노린 ‘미쉐빙청(蜜雪冰城)’ 닮은꼴?

미쉐빙청 매장. 사진 소후

미쉐빙청 매장. 사진 소후

정신지파이의 비즈니스 모델은 중국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음료·아이스크림 프랜차이즈 브랜드 ‘미쉐빙청(蜜雪冰城·MIXUE)’의 그것과 닮았다. 대부분의 브랜드가 1·2선 도시에서 영업을 시작하지만, 두 브랜드 모두 하침시장 (下沈市場·중국 3, 4선 도시 및 농촌 지역)을 주요시장으로 삼았다.

정신지파이와 미쉐빙청의 메뉴는 모두 10위안 내외지만, 푸짐한 양으로 뛰어난 가성비를 자랑한다. 3·4선 도시에서는 미쉐빙청에서 밀크티 한 잔을 들고 정신지파이로 발걸음을 옮기는 젊은 소비자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정신지파이와 미쉐빙청은 또 하나의 공통점이 있다. 신생 브랜드 같지만, 모두 ‘90년대생’으로 짧지 않은 역사를 자랑한다는 것이다. 정신지파이의 첫 시작은 무려 199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천촨우(陳傳武) 정신지파이 창립자가 설립한 ‘원저우시바이윈식품유한회사(溫州市白雲食品有限公司)’가 그 전신이다.

처음에는 냉동식품을 만드는 회사로 시작했다. 2012년 대만의 길거리 음식 지파이를 주력 메뉴로 하는 정신지파이를 오픈하면서 대박을 터트렸고, 빠르게 매장 수를 늘렸다.

2017년 7월, 정신지파이는 중국에서 최초로 만개 이상의 매장을 보유한 스낵 브랜드에 등극한다. 현재 매장 수는 2만 5000여 개로, 무려 KFC 중국 내 매장 수의 3배에 달한다. 이제는 3·4선 도시뿐만 아니라 1선도시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명실상부 중국의 ‘국민 프랜차이즈’에 등극했다.

정신지파이 매장. 사진 정신지파이 홈페이지

정신지파이 매장. 사진 정신지파이 홈페이지

정신지파이가 짧은 시간 동안 이토록 빠르게 매장을 늘릴 수 있었던 데에는 두 가지 요소가 있다. 첫째는 저렴한 임대 비용이다. 정신지파이 매장은 따로 식사 공간이 없고, 작은 면적이어서 과도한 임대료나 관리비를 부담할 필요가 없다. 특히 1.5평의 작은 공간에도 매장을 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중국 SNS에서는 몹시 작은 공간에 ‘정신지파이 차려도 되겠다’고 표현하는 밈이 있을 정도다.

두 번째는 저렴한 식재료 비용이다. 일찍이 1999년 천촨우 창립자는 자체 물류 브랜드인 위안구이물류(圓規物流)를 설립했고, 2015년부터 전체 산업체인 모델을 구현하기 시작했다.

바로 이 자체 물류 체인을 구축한 덕분에 정신지파이는 원가를 낮출 수 있었다. 천촨우 창립자는 과거 인터뷰에서 "정신지파이가 ‘매장 확대의 왕’이 될 수 있었던 것은 공장, 물류, 인테리어 등 모든 단계를 뚫었기 때문”이라고 밝힌 바 있다.

승승장구하던 정신지파이, 현재는?

2012년 창립 이래 정신지파이는 무서운 기세로 중국 전역에 매장을 열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매장 확대 속도가 느려지고, 기존 매장 역시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 여기에 메뉴 자체의 경쟁력도 떨어지고 있다.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소비자들이 ‘지파이’라는 간식에 무감각해졌다. 이러한 현상의 원인은 지파이 자체의 특징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우선 중국에서 건강 관리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MZ세대 소비자는 건강 관리 중심 소비를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튀긴 음식은 심혈관 및 뇌혈관 질환의 위험을 높인다. 이에 건강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이 튀긴 음식을 꺼리는 경향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정신지파이의 메뉴. 사진 정신지파이 홈페이지

정신지파이의 메뉴. 사진 정신지파이 홈페이지

메뉴가 다양하지 않은 것도 정신지파이가 정체기에 들어선 이유 중 하나다. 정신지파이의 시그니처 메뉴는 지파이다. 설립부터 2018년까지 메뉴 업그레이드나 신메뉴 출시가 거의 없었다. 소비자들은 항상 같은 메뉴를 반복해서 먹게 되었고, 브랜드 제품에 더는 새로움을 느끼지 못했다.

마지막으로 최근 몇 년간 정신지파이는 위생 문제가 자주 발생했다. 많은 소비자가 지파이를 먹다 이물질을 발견했다. 저렴한 가격의 제품이라고 해도 소비자들은 맛과 위생이 모두 보장되길 바라는 법이다. 위생 이슈가 계속 붉어지면서 브랜드 이미지가 타격을 입은 것도 부진에 한몫했다.

정신지파이가 찾은 돌파구

승승장구하던 정신지파이는 정체기를 겪으면서 브랜드가 직면한 딜레마를 정확히 바라보게 됐다. 천촨우 창립자는 “정신지파이가 뤄쓰펀(螺螄粉·우렁이면, 중국의 대중적인 면 요리), 베이커리 혹은 다른 분야에서 또다시 만 개의 매장을 열 수 있다면, 우리의 이야기는 성공”이라고 이야기한 바 있다.

이에 2018년부터 정신지파이는 브랜드의 전통적인 한계를 탈피하고 표준화하고 프로세스화된 방식으로 다른 분야의 메뉴를 개발하기 위한 ‘삼림 프로젝트(森林計劃)’를 시작했다. 그 결과 정신지파이 뿐만 아니라 음료 전문점 ‘정신서우야오차(正新手搖茶)’, 오리 목 구이를 판매하는 ‘정샤오지카오야보(正燒記烤鴨脖)’ 등 서브 브랜드를 선보이기도 했다.

정신지파이는 여전히 큰 사랑을 받는 브랜드다. 그러나 빠르게 시장 확장을 진행하면서 메뉴, 품질관리, 서비스 등 새로운 문제들이 생겨났다. 스스로 돌파구를 찾아 나가고 있는 정신지파이가 앞으로 어떤 행보를 보일지 궁금하다.

박고운 차이나랩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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